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쉽다. 유리잔에 얼음, 잭다니엘 그리고 콜라면 누구나 잭콕을 만들 수 있다. 만약 레몬이 조금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잔에 얼음부터 채운다. 얼음에 잭 다니엘을 2온스 붓는다. 순서가 중요하다. 증류수가 콜라보다 가볍기 때문에 콜라 먼저 넣으면 굉장히 사이 안 좋은 잭과 콕이 된다. 얼음이 위스키를 만나 찰랑일 때 그대로 잠깐 향을 맡아보면 괜히 기분이 좀 좋아진다.
콜라는 취향껏 넣기로 한다. 스탠다드는 8온스지만 추천 비율은 1:3이다. 1:4까지는 음료, 1:3부터 술이라는 느낌이다. 레몬은 없어도 아쉬울 것 없지만 있으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거면 됐다. 그대로 잘 저어준다. 잔 속 얼음이 짤랑짤랑 소리 내며 네 바퀴 돌고나면 수채화 물감 같이 예쁜 갈색이 유리잔 안에서 편안하다.
역시, 잭콕이다. 늘 좋다. 잭콕의 맛은 그야말로 완벽하다. 잭콕은 너무 진지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다. 위스키 베이스지만 부담스러울 만큼 무겁지 않고 농담도 제법 할 줄 아는 맛이다. 콜라로 시작해도 위스키가 끝을 잡아주기 때문에 경박하지 않고 의외로 속 깊은 면이 있다.
그래서 모두들 잭콕을 좋아한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두루 좋아한다. 잭콕을 들고 있는 풍경은 호텔바에도 어울리고 시끌벅적한 펍에도 어울린다. 재즈가 있는 공간에도, 락을 들으며 머리통을 흔드는 공간에도 어울린다. 잭 블랙이 마셔도 보기 좋고 조지 클루니가 마셔도 근사하다.
비율, 잭콕의 부담없음은 저 비율 때문이다. 콜라가 세 배 많아서 일단 재밌다. 인상 좋고 유쾌해보여서 말을 걸게 된다. 근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냥 재미만 있지 않고 그 아래 진중함이 있다. 근본이랄까, 그런 것이 있다.
거기에 쉽다. 잔에 얼음을 넣고 잭과 콜라를 섞어 마신다는 그 본질이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잭콕은 무리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는 부담없이 잭콕을 즐길 수 있다.
나도 언젠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잭콕 같은 사람이 되면 멋있겠다. 쉽게 부담을 느끼지도, 곁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무리하지 않고 늘 편안하게, 많이 보여주려다 흑역사를 만드는 일도 없이. 1:3의 비율로.
잔을 들어 가만히 입술에 적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