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과장 Nov 04. 2019

미국 MBA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Source: Economist


Salesforce의 사장인 Marc Benioff(이하 ‘마크’)씨는 페이스북을 담배와 같이 유해하다고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홈리스 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면 기업의 법인세를 올리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마크 씨는 결국 미국의 경영학 교육이 학생들을 공익을 생각하지 않고 회사의 이익에만 우호적이게끔 만든다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많은 경영학과의 학과장들은 여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어떤 학장은 “우리가 할 일은 MBA(이하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사회에서 사업의 역할이 무엇인지 더 고민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자본주의가 공격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요”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경영대학원은 여전히 상위권 경영대학원 랭킹에서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만 경영대학원 사업은 쪼그라들었어요.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의 경영대학원 학생들은 작년보다 7% 줄었습니다. 그중의 75%는 2년 과정의 풀타임 대학원 생으로 미국 전역에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국 경영대학원의 경쟁자들은 유럽, 아시아의 경영대학원들과 온라인 수강코스입니다. 아 그리고 미국 경영대학원의 바뀌지 않는 커리큘럼도 있고요.


경영대학원이 인기 있었던 1960년대,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휩쓸었던 1990년대까지도 미국 경영대학원은 미국 사업환경에 맞게끔 수업을 가르쳐왔습니다. 최근의 해외 대학원들은 international student들에게 맞는 수업을 제공하면서 학생 수를 늘려왔고, 미국 경영대학원들은 International student를 잃어가고 있지요.


사실은 international 뿐만 아니라 미국 국내 학생들도 줄어가고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경영대학원을 가게 되면 생활비 포함 2억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갑니다. 학교의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더라도 학생들은 1억 원 이상을 빚지게 됩니다. 경제 상황이 좋고 잡마켓이 좋을 때 2년간의 급여를 포기해야만 하는 기회비용은 너무 높아서 경영대학원을 가겠다는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거의 10%가 줄었습니다. 


컨설팅이나 투자은행은 아직도 최고 수준의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들에게 호의적입니다. 예전의 경영대학원 졸업자를 두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돈만 많이 받는 놈’이라고 칭했던 실리콘 밸리도 이제는 그렇게 싫어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고요. 많은 스타트업들은 회사의 크기를 키워나갈 때 회사를 경영해줄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테크 기업에서도 경영대학원 졸업자를 뽑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미국 경영대학원들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은 미국이 아닌 다른 해외 경영대학원들의 성장과 MOOC라고 불리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입니다. 

어떤 경영대학원은 edX라는 MOOC와 협업해서 2,400 만원 정도에 제대로 된 경영대학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코스를 만들었습니다. 남들이 내 사업을 잡아먹기 전에 내 사업이 다른 내 사업을 잡아먹는 게 낫다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MIT 역시 MicroMasters라는 재무나 supply chain 특화 과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플랫폼 전쟁 외에도 수업 내용 역시 경영대학원이 고려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과연 더 이상의 shareholder value(주주가치) 위주의 수업 내용이 맞는지 고려해봐야 합니다. 타 경영대학원들은 주주가치가 아닌 stakeholder(이해관계자 가치)에도 초점을 맞춘 수업을 만들고 그 수업들은 미국 경영대학원의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이해관계자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framework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의 교수들도 있습니다.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의 경우는 기존 과목에 새로운 과목들을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Data Analytics, programming 코스 같은 과목의 비중을 높이면서 졸업 후 기술 스태프들과 더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습니다.


경영대학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Harvard Business School(HBS)의 한 교수는 온라인 수업들은 극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분절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이 분절된 수업들을 합쳐서 제공하는 bundler, 즉 HBS가 다시 인기를 얻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에서 지켜야 할 사업적 관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