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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c Kim Jan 05. 2019

#7. 느긋한 삶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

회사원은 9 am -6 pm 이라는 굴레에서 시간과 돈을 바꾸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9am - 6pm의 삶을 살지 못하고 8am-10pm과 같은 삶을 살기에 이들이 가장 바라마지 않는 삶이 바로 '저녁이 있는 삶' 즉, 워라벨이 뛰어나면서 월급으로 저축도 하면서 살 수 있는 삶이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삶을 꿈꿀 수 있는 기업은 매우 제한적이다. 치열해야만 아니 최소한 치열한 척이라도 해야만 살아 갈 수 있는 삶이 회사원의 삶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말출근이라는 것도 일정 직급부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주말에 나가면 항상 보이는 얼굴들과 함께 치열하게 일을 하며 회사에서 매일 거주하게되는 '회사귀신'이 되는 삶. 그것이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경험하게 되는 삶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들중 한명이었던 나 역시 몇년이 지나자 그런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었다. 


그러나 새롭게 합류하게 된 스타트업에서 이런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여행하면서 일하고 누구한테도 구속받지 않는 삶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일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삶의 방식에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나 멋진 삶인가. 인도네시아의 발리, 혹은 세계의 유명 해변가에 여행을 하면서 워라벨이 있는 일을 하는 삶. 유유자적하게 자신이 '여가'와 '일'을 균형있게 맞춰가면서 살 수 있는 직업이 있는 것이다.  독일 어필리에이트 컨퍼런스에서 만난 어필리에이터들이 그런 삶을 추구하고 있었고 슈퍼 어필리에이트라고 불리는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으며 자신이 삶의 방식을 콘텐츠로 만들어 소개하고 있었다. 더 많은 '자유'를 그토록 찾아온 나였기에 이런 삶의 방식을 보고 배우려고 한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새로 합류한 스타트업에서 나의 업무는 이런 사람들의 삶의 방식, 패턴, 살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고 파악하는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나의 업무가 한국시장의 전체 매출을 향상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파레토의 법칙인 80:20 이론은 전체 매출의 80%가 20%의 고객으로 나온다는 이론인데 사실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의 산업에서는 이 이론이 들어 맞지 않는다. 80:20이 아니라 99:1이 이 산업에서는 더 맞는 표현인데 실제로 99%의 매출이 1%의 고객(어필리에이터)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1%에 해당하는 슈퍼어필리에이트들을 더 육성하면서 혹은 기존의 1%들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면서 전반적인 매출을 올리는 것은 회사의 큰 숙제가 되었다.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연히 그들이 어떻게 매출을 올리고 있고 그런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했으며 이 때문에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내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면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내 판단,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은 치열하다.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가장 큰 우리의 오해는 마치 여행을 위해 이곳저곳에 옮겨 다니며 1~2달씩 산다는 것이며 이런 삶을 위해 '우리 삶의 전형적인 삶의 패턴, 한 직장에서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하는 삶'을 버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삶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들을 Yolo에 가까운 삶이라고 판단해 버린다.


그러나 디지털 노마드들은 사실 Yolo도 여행에 미친 사람들도 아니다. 


내가 만난 디지털 노마드들은 사실 Yolo와는 거리가 먼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뉴리치의 삶을 만들기 위해 살아간다. 뉴리치란 '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자 삶에 대한 철학으로 절대적인 '부'를 모으기 위한 희생보다는 상대적인 '부'를 위해 좀 더 현실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인 '부'에는 두가지 중요한 요소가 포함이 된다. 


1) 시간당 소득
2) 나의 시간당 소득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장소 


우리 부모님의 세대들은 노동을 희생과 동일선상에서 판단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즉, 오늘 나를 희생해야 노년에 안락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노동을 해온 것이다. 이 때문에 '9am-6pm의 워라벨이 보장된 삶이 아닌 야근이 많더라도 절대적인 연봉이 높은 회사가 좋은 회사다'라고 생각하게 되셨다. 


그러나 뉴리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뉴리치들에게는 미래를 위한 희생보다 현재를 더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가지고 있는 시간을 돈과 거래하는데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여 현재를 더 의미있게 만드는 삶이 바로 뉴리치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뉴리치들에게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부가 아닌 상대적인 부 즉, 한달 월급이 아니라 시간당 소득이 더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14시간씩 일하며 월 1천만원을 주는 회사보다는 하루에 2시간 일하며 월 200만원을 받는 회사가 더 좋은 회사인 것이다. 이는 하루에 15시간씩 일하는 회사의 시간당 임금은 3.5만원인데 하루에 2시간 일하는 직장은 시간당 임금이 5만원으로 40%이상 더 높기 때문이다. 


부부가 월 200만원씩 각자 번다면 한 가정의 소득은 400만원이 되고 이는 한 가정이 살아가는데 나쁘지 않은 소득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충분하지는 않다. 뉴리치는 소득의 효율을 높이고 하는 사람들이며 Yolo와는 달리 미래의 안정성도 고민하기 때문에 현재의 안락함을 위해 미래를 포기하는 일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소'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국내에서 월 400만원이라는 소득은 미래까지 보장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지만 해외, 동남아시아나 기타 한국보다 소득이 낮은 국가에서 월 400만원은 미래가 보장되는 삶이 될 수 있다. 말레이시아나 치앙마이, 마닐라 등이 그런 장소가 될 수 있는데 두명의 생활비를 고려해도 남은 돈으로 저축을 하면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물가가 저렴하면서 현재의 삶의 질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지역, 즉 치앙마이나 발리같은 곳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문에 발리나 치앙마이에서 코워킹 스페이스가 많이 탄생하게 된 것이기도 하다.  

발리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국내에서야 프리랜서로 월 2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하지만 해외에서도 이것이 가능할까?


치앙마이나 발리같은 곳이 물가가 싼 이유에는 인건비가 싼 이유가 큰데 여기서 프리랜서로서 일하면 당연히 국내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장소에 민감한 오프라인 프리랜서 업무로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거의 모든 노마드들이 뉴리치의 삶을 위해 디지털 프리랜싱 업무를 하게 되며 이 때문에 노마드라는 단어 앞에 디지털이 붙게 되는 것이다. 즉, 해외 어디있든지 국내 혹은 선진국에 위치한 업체로부터 업무를 받아서 일을 하고 국내에서 받던 임금 혹은 그 이상으로 돈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는 뉴리치를 지향한다. 그리고 이 지향점은 디지털 노마드가 프리랜싱에만 만족하지 못하게 만든다. 시작은 프리랜싱, 즉 하루 2~3시간 월 400만원의 삶에 만족하지만 하다 보면 시간당 소득을 높이는 방법, 소득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방법을 더 찾게 되는데 이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디지털 노마드들은 'Passive Income' 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데 집중하게 된다. 


슈퍼 어필리에이트이자 유명 블로거인 Pat Flynn은 Passive Income에 대해 


Passive income is online businesses that take advantage of systems of automation that allow transactions, cash flow, and growth to happen without requiring a real-time presence.

라고 정의 했는데 이는 돈과 시간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높은 가치를 만족시켜 내가 시간을 투자 않는 순간에도 내가 이미 만든 '가치'를 고객들이 구매하여 수입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 개념은 뉴리치의 관점에서 보면 최고의 상황이자 지향점이 된다. 시간의 효용성을 최대로 높이고 현재와 미래의 삶을 보다 많은 여유와 함께 윤택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뉴리치들에게 자신이 일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수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시간의 효용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최고의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깨닫게 된 디지털 노마드들은 더이상 시간과 수입을 거래할려고 하는 시스템을 거부하게 된다. 이후부터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조하여 '수입'을 창출할려고 하는 Passive income 시스템을 구축할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위해서는 워드프레스 블로그와 같은 독자적인 플랫폼 혹은 유튜브와 같은 SNS 플랫폼이 필요하게 되며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콘텐츠에 집중하게 된다. 


당연히 초보자에게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 SNS 광고를 해보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주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역시 매우 버거운 일이 된다. 많은 유명 블로거와 어필리에이트들이 Passive income 시스템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 평균 3~5년이라고 언급하는데 최소한 이 기간만큼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아야 뉴리치의 목표인 Passive income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이자 <포브스> 기자인 카비 굽타(Kavi Guppta)는 2년간 디지털 노마드로 보내면서 '직장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If you can change the workplace, you can change the world)'는 스위스 비즈니스 이론가 알렉 오스왈드(Alex Osterwalder)의 말과 함께 "가족을 돌보고 안정적으로 살라고 교육받는 아시아 문화권 젊은이들에게는 주변의 시선 등으로 인해 힘들 수도 있겠지만, 디지털 노마드라는 삶의 방식과 철학에 자신을 몰아넣어 보는 희열을 느껴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 노마드는 단순히 철없는 젊은이들이 순간을 즐기기 위한 삶의 방식이 아닌 이 시대가 새롭게 제시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의 한 방식이며 우리에게 전에 없는 즐거움과 희열을 주는 직업이기도 하다. 여전히 누군가는 직장의 '소속감'을 필요로 할 수 있고 누군가는 대기업에서 '성공'을 꿈꿀 수 있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도 누군가는 충분히 행복해지고 부유해 질 수 있는 삶을 제시해주는 것이 디지털 노마드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위해서, 내일의 느긋함을 위해서 오늘 더없이 치열하게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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