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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철 Aug 28. 2017

개인 연금 가입을 고민하는 직장인이라면

영화 <인 타임>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 도시는 유전자 공학이 발달해 수명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심지어는 돈 대신 수명을 사고팔기도 하는 곳입니다. 수명을 마음대로 늘리고 줄인다는 사실이 다소 무섭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마 먼 미래에는 현실에서도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암도 정복이 되고, 노화도 방지하는 의학 기술이 등장하게 되겠죠.


우리나라도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로 평균 수명이 100세를 바라본 지도 오래입니다. 지금의 2030 세대 청년들이 노인이 될 시기에는 기대수명이 130세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2030 세대 청년들은 지금부터 앞으로 100년은 더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과거에는 '장수(長壽)'하는 것을 무조건 미덕이라고 여겼지만, 요즘 사회 분위기를 보면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은퇴 연령은 앞당겨졌고 경제도 저성장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젊은 나이일지라도 은퇴 설계를 미리 해두지 않으면 노후가 걱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적으로 노후를 준비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은 '건강'과 '돈'입니다.

30년 넘게 일을 하고 은퇴를 했는데 아픈 곳이 있다면 편히 쉬기 힘들고 병원비도 걱정해야 합니다. 또 고정 수입이 없으니 최소한의 생활비를 미리 마련해 두어야겠죠. 정년퇴직 평균 연령이 50대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은퇴 후에도 50년 이상을 더 산다는 이야기인데, 고정적인 수입이 없으니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노후 대비를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몇 살까지 일을 할 것인가?', '얼마를 모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흔히들 노후 대비책으로 '연금'을 많이 떠올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연금 유형에는 국민연금이 있죠. 직장에 다니는 분들은 퇴직연금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추가로 개인연금에 가입합니다. 왜 사람들은 국가나 직장에서 연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추가로 개인연금에 가입할까요?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여유 있는' 노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기금의 고갈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고 예상 수령액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연금 가입 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을 네 가지로 압축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꼭 가입을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해보자


가장 원초적인 고민일 수도 있지만, 모든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전 심사숙고 단계는 필수입니다. 개인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퇴 후 사망할 때까지 지금과 비슷한 소득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개인연금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일정한 수입이 계속 발생한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분들이라면, 은퇴 시기가 정해져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는 분들은 재직 중인 회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이 몇 살인지를 떠올려 보십시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50대 중반을 넘은 분은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저도 한의사나 정치인과 같은 직업을 제외하고는 60, 70대를 넘어서 꾸준히 일정한 소득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이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간혹 노후 대비 차원으로 젊은 시절 모아둔 목돈이나 보유 자산을 나누어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산 관리는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재테크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야 하고, 냉정한 판단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부동산을 가진 분들 중에서는 부동산을 연금 대신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쉽게 생각하면 월세를 받는 방식이 있겠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미래에는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때문에 노후를 위한 자금을 모을 계획이 있다면, 전문가의 재정설계를 받아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둘, 몇 개를 가입해야 하는가


개인연금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면 몇 개를 가입할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1개를 가입하실 텐데요, 그 이상 여유가 된다면 추가적인 가입을 고려해보세요. 왜냐하면 연금 상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각각의 옵션을 입맛대로 설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새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기존 상품에서 추가납입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은 사업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기존에 가입한 연금의 성격과는 다른 보험이 필요하다면 꼭 사업비 관점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가령 30살에 30만 원짜리 연금 보험에 가입을 했는데, 3년 후에 30만 원의 가입 능력이 더 생겼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그 상품만을 놓고 봤을 때 당연히 30만 원을 추가 납입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기존 상품이 변액인데 수익률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면, 공시이율형으로 하나 더 가입할 수 있는 것이죠.


혹은 수령 방식에 따라 추가 가입을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55세부터 수령하는 10년 확정형, 60세부터 종신 정액형으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연금을 수령하길 원한다면, 이에 따라 상품을 2~3가지로 나눠서 가입해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개인연금에는 납입 기간, 세제혜택, 투자성향, 수령 방식 등에 따라 많은 종류의 보험 상품이 있기 때문에, 추가 납입과 추가 가입 중 본인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여러 개의 상품을 한 번에 가입하는 경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이미 가입한 보험도 주기적으로 계속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개인연금 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적은 금액의 연금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합리적이죠. 그런데 월급이 오른 30~40대가 되면 조금 더 큰 금액의 연금 보험이 필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연령 또는 상황이 변하면 필요한 연금 보험 상품도 달라지므로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셋, 얼마나 납입해야 하는가


개인연금 가입은 30대에 처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20대부터 시작하면 더 좋지만, 20대에는 결혼이나 주택 자금을 모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연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럼 얼마 정도를 납입해야 적절할까요? 본인의 경제 상황에 따라 납입보험료의 규모, 시기, 수령 방식 등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개인 연금 납입보험료는 총 저축금액의 20% 정도가 적절합니다. 물론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30~40%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높여도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왜 저축 금액의 20% 이상이 연금 보험 납입보험료로 적절한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노후에는 금융 자산과 부동산 자산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좋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그 비율이 6:4, 5:5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2:8, 1:9 정도로 부동산 자산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과거에는 부동산 자산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경제 발전이 눈에 띄게 이뤄지던 시절이었기에 자산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현금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니, 다들 부동산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경제성장 3%를 넘지 못하는 정체기에 들어섰습니다. 때문에 이전처럼 자산 가치가 상승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때문에 선진국 수준에 맞춰 금융 자산의 비중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즉, 앞으로는 저축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축액이 늘어나면 단기, 중기 저축은 부동산과 같은 자산 매입에 사용되고 장기 저축은 금융 자산으로 남게 됩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1~10년 단위의 단기, 중기 저축은 집을 사거나 전세금을 내는데 쓰게 되겠죠. 그러고 나면, 장기 저축만 금융 자산으로 남게 되고, 이는 연금보험과 같은 금융 상품으로 지속적인 자산 관리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결국 장기 저축액이 개인 연금 납입보험료가 되는 겁니다.


넷, 어떤 연금을 선택해야 하는가


연금보험의 종류는 금융사별로, 또 상품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현재 및 미래의 재무상태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모든 옵션을 설명드릴 수 없으니,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연금보험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다시 또 각각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분류 기준은 투자 방식입니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따라 ‘공시이율형 연금보험’과 ‘변액 연금보험’으로 나뉩니다.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은 은행처럼 보험사의 자산 운용 수익률과 시장 금리를 반영한 이자를 주는 상품입니다. 변액 연금보험은 고객의 보험료를 고객의 선택에 따라 주식, 채권 등으로 구성된 펀드에 투자한 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에 따라 연금을 주는 상품이죠.


자세히 비교해보자면,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은 월 단위로 공시이율이 조정되며 최저 보증 금리가 설정되어 있어 변액 연금보험보다 안정성이 높습니다. 반면 변액연금보험은 고객이 선택한 펀드의 투자 수익률에 따라 받게 되는 연금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투자 수익률이 낮을 경우에는 연금 수령액이 적습니다. 반대로 투자 수익률이 높으면 연금을 더 많이 받게 되겠죠. 다행히 변액연금 상품 중에는 투자 수익률에 상관없이 연금 지급이 개시되는 시점에 고객이 낸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최저연금적립금 보장상품)이 있습니다.


어떤 보험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두 번째 분류 기준은 세제 혜택입니다. 어떤 세제 혜택을 받을 것인지에 따라 ‘비과세 연금보험’과 ‘세액공제 연금저축’으로 나뉘게 되죠. 비과세 연금보험은 5년 이상, 월 150만 원 이내로 납부하고 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 소득세도 과세되지 않죠. 반면 세액공제 연금저축은 연간 300~400만 원 한도 내에서 13.2%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 납입해야 하고, 55세 이후부터 10년 이상 연금을 수령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보통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직장인들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보험을 선호하곤 합니다. 하지만 같은 직장인이라도 어린 나이에 가입을 하는 경우라면 거치 기간이 길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입 전 한 가지 더 유념해야 할 사항을 말씀드리자면 금융사 선택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보험 상품들에 비해 연금 상품은 최소 15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탄탄한 회사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이 외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이 칼럼에서 소개해드린 내용만 숙지하고 계셔도 개괄적으로 개인 연금에 대해서는 파악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각 금융사의 연금 상품들의 세제 혜택은 어떻게 되는지, 납입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특히 연금보험에 처음 가입하려고 하는 분들에게는 전문가의 도움이 더욱 필요하죠. 다른 금융 상품도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생 계획이나 상황에 맞는 연금보험을 찾는 것이니 충분히 고민해 보시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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