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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Nov 08. 2021

사기(史記)로 배우는 고사성어-항장무검(項莊劍舞) ⑥

항장무검(項莊劍舞) 고사

: 사마천 사기 '항우본기'


▲한자풀이: 목덜미 항(項), 씩씩할 장(庄), 춤출 무(舞), 칼 검(劍)

▲중국어병음: xiang4 zhuang1 wu3 jian4

▲고사성어 의미: '항장이 검무를 춘다'라는 뜻으로 연회에 초대받은 유방을 죽이려고 했던 고사로  '언행과 속셈이 다름'을 비유한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사마천이 쓴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기원전 208년 항우와 유방은 진秦나라 도읍인 함양에 먼저 입성하는 자가 관중의 왕이되기로 약속을 합니다. 유방이 빨랐습니다. 유방은 진나라의 수도 함양을 먼저 공격하여 함락시켰고, 항우는 하남 지방을 공략하고 있을 때 유방의 함양 점령 소식을 듣고 군을 돌립니다. 하지만 항우가 함양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함곡관을 치게 하고 유방과 대치했습니다. 항우는 신풍의 홍문鴻門(섬서성)에 40만 명의 병력으로 주둔해 있었고, 유방은 10만의 병력으로 패상에 주둔해 있었습니다. 항우의 책사인 범증은 유방을 서둘러 칠 것을 종용했습니다. 진나라 함양에 진입하고도 진나라 왕을 신하로 삼고 살인을 하지 않고 보물에 손대지 않는 등 유방은 함양 민중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항우의 책사 범증은 유방에게 천자의 기세가 있다며 지금 이 기회에 죽이지 않으면 큰 화가 될 것이라고 항우를 설득합니다. 그래서 홍문으로 초대하여 죽일 계획을 세웁니다. 바로 홍문지회(鴻門之會)입니다. 항우의 큰아버지는 항백項伯입니다. 항백은 유방의 책사 장량張良과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과거 진나라 때 항백이 사람을 죽여 위험할 때 장량이 목숨을 살려준 인연이 있었습니다. 항백은 말을 달려 유방 진영 장량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유방을 따라 죽지 말고 도망가라고 얘기하지만 그럴 수 없다며 유방에게 이 사실을 고합니다. 유방은 항백을 형님으로 모시기로 하며 의견을 묻자 항백은 내일 아침 바로 항우를 찾아가 사죄할 것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 것이다라고 얘기합니다


유방은 장량과 장수 번쾌와 기병 100여 명만 이끌고 항우 본영으로 들어가 무릎 꿇고 항우에게 사죄합니다. 유방은 다른 뜻이 없었으며 함양에 먼저 들어와 항우를 기다렸다고 설명하며 이를 다르게 얘기하는 것은 음모라고 얘기하며 몸을 굽힙니다. 항우는 바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면 그렇지 하하!" 항우는 유방과 즐겁게 술을 마시며 유방을 죽이려던 계획은 마음에서 접어 버립니다. 몸을 굽힌 자를 죽이면 세상 사람들이 항우에게 손가락질할 것을 두려워한 것입니다. 항우의 책사 범증은 항우의 동생인 항장項莊에게 칼춤을 추다가 때를 봐서 유방을 죽이라고 지시합니다. 항장이 칼춤을 무섭게 추며 다가오자 이를 눈치챈 항우의 큰아버지 항백이 함께 칼춤을 추며 유방 앞에서 항장을 방어합니다. 장량이 막사 밖에서 대기하던 장수번쾌를 부르자 칼을 휘두르며 들어오는 번쾌는 병사들과 맞붙습니다. 번쾌가 항우게게 얘기합니다. 목숨을 걸고 진나라 수도 함양을 점령했는데 여기서 암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이죠. 항우는 유방을 죽일 뜻이 없으며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번쾌의 용맹함을 칭찬하며 술과 돼지고기를 내려줍니다.


항우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유방은 기병 100명을 그대로 둔 채 장량, 번쾌와 군영으로 도망갑니다. 다음날 아침 도착할 무렵 장량을 항우에게 보내 옥을 보물로 바치며 사과를 하게끔 합니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바로 항장무검(項莊劍舞)입니다. 항장이 칼춤을 춘다라는 이 말은 숨은 다른 속셈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한국과 중국의 사드 문제가 한창일 때 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이 고사를 인용했었습니다. 왕이는 항장무검 의재패공項莊舞劍, 意在沛公이라고 인터뷰합니다. 항장이 칼춤을 춘 이유는 패공(유방,중국)을 죽이기 위함이다. 즉, 미국이 한국의 사드를 이용하여 칼춤을 추게 하는데 그 뜻이 중국에 있다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항장무검에 대한 고사성어를 이해하고 당시 역사에 대한 예리한 안목이 있어야 현대 정치외교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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