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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Feb 17. 2020

creepy crawlies

Source : Economist


기생충 영화 절반이 지나고 나면 김씨 가족의 사기 행각을 펼쳐서 박사장네 집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뭔가 반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반전은 우리가 생각해보지도 못한 반전으로 흘

러가면서 가진 자와 가지지 못가진 자의 씁쓸한 우화로 종결됩니다. 

2월 9일 기생충은 작품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외국어영화가 됩니다. 


“일 인치의 장벽을 넘어선다면 굉장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은 영어 사용자들에게 다국적 영화들이 주목받아야 한다는 걸 일깨워줬습니다. 


이 봉 감독의 승리는 불온적인 과격주의자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거듭나게 해 줬습니다. 지난 대통령들에 의해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혔지만 지금 대통령에게는 축전을 받았습니다.


그의 작품인 ‘살인의 추억’, ‘마더’, ‘옥자’ 같은 영화는 국가를 불온하게 봤다고 간주했고, 봉준호 감독 외 다른 9000여 명의 예술가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지며 나라로부터 예술적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간 ‘설국열차’ 같은 경우는 그 유명한 하비 와인스타인이 설국열차 상영관 제한을 걸었습니다. 왜냐면 봉 감독이 와인스타인이 영화를 잘라내려고 한 걸 반대했기 때문이죠. 


어떤 보수주의자들은 봉 감독을 여전히 경계합니다. 사회계급과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생충이 일궈낸 승리는 정치까지 초월해버렸습니다. 숨도 쉬지 않고 작품상 봉투가 열리는 걸 바라본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기생충 영화는 수상 이후 영화관에서 다시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에 등장했던 피자 봉투 접기와 슈퍼마켓은 지자체에서 관광상품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도 김 씨 가족을 구원하지는 못합니다. 이 괴짜스러운 영화는 보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김씨 가족은 착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박사장네도 악인이 아닌 냄새를 맡지 못하는 태평한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 잠깐 생각을 멈추고 현실을 본다면 이 영화의 대단원은 가난한 사람들은 남은 음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의 일면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위까지는 이코노미스트의 내용입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밝힌 내용 중 설국열차 때 봉 감독이 편집권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했는데 그게 하비 와인스타인과 관련된 내용이었네요. 하비 와인스타인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전 세계의 미투 운동을 촉발한 그 장본인입니다.

영화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던 인물인데 그 제작자와 갈등이 있으면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는데 봉 감독은 오스카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이제 편집권에서는 자유로워질 수도 있는 포지션으로 올라섰겠네요.


영화의 내용을 다루면서 블랙리스트 이야기와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진 소득 불균형 얘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diversity 다양성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주의 politics week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기생충의 수상이 다양성이라는 것 때문에 수상한 것이 아니냐, 그래서 1917이 수상하지 못했다고 어떤 사람들이 얘기했다는 멘트를 언급했지만 실제 기사에서는 그 내용은 쑥 빠져있기는 합니다. 아마 실제 기사에까지 그 내용을 넣기는 좀 그랬던 것으로 보입니다.


1917의 감독은 영국 사람이고, 이코노미스트도 영국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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