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웅, 김명우 선생뿐만 아니라 김종원, 이효인, 이진숙, 이수정, 심혜경 선생님 등 많은 분들이 나의 다급한 부탁에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역시나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천안 생활을 통해 배우고 있다. 여러 선생님들께 고마울 따름이다.
우선 김명우 선생은 강좌가 있는 금요일마다 책방 노마만리로 출근하기로 했다. 강좌가 잡혀 있는 날은 대중교통을 통해 천안에 오는 강사 선생님들의 픽업을 비롯해 간식 준비 등 내가 직접 챙겨야 할 일들이 많아 부득이 책방을 자주 비울 수밖에 없다. 이때 책방을 지켜줄 사람이 필요한데, 김 선생이 그 일을 해 줄 수 있다고 했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처럼 든든했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김 선생이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천안아산역에 도착하면 내가 픽업해 노마만리로 가기로 했다.
노마만리 2층에서 김명우 선생과 기념촬영
남기웅 선생과 천안에 살고 있는 심혜경 선생은 15주의 강의 중 하나를 맡아해 주기로 했다. 이들은 또한 영상 촬영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조언과 위급 상황이 닥쳤을 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혹시라도 내가 강좌를 챙기지 못하는 일이 생겨도 이 두 사람에게 부탁하면 강좌는 계속될 것이다.
천안문화도시 측과 협약 후 본격적으로 구상하던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먼저 염두에 두고 있던 선생님들께 전화를 드려 첫 번째 강좌 “한국 독립영화의 오늘과 내일” 5주 차 강의를 짰다. 이효인, 문관규, 이진숙, 이수정 선생님 등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선생님들께서 기다렸다는 듯이 강좌를 맡아 주셨다.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린다.
첫 번째 강좌, “한국 독립영화의 오늘과 내일”의 프로그램을 구성 후 김명우 선생에게 부탁해 강좌를 홍보할 포스터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김 선생은 일러스트나 포토샵은 사용해 보지 않았으나 PPT 프로그램으로 홍보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음 날 김 선생이 만들어 보낸 포스터는 깔끔하고 가독성이 좋아 내 마음에 꼭 들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다. 노마만리와 마찬가지로 공간 스위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천안의 대표적인 독립서점 분홍코책방도 10명 안쪽의 인원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내가 책방을 낼 때 참고했던 분홍코책방 또한 단출한 인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전혀 모르는 사람 10명을 한자리에 앉혀 강의를 듣게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독서클럽 조직과 강좌에 참여할 대상자를 물색했다. 책방을 찾는 사람들 중 책방 노마만리의 공간과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진 손님들에게 넌지시 조만간 독서모임도 가질 것이며 강좌를 열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이중 참여 의사가 있는 분들의 경우 따로 연락처를 받았다.
모임에 관심 있는 손님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졌다. 직장인과 학생들의 경우는 평일 오후 시간이 가능했고,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주부들의 경우는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가 있는 오전 시간이 가능했다. 그래서 우선 강좌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과 직장인들에 집중해 인원을 모았다. 향후 화요일 오전 시간에 한국 단편소설을 읽는 독서모임을 만들 예정이기에 오전 독서모임에 관심 있는 이들의 연락처 또한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