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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Apr 07. 2020

유니콘들이 추락한다?

Economist Briefing

얼마 전 9시 뉴스에 배민이 수수료를 올렸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각종 매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한 토론이 활발합니다.


스타트업도 돈을 벌어야 하니 수수료 인상을 했을 수 있는데, 왜 하필 소상공인이 힘든 이 시기이냐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배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니콘’ 격의 기술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배민에 관한 내용은 제가 기업 이야기에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 브리핑에서는 기술주 스타트업이 위험하다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웹사이트 들어가서 pdf로 변환해 보니 거의 10페이지가 나온 기사였는데, 알아둬야 할 내용이 많아서 정리했는데 너무 길어서 모든 내용을 번역하지는 않았습니다.


Source: Economist



Lime과 DoorDash

전기 스쿠터를 렌털 해주는 스타트업인 ‘Lime’은 2.2 조원의 기업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서비스를 멈췄습니다. 정부가 사람들에게 거리로 나오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음식 배달 스타트업인 ‘DoorDash’는 기업가치가 14 조원 정도 되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득을 보고 있습니다. 집에서 TV 보면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던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배달로 시켜먹으니까요.


최근 10년은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들에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국부펀드, 뮤추얼 펀드, 헤지펀드들이 돈을 스타트업에게 직접 혹은 벤처 캐피털을 통해서 들이부었으니까요. 미국에 투자된 금액은 2009년 36 조원에서 2018년 132 조원으로 솟아올랐습니다(주: 산술적으로 보면 4배에 가깝습니다만 2009년이면 일단 금융위기에 있던 시기니 모든 투자가 contract 되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2020년의 블랙스완

올해 3월 5일 세쿼이아 벤처캐피털은 “코로나 바이러스: 2020년의 블랙스완”이라는 메모를 돌렸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스타트업이 비용 조정을 통해 현금 확보하고 향후 투자가 없어지니 대비해야 한다고요.


그동안 스타트업이 상장될 때 수익성은 많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주: 특히 WeWork 이전을 칭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 간에는 투자기회를 놓치는 공포에서 멍청하게 투자하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세쿼이아 벤처 캐피털이 언급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딜을 포기하기 시작했고, 기존의 스타트업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투자자들에게 떠오른 새로운 키워드: 수익성

2019년 4분기에 미국의 스타트업들은 3분기보다 16% 적은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제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을 볼 때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벤처캐피털들은 현재 미국 스타트업 유니콘의 1/3은 인수합병 혹은 사라질 것이고, 1/3은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고, 1/3은 더 잘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주: 배민. 쿠팡 등 최근 코로나 수혜를 받고 있는 한국의 유니콘들도 있습니다)


특히 기술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Casper라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소비자에게 직접 매트리스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Casper의 공동창업자는 자신들을 기술 스타트업이라고 평가하지만 투자자들은 침대 파는 회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2월에 상장했는데, 상장하기 전 평가받았던 1조 원에서 절반 가량인 6,000억 원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을 보고 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떨고 있습니다. 유니콘들이 이미 좋지 않은 재무상황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했습니다.


AirBnB 역시 40% 정도 예약이 감소했지만 그동안 현금관리를 잘 해왔고, 다른 경쟁자들이 들어오지 못할 만큼의 진입장벽을 세워놨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괜찮을 것으로 보입니다.(주: 배민도 요기요와 합병 승인이 나면 강력한 진입장벽을 세우겠죠)


어떤 회사들은 오히려 더 좋아진 곳도 있습니다. 요즘 재택근무 때 사용하는 화상회의 툴인 Zoom, 협력 툴인 Slack, 회사들의 디지털 운영을 도와주는 PageDuty라는 회사는 오히려 더 각광받고 있긴 합니다.


세쿼이아 벤처 캐피털은 몇몇 중국의 유니콘의 능력을 아직 믿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배달업체인 Meituan은 3월 30일 흑자를 기록했으며, 가장 기대받고 있는 유니콘이 하나 있습니다.

ByteDance입니다. 비디오 공유 앱으로 유명한 TikTok이 모기업입니다. 80 조원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가장 큰 유니콘 기업입니다.



유니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

코로나 바이러스 말고도 유니콘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복잡하고 불투명한 재무적 관행입니다. 


먼저 소유권 구조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같이 아직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기업가치는 마지막 펀딩 라운드의 주식의 수와 주당 가격을 곱하면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펀딩 라운드에서 발행된 주식은 하방 보호 같은 보호권들이 있습니다. (주: 하방 보호는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 손실 방지를 보장해주는 콜옵션, 여기서는 마지막 펀딩 라운드에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자신들의 권리를 더 인정해달라 이런 요구가 있을 수 있겠네요) 


이런 관행은 이전 펀딩 라운드에서 발행했던 보통주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립니다.(주: 소셜 네트워크라는 페이스북 영화를 보셨다면 에두아르도가 왜 그렇게 마크에게 화를 냈는지 이해가 될 겁니다. 계속 주식을 발행해서 에두아르도의 주식가치를 떨어뜨렸으니까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이 135개의 유니콘의 다양한 주식의 종류를 조사해보니 48%의 기업이 자신들의 가치를 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지배구조입니다.


최근 많은 유니콘들이 ‘inside round’를 실행했습니다. 이전에 투자한 투자자들만이 펀딩을 하는 방법입니다. 기존의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투자하니 자신감의 표출 같기도 하지만 다르게 보면 벤처캐피털들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습니다. 


Inside Round를 통해서 IRR(내부투자 수익률: 투자자들은 IRR을 중요시 여깁니다)을 개선시켜 기관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죠. 최근 Inside Round는 실리콘 밸리에서 신용도를 올리는 흔한 투자방식이 되었습니다



유니콘들을 합쳐라

그간 10년 동안 많은 투자를 해왔던 벤처캐피털은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로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고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판매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자신들이 다 지분을 가지고 있는 DoorDash와 Uber Eats를 합병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엔 동남아의 Uber인 Grab과 라이벌인 Gojek을 합병하려 시도했습니다.

 Grab과 Gojek은 가격 전쟁을 치르면서 모두 한 달에 2,200억 원씩 손실을 감수해야 했거든요(주: 잠깐만요. 혹시 배민과 요기요도 작년에 쿠폰을 서로 뿌려대면서 가격전쟁을 펼치지 않았나요? 기업 이야기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밉상”들이 오고 있다

그러면 이런 유니콘들을 누가 살까요? 이코노미스트는 실리콘 밸리의 5명의 밉상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입니다.(주: 얼마 전에 실리콘의 5형제라고 불렀는데 이번엔 Uglies로 부르고 있네요)


문제는 이 각각의 밉상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워낙 확고해서 반독점 이슈가 걸려있지만 실리콘 밸리의 많은 실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합병이라면 어쩌면 반독점 사안을 회피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브리핑 기사를 간략히 줄여서 정리해도 내용이 기네요. 

다음 글에서는 제가 배민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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