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
우리는 빅데이터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사실 빅데이터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 빅데이터에 무감각해지기 까지 했지만 여전히 빅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건 매력적인 질문이다. 그 와중에 동네 도서관에서 눈길을 끄는 책을 찾았다.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 제목도 제목이지만 저자의 경력이 정말 기업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분석과 실행, 큰 그림까지 그려본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책의 앞부분은 skip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원론적인 이야기들이 나왔다. 빅데이터가 어떻게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있는지, 어떤 기업들이 어떻게 잘 이용하고 있는지. 빅데이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봄직한 얘기도 나오고, 예상가능한 얘기도 나온다. 이런 부분이 지나고 나오면 우리는 각론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이제 드라마는 시청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화제가 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예전처럼 TV 앞에 모든 가족들이 모여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시청률이 과연 진짜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인가 하는 가에 대한 저자의 평가였다.
대신 요즘은 SNS를 통해서 수집한 텍스트를 감성분석해서 긍정적 키워드는 무엇인지, 부정적 키워드는 무엇인지 등 얼마나 화제가 되고 있는 지를 tracking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POS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POS 데이터는 why를 제외한 모든 걸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전 먼저 꼭 세심하게 분석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빅데이터는 포스데이터를 지원하는 지원 데이터라는 의견도 덧붙였는데, 나는 현업에 있지 않기 때문에 빅데이터가 지원 데이터 성격을 띄는 지, 메인 데이터의 성격을 띄는 지는 알 수 없다.
POS 데이터안에 고객이 '언제' 샀는지, '어디서' 샀는지, '무엇을' 샀는지, '누가' 샀는지, '어떻게' 샀는지 다 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잘 들여봐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허나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라는 부분인데 멤버십을 잘 구축해놓은 기업이라면 '누가'에 해당하는 고객과 다른 판매 시점의 데이터가 연결이 되서 많은 insight를 도출해봄직 하겠지만 멤버십을 구축하기 힘든 자영업자나 멤버십 관리가 소홀한 작은 기업이라면 POS 데이터에서 과연 많은 걸 알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데이터 분석을 한다는 것의 종국엔 '누구'에게 라는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하나가 그 기업이나 가게의 마케팅 전략이 되니까.
배달의 민족 라이더스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자영업자는 사실 '누가' 주문을 했는지 알 수가 전혀 없다. 고객의 정보는 개인정보니 당연히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주문 영수증에도 그 고객의 닉네임이나 ID는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배민이 이 어마어마한 거래 데이터를 다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회사도 배민이고 가장 혁신적인 마케팅 회사도 배민일 것이다. 아쉬운 건 배민이 배민 라이더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이 주문 데이터를 잘 볼 수 있도록 대쉬보드를 제공하면 좋을텐데 아직 그것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배민 라이더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감에 의해 판매량과 제품 구비를 해야한다.
대신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모바일이나 웹을 통헤 제공된다면 이 책에서 언급한 부분들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정형 데이터인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가 아닌 비정형인 고객들의 로그 데이터를 더 눈여겨 보라고 말하고 있다. 고객들이 장바구니에 뭘 넣었다가 뺐는지, 어느 페이지에 가장 오래 머물러있는지, 당신들의 앱이나 웹 서비스 페이지에서 무얼 검색하는지. 특히 검색어 데이터를 눈여겨 보라고 말하고 있다.
거기에 당신들의 상품 구성을 바꿔야 할 키워드가 숨어있다. 고객들이 검색한 그 키워드의 제품이 우리 제품목록에 들어가 있는지, 아니면 그 제품이 있는대도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 건, 가격이 너무 비싼 건지 등 마케팅에서 바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거기에 다 있으니 꼭 제대로 된 분석을 하라고 저자는 추천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더더욱 이런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수시로 자신들의 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저자의 경력만큼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의 방대함에 놀라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내용을 다 세세히 파고들겠어라기 보다는 내가 관심있는 영역 위주로 읽는 것이 오히려 책을 읽어가는데 수월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