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쌓기 S2D19

by Sangchun Kim

1. 알람 울리면 10초 안에 일어나 씻으러 간다. = 성공


아침 늦게 일어나 밥을 먹고 고양이랑 뒹굴거리다가 함께 낮잠을 잤다.


2. 삼시세끼 먹고, 아침저녁 구석구석 씻고, 사이사이 간식과 영양제를 챙겨먹는다. = 성공


잘 먹고, 잘 씻고, 잘 챙겨먹었다. 생각해보니 영양제는 안 먹은 것 같아서 이 문장 쓰기 전에 목에 넘기고 왔다.


3. 주 2회 이상, 1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한다. = 성공


저녁에 동네를 설렁설렁 돌았다. 밖에서 맥주 마시고 돌아와, 집에서 다시 밥 한끼를 더 먹고 퍼진 상태여서 겁나 하기 싫었다. 그냥 엄마 10만원 보내드릴까를 한참 고민하다 겨우 나갔다.


4. 주말 이틀엔 무조건 밖에 나간다. 지금까지 안 해본 일을 해보거나 사람을 만난다. 아니면 카페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 성공


책 모임에 다녀왔다.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우리 동네에도 이렇게 괜찮은 책 모임이 있었다니. 전에 강남에서 했던 모임은 너무 책부심들이 심해서 좀 부담스러웠다. 여기가 좀더 편하다.


모임 후 뒷풀이로 양꼬치와 찡따오를 먹었다. 이차로 맥주를 더 마셨다.


5. 눈치보지 않는다. 그 어떤 경우에든. = 성공


노력했다. 오늘은 성공이라 확실히 말할 수 있다.


6. 말을 줄인다. 생각을 늘린다. = 성공


노력했다. 나름 선방했으나 역시 부족했다.


7. 담배는 다시 끊는다. 술은 맥주 2캔/소주 1병/와인&칵테일 2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 성공


모임 후 양꼬치에 찡따오 한 잔 마셨다. 얘기가 잘 통하고 사람들이 재밌어서 고민하다 2차 가서 맥주를 좀더 마셨다. 기네스+호가든이 섞인 맥주를 한 잔 더 마셨다. 담배는 피우지 않았다.


8. 그간 즐겨온 컨텐츠 중에서 더이상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은 이제 중단한다. = 성공


쉽다 쉬워.


9. 지하철에선 책을 읽는다. = 성공


지하철을 타진 않았지만, 책모임 준비하며 고른 책을 좀 읽었다.


10. 일기를 쓴다.


책 모임에 내가 가지고 간 책은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이다. 박수용이라는 자연다큐멘터리 PD가 호랑이를 쫓아 카메라에 담은 내용을 책으로 풀어낸 것이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워낙에 영특하고 잔인해서 좀체 촬영이 어렵다. 박수용 피디 이전엔 시베리아 호랑이를 촬영한 푸티지가 전 세계에 1시간이 안 됐다. 근데 박수용 피디는 혼자 1천시간을 찍어왔다. 그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책 소개를 듣고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였다. 나도 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역시 좋은 책이다. 언젠가 길고 꼼꼼하게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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