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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놀부며느리 Apr 09. 2023

20년 전 학원에서 만난 남친과 살고있습니다

20년전, 남자친구와 잘 살고 있습니다

20년 전, 영어학원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은 정말 잘생긴 오빠였고 (당시 이정진닮음, 탤런트 이정진) 

저는 평범한 여고생이었습니다. 

남자에겐 관심이 1도 없었고, 연예인은 더더욱 관심이 없었기에

오늘 이 남자가 왔나, 안왔나를 논하는 제 모습을 친구들이 신기해할 정도로 

제가 남편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 사람이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구분도 안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싸이월드 쪽지로 만났습니다. 


싸이월드 아시죠? 싸이월드를 안다면 80년대생일 가능성이 높겠찌요.

어쨌든, 싸이월드 쪽지로 이름과 대략적인 나이를 넣으니 

그 이름의 남자는 1명 밖에 안나오는 기적적인 일이 발생했어요.

그래서, 내가 누구고 뒷자리 어딘가에 앉아있다는 쪽지를 보냈습니다. 


"저기... 저 아실지 모르겠는데, 저 그쪽 뒤에 앉아있는 여학생입니다"

알리가 없었어요. 제 친구들이 워낙 시끄러웠고, 저는 말이 없어서 당연히 

제 친구중 한명인줄 알고 클릭했는데, 말한마디 없던 얌전한 여학생이 쪽지를 보내왔다니

남편은 당장 학원에서 만나면 친하게 인사하고 지내자고 답이 왔습니다. 


지나고 나서 물어보니 

남편은 제가 쪽지를 줘서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뭐가 그리 좋았냐고 하니 로맨틱한 대답은 아닌데.....

"응... 교복라인이 이뻤어......"(변태인가..............) 아무튼....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남편과 그렇게 고1, 고3 끝무렵에 만나 

남편은 대학생이 되었고, 저는 고2가 되었어요. 


대학을 사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간 남편은 매주마다 고향으로 왔고 

금요일 밤만 되면 학교앞에서 노란머리 오빠가 기다리기에 

저는 야간자율학습 종치면 호다닥 나갔습니다.

그때 저희 선생님이 

"얌전한 고양이가 ...... 어쩌고........"

라고 말씀하셨던것이 생각납니다 


그래요. 저는 매우 얌전한 학생, 하지말라는건 1도 안하는 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노랑머리 오빠를 만나니 학교가 발칵! 뒤집어진것은 아니지만

시끌시끌 하긴 했었쬬.


어찌되었든 우리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했고, 

그렇게 20년이 흘러 지금 한집에 살고 있습니다. 

남편과 만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해요. 


재밋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추억이니 기록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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