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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상은 Dec 20. 2020

‘그럴 수도 있지’의 마법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나와 가벼운 약속이라도 허투루 하지 않으셨다. 아주 작은 약속(예를 들어 이번 주말에 외식을 하자, 내일은 치킨을 먹자 같은 아주 가벼운 약속들)이라도 난 그것을 꼭 기억하고 있다가 그냥 지나가는 날에는 엄청난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약속은 지켜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인지 상대방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나 보다. 지나가는 말로 한 인사들을 지키지 않으면 실망스럽고 그 사람과의 관계는 기대감이 낮아진다. 이렇게 피곤하게 일일이 다 기억하고 사니까 옆에 있던 남편이 한마디 한다.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는 거야.’


 하긴 그 사람은 나와 다를 수도 있고 바쁠 수도 있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는 신기한 말이다. 순간적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편하게 해 준다. 그럴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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