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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chun Kim Jun 07. 2017

문득, 두근두근

문득, 두근두근.


내가 아는 마법의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뒤에 무슨 말이 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신기한 능력이 있다.


문득이라고 쓰고 아무 말이나 붙여보면, 놀랍게도 정말로 문득 그런 일이 생긴 것처럼 자연스럽다. 문득 뒤 반자 여백이 만드는 아주 짧은 기다림이 문장에 경쾌한 템포를 불어넣고, 다음에 올 문장을 기대하게 한다.


문득, 겨울이 가고있음을 알았다. 문득 배가 고팠다. 문득 14년 전 그날의 일이 신경 쓰였다. 문득 그 여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문득 오미자차가 마시고 싶었다.


두근두근도 신기한 단어다. 두근두근 뒤엔 무슨 말을 붙여도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엉뚱한 말들을 잔뜩 떠올려봐도 두근두근의 로맨틱함에 전염되지 않는 단어가 없다.


두근두근 장티푸스. 두근두근 종합소득세신고. 두근두근 얼굴패권주의. 두근두근 빌리 카터. 두근두근 청송교도소. 두근두근 창조경제. 두근두근 4드론. 두근두근 중력방정식. 두근두근 무단결근. 두근두근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두근두근 양자역학. 두근두근 김혜수 동생. 두근두근 칫솔치약. 두근두근 고소장. 두근두근 부장님개그.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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