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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a B Jul 19. 2017

EI : 살아보니 유용한 스페인어 표현 (1) 치소사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는 스페인어 시리즈

* 이 모든 스페인어 표현들은 제가 현재 살고 있는 남미 페루 기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 저도 여기서 파견 나와 살면서 스페인어를 서바이벌로 배우는 중이라 본의 아니게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 중입니다. 대인배처럼 너그럽게 이해하는 호연지기를 발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치소사 : Los Diminutivos






스페인어에는 우리말에는 없는 치소사라는 개념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대상을 조그맣고 작게 표현해서 좀 더 친밀하고 귀엽게 말하는 거다. 위의 사진 설명이 모든 것에 정확히 적용되는 건 또 아니라 약간 미묘하긴 하지만 - 보통 뒤에 자음으로 끝나면 남녀 성 구분해서 남성이면 ito, 여성이면 ita. 혹은 cito, cita. 모음이면 illo, illa 이렇게 붙인다.



나는 이런 표현이 있다는 걸 듣기만 했었지 - 실제로 배운적은 Señorita (세뇨리따. 아가씨. 부인이라는 의미의 세뇨라 Señora 을 치소사로 지칭하는 것. 하지만 전 세계 여성들이 다 그렇듯 - 나이가 정말 지긋하신 분들 외에 세뇨라라 부르면 다소 슬퍼하셔서, 웬만하면 세뇨리따라고 불러주는 것이 더 좋다) 이외에는 거의 없었고, 아 그정도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체류한지 1년 가까이 다되어 가는 시점에서 말해보자면, 치소사가 빠지면 생활 스페인어가 상당히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고, 여기 사람들에게 치소사를 쓰지 말라고 한다면 서로 대화가 안될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손짓하지 말고 대화해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나. 그만큼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치소사로 많이 말한다! 


스페인어엔 이와는 반대의 개념인 Aumentativo 도 있긴 하지만 생활 속에서 무진장 많이 쓰이는 Diminutivo 에 비하면 그닥 잘 쓰이진 않는다. 


이제부터는 내가 생활 속에서 들었던 치소사의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1. 가령, 보통 사람의 애칭을 치소사로 붙인다.
- 내 여기 이름은 스페인어로 앙헬라 Angela 인데, 학교 동료 선생님들 절반 이상은 나를 애칭으로 Angelita 앙헬리따 라고 부른다. 
- 내 코티쳐의 이름은 카테리네 Catherine 인데, 모두들 카티시타 Cathycita - 카티는 카테리네의 애칭 - 라고 부른다. 

- 내 꼬아르 학교 학생 중 한 명의 이름이 Piero 삐에로 인데,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은 애칭으로 Pierito 삐에리또 라고 부른다.
- 내 다른 동료 선생님의 이름은 후앙 Juan 인데, 별명이자 애칭은 후앙시또 Juancito 이다.
- Día de mamá 행사 때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나더러 전부 mamacita 마마시따 라고 했다. 
- 코파카바나의 성녀를 일컫는 표현인 virgen de copacabana 에서 비르헨만 바꿔서 Virgencita 비르헨시따 라고 하더라.



2. 동물을 귀엽게 부를 때도 붙인다.
- 스페인어로 개는 perro, 고양이는 gato 라고 하는데, 보통 perrito (뻬ㄹㄹ리로) gatito (가띠또) 라고 한다. 특히 암컷 개를 칭할 때 perra 라고 한다면 영어의 bitch 와 똑같으므로, 이런 경우를 위해 이를 치라기 위해 내 개는 암컷이네요 할 때는 hembra (엠브라, 동물의 암컷) 라는 표현을 쓰거나 perrita (뻬ㄹㄹ리따) 이렇게 말한다. 
- 여기는 애완동물 같이 oveja (오베하) 양을 기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자기 양을 가리켜 ovejita 오베히따 이렇게 부르는 경우가 있었다.
- 내 벨라운데 테리 학교 학생 중 프레디라는 덩치 큰 친구가 있는데, 그 아이 별명이 chancito 찬치또 이다. chancho 는 스페인어로 돼지.....



3. 온갖 것에 다 붙인다.
말 그대로 온갖 사물에 치소사를 다 갖다 붙인다. (.....) 

- 은행 창구를 ventanilla 라고 하는데 창문을 뜻하는 ventana 의 치소사 형태이다.
- 일상생활에서 작다는 표현은 3단계로 진화한다. 
  Chico 치코 (작은 이란 뜻이 있음) / chiquito 치끼또 : 조그만 / chiquitito 치끼띠또 : 쬐끄만 (......) 여성형은 뒤에 a 로만 바꿔주면 된다.
- 질문이 있어요. 라는 표현을 그냥 가볍게 한다면 una consulta 우나 꼰술따 이지만, 레알 현지인 처럼 하고 싶다면 una consultita 우나 꼰술띠따 라고 하면 된다.
- 불쌍한 것. 이라고 표현하고 싶으면 pobrecito 뽀브레시또, 혹은 pobrecita 뽀브레시따 라고 하면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정말 자주 쓰는 표현 중 하나.
- 내가 들었던 표현 중 치소사를 이용한 가장 충격적인 표현은 꼬끼따. 여름에 푸노 깐델라리아 축제에 갔었을 때 심한 고산병으로 인해 (이곳은 해발 3800미터가 넘는 곳이다) 비틀비틀 걷고 있었는데, 옆에 다가온 아저씨 말이 Señorita, prueba una hoja de coquita (세뇨리따, 쁘루에바 우나 오하 데 꼬끼따). 고산병으로 비틀대는 내가 안쓰러우셨던지 고산병에 좋은 꼬까 잎을 하나 씹어보라는 말이었는데. 꼬끼따..... 그렇다. 꼬끼따는 꼬까 잎의 치소사였다. 




보통 여기 사람들은 아무데나 붙여서 치소사를 다 만드는데, 다른 남미들도 다 그렇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페루에서는 일상적으로,그리고 볼리비아나 칠레에서도 정말 자주 들었던 표현들이다. 요즘 스페인어 청취실력 향상을 위해 스페인 공영 방송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 거기 진행자들이나 패널들도 종종 치소사를 섞어서 쓰는 걸 보니 흔한 표현임은 확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스페인어를 좀 더 귀엽게, 그리고 진짜 현지인처럼 말해보고 싶으시다면 치소사 diminutivo 를 한번 사용해보시길. 치소사를 적절히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해서 들어보면 좀 더 치소사가 있는 쪽이 스페인어가 훨씬 자연스럽다. 물론 너무 치소사가 과하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긴 하지만, 여기는 그 치소사를 과하게 쓰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De todos modos, prueba los diminutivos en tus conversaciones para hacerlos más suramericano y suavecito :-D

여튼 그러므로, 좀 더 남미스럽고 또 부드럽게 대화를 만들어보고 싶으시면 치소사를 한 번 사용해보시길! 

이 문장에서도 suavecito 라는 신조어 치소사를 하나 사용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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