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언 Sep 07. 2023

"역사가의 길" 전시를 마치고

책방 노마만리 이야기 25.

지난 7월 4일부터 8월 27일까지 진행된 박환 선생님의 저작 전시 “역사가의 길”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박환 선생님의 직계 가족분들을 비롯해 형제, 조카들, 정통 역사학자, 소위 유사 역사학을 하시는 분까지 각계 각층의 손님들이 전시를 보러 천안까지 오셨다. 먼 길 오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


전시를 마치고 박환 선생님과 기념촬영

9월 1일 노마만리에 오신 박환 선생님은 개인적인 전시물을 가져가셨고 선생님의 저서 50여 권과 『한국민족운동사연구』 58권, 조부 박장현 선생님의 저작인 『중산전서』와 『이전』, 부친 박영석 선생님의 『만보산사건연구』 등 총 100여 권의 책과 논문 별쇄본 등 각종 자료들을 노마만리에 기증하였다. 선생님의 책은 노마만리 3층 김종원영화도서관 안에 “청헌문고”라는 이름으로 책장 하나에 모아 둘 생각이다.


노마만리 김종원영화도서관의 청헌문고


박환 선생님의 저작 전시 기간 동안 내가 알지 못하던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다.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신 이재정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일행을 비롯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일행, 광복회장 이종찬 선생의 아드님인 이철우 교수님 내외, 최재형 기념사업회 안병학 선생, 한국철도공사 이사회 의장 안병민 선생, 드라마작가 박진숙 선생님 부부와 경북 청도에서 오신 한지공예 장인 영담 스님 일행, 『월간 순국』의 장세윤 선생, 수원화성박물관의 한동민 관장 부부 그 밖에 이길상, 김창현, 왕현종, 한도현, 성주현, 노관범 선생님과 페북 친구이기도 한 최영준, 김남훈, 김용진 선생 등등. 그 외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여러 독립운동가 후손 분들과 박환 선생님의 동네 친구분들, 제자들, 라디오를 듣고 부산, 안산, 예산 등지에서 달려오신 청취자들도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의 저작 전시를 축하해 주러 오신 분들을 뵈면서 새삼 박환 선생님의 넉넉한 인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마만리를 찾은 많은 손님들


이번 전시 기간 동안 노마만리는 매스컴에 여러 번 소개되는 행운도 얻었다. 지방에서 하는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일간지인 중앙일보에서 크게 다뤄주었다.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부인 유해 봉환이 있었고 이를 기념하여 K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 박환 선생님의 인터뷰를 노마만리에서 진행하였다. 또한 한민족방송의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 박환 선생님이 나와 전시를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박환 선생님의 소개로 나도 한번 출연했다.) 그 외에도 대전 MBC의 “오늘 M”, 대전방송의 “화첩기행”, KBS1의 “남북의 창”에 노마만리가 연이어 소개되면서 작년과 달리 보다 바쁜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


전시 기간 동안 박환 선생님과는 최소 일주일에 두 번씩은 뵌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쁜 주말 같은 때는 이야기 나눌 시간이 많지 않아 손님만 치르고 금방 헤어지기도 했지만 평일 같은 때는 시간을 두고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선생님은 이후 전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시기도 했는데, 화갑논총이나 정년퇴임논총 등을 모아 전시해 보자는 아이디어는 내년에는 실현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고 보니 원영상 감독을 불러 박환 선생님과 인터뷰도 진행한 적도 있었다. 전시와 관련한 박환 선생님 인터뷰 영상은 다음 주 월요일 유튜브 채널 “책방 노마만리”를 통해 공개된다.


역사가의 길 개막식


멀리서 오신 손님을 치르고 난 저녁 시간에는 종종 선생님이 사주신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솥뚜껑 삼겹살로 유명한 육하원칙 직산점에서의 식사와 김치가 맛있었던 양당어죽국수, 늦은 시간 먹었던 명이닭개장이 기억에 남는다. 혼자 대충 때우다가 누군가와 마주 보며 먹는 식사는 맛있을 수밖에 없다. 당연하게도.


하나의 전시가 끝나면 새로운 전시가 시작된다. 오는 9월 12일 시작할 전시를 위해 박환 선생님의 저작 전시와 관련한 흔적들을 걷어내고 새로운 전시물을 배치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다. 전시물은 바뀌지만 지난 두 달 동안의 전시와 전시를 하며 만났던 사람들, 박환 선생님과 나눴던 이야기들은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기억들이 모여 이곳 노마만리의 중요한 역사로 남을 것이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박환, 역사가의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