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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맘 놀부며느리 Mar 19. 2023

'뭐 때문에'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

며느리의 비애

나는 애들때문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아이둘을 낳고, 경력단절을 선택했던 나는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었었다.


' 모든 것은 네가 선택한거잖아 '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얼마나 자주 말했는지 모른다

어떻게 아이들이 컸는지, 어른들의 도움으로 벌써 우리 애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다.

시댁에서 이렇게나 오래 있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나는 시댁에 들어오는 모든 상황도 '나'의 문제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결혼 전, 후 나는 단 한번도 쉬어 본적이 없다. 

물론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나의 선택이었다. 나를 위해서였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였고,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그때 내가 했던 노력들이 대부분 좋은 결과였지만, 시댁에 들어오기 직저의 내 선택은 조금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래서 일까....?

뭔가 상황이 '네가 그때 그걸 하지 않았더라면' 

'네가 그때 어쨌더라면..'

뭐 이런식으로 흘러가는 때가 종종있었다.

물론 상대방은 그걸 모르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모든 문제를 나에게서 찾으려 하는 것 같아 나는 극도로 예민해져있었다.


우리 가족이 시댁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던 그 일이 있기까지 

나는 너무 많은 도전을 했고, 좋은 결과를 이루어냈지만 

사람이 어려움에 봉착하면 지나간 좋은 시간보다 누군가의 탓으로 돌려, 합리화를 해야 최종적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들었다. 

물론 우리 남편도, 시부모님도 정말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를 많이 응원했고, 여전히 그러하다.

하지만 그때의 힘든 순간은 서로에게 고통이었으므로, 

나는 남편에게 조금, 어머니에게 조금, 아버님께 조금 듣는 그 말들을 상처로 받아들였고, 그때마다 조금씩 남편과 싸우곤 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모든 선택과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배워서 인지.

스무살이 되던 해 부터 모든 것을 내 스스로 하려고 했다.

대학도 학비 없는 곳으로 갔으며 부모님께 용돈 한번 받아 본 적 없이 그렇게 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다 커서, 마흔 앞두고 시댁에 들어와 사는 이 상황들이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래서, 나는 더더욱 뭐 때문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뭐 때문에 내가 상황이 좋지 않아 이렇게 되었다... 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 같아서.


그런데,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다보니 

'뭐 때문에 ' 라는 말을 혼자일때 보다 자주 듣곤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말이 

'아이들 때문에'라는 말이다.

어른들과 함께 살면, 아무래도 부모인 나보다 손주를 더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시는 어른들은 더더욱 피곤하실 수 밖에 없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언제나 집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었다. 그 시간에 나는 일을 했으니까.


감사한게 많으면서도 

때때로 아이들 때문에 뭔가를 못했고, 아이들때문에 몸이 좋지 않고, 아이들때문에 라는 말을 들으면

지나가는말이었는데도 나는 예민해지곤 했다. 

그래서 나는 시댁에서의 분가를 매일 매일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몇년에 걸쳐 해결했고, 이제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사회적인 여러상황(이자가 너무 쎔) 으로 집을 구해 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다.


집만 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것저것 돈 들어 갈 곳을 생각하면 나는 다시 마음을 다 잡는다.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나는 '뭐 때문에 ' 뭘 못했다. 이렇게 되었다. 이런 투의 말을 싫어한다.

그래서 나는 사소한 것이라도 남탓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쨌든 남편을 선택한것도 나이고

아이들을 일찍 낳은것도 나이고 

시댁에 들어오기로 결정한것도 나이니까.

그래서 항상 내 상황에 맞게 뭔가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 생각해보자. 

한번 생각해보자.

골똘히 생각해보자.

무엇 때문에 무엇하지 못했다.

무엇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이런말들로 서로에게 상처 준 적 없는지.

악의는 없었다. 분명. 

내게도 상대에게도.

그러니 우리 좀 더 건강생각으로 나를 채워보는건 어떨까.

십분만에 써내려온 이 글이 누군가에게 따뜻함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공감으로 다가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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