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어느덧 2년차에 신입 세명이 들어왔다. 난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내가 입사한 시점에 내 사수는 2년차 대리였고 2년차 대리가 되기까지 무려 6년정도의 막내생활을 했다고 들었는데 난 입사 2년차에 신입이 3명이나 들어와서 막내를 탈피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수가 갑작스럽게 타 팀으로 전출신청을 하면서 갑자기 사수가 맡던 모든 업무까지 커버를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업무상 더 큰 자유도가 생기게 되었다. 물론 업무에 대한 부담 및 책임은 전보다 더 커졌지만 맡은 업무 처리에 대해 나름의'자존심'으로 일을 괜찮게 처리하였고 이로 인해 팀에서 신뢰도 얻게 되었다. 또한 팀에 신입이 들어오면서 그동안 막내로서 해야 했었던 일들과 기타 서류작업같은 업무들을 신입에게 줄 수 있었고 이런 여러 이유들로 업무에 대한 자유도가 전보다 늘어나 만족도는 더 커져갔다.
그동안 계속 생각해왔던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현실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이 심했고 시간이 생길때 마다 조금씩 고민을 했는데 늘어난 자유도와 외근으로 생긴 짜투리시간 혹은 이동시간에 미래에 대해 더 깊이 고민을 할 수 있었다. 당시의 고민은 크게 세가지 였는데
1. 회사에서 계속 근무를 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전제는 과연 '회사의 어떤 직무가 나를 동기부여시키고 행복하게 할까'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아쉽게도 현재 회사에서는 나에게 큰 동기부여 요인이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업무를 계속하는 경우, 해외영업을 한다면, 마케팅, 기획 등등 여러 팀들이 리스트에 오르고 직면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가상목표를 설정하여 그 상황에서의 나를 고민했지만 별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현재 회사에서는 그냥 현실에 순응하고 회사 시스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만이 최선인 것처럼 보였다.
2. 이직?
동종업계에서 더 큰 기업으로의 이직과 더 좋은 복지 그리고 조금 더 나은 연봉이 나를 크게 만족시켜줄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솔직히 현재 회사를 상당히 좋아하고 있고 사람도 좋고 업무도 만족스러운 편이었기에 이직은 고민해 볼 가치가 없었다.
그럼 다른 업계는? 예를 들면 IT, BT, 등? 그런 업계에서 굳이 나를 받아 줄 이유를 찾지 못하겠으며 솔직히 그 업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너무 없고 업무의 이질성도 고민이었다. 무엇보다
이종업계의 어떤 업무가 나에게 맞을지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고 간접적으로 배우고 도전 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컸기에 선뜻 선택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이 들었다.
3. 유학
고민해 볼 가치가 있었다. 일단 모르는게 너무 많았고 해외에서의 삶, 치열한 경쟁, 언어, 경험 등 유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판단이 들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하는 업무보다 해외에서 하는 업무가 특히 영업직군에서는 더 큰 자유도와 만족도를 줄거라는 판단이 들었고 이를 위해서 내가 일하기를 원하는 지역의 언어 습득과 문화와 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중요한 요소가 될 거라는 생각에 '유학'이라는 옵션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꽤 긴 고민끝에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게 되었다. 일단 '유학'을 가서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필요한 언어를 습득한다 그리고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여 성장에 필요한 지식을 쌓고 원하는 '업무'에 지원하여 현지 해외 기업에 입사 하는 것.
문제는 2여년간의 '비용+기회비용' 그리고 '실패 했을 경우' 인데 일단 퇴직금으로 초기 비용을 대처하고 나머지 생활비와 기타 비용은 대출 등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실패했을 경우에는? Plan B에 대한 고민을 해봤지만 내일 일도 모르는데 2년뒤의 일을 어찌 계획할까? 계획은 뒤로 미루고 일단 도전해보자.
"I believe that one of life's greatest risks is never daring to risk."
조금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는게 가장 위험한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