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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상보 Oct 05. 2022

디렉터가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디자이너 때문이 아니라 제품화 과정에 관여하는 디렉터의 디렉션 때문이다.  제품화를 위한 첫 단계는 기능적인 결합이다. 소재와 핵심 구조의 구현이 가능한 기본 틀을 잡고 기본적인 설계를 한다. 이때부터 디자인이 필요하다. 디자이너의 첫 스케치는 새로운 제품의 결과물에 대략의 형태를 결정한다. 일반적인 경우, 디자이너가 처음 그린 스케치는 끝까지 유사한 형태를 유지한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첫 스케치가 중요하다. 만약 디렉터가 디자이너의 첫 스케치에 관여한다면 그는 디렉터가 아니라 디자이너다. 디자이너나 디렉터나 처음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무드의 범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처음 아이디어가 최종 형태를 결정한다. 디자이너는 어렴풋한 작품의 구성이 떠오르면 유사한 무드 범위의 참고 자료를 찾아야 한다. 만약 참고 자료를 검토하지 않고 디자인을 시작한다면 디자이너가 지금 기억하고 있는 형태와 감정 범위에서 스케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스케치는 최종 형태를 결정한다.

디렉터의 경우 제품화 과정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디자이너에게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디렉터가 자기도 확신이 없는 디자인을 추상적으로 설명하면 디자이너의 작업에 혼란만 더해준다. 우리나라의 많은 디렉터는 디자이너에게 혼란을 준다.

디자이너가 보고할 수 있는 수준의 디자인을 완성했다면, 이 디자인은 여러 사람의 ‘뭐라도 한마디 하고 싶은 의견’을 거쳐도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 첫 스케치를 했을 때 이미 디자이너의 머리에 디자인의 범위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잡스런 요구를 반영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러나 디렉터의 디렉션으로 디자인이 극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디렉터가 구체적이 디자인 안을 디자이너에게 제안한 경우다. 이런 경우에 대부분 카피가 된다. 디렉터가 어디서 본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면 할수록 카피는 드러난다. 그래서 디렉터는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만 해야 한다.

디렉터도 아니고 디자이너도 아닌 나머지 사람들, 대표와 여타 부서의 사람들은 사용자로서 의견을 말하는 것 이외에 어떤 제안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들은 디자이너도 아니고 디렉터도 아니다. 그냥 대중의 한 명일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디텍터가 자기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구체적인 디렉션을 하는 것과,   디자인에 관련 없는 사람들의 각자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에  의견이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디자인 범위 밖으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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