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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Mar 22. 2016

비즈니스 상황의 통역이란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 중 ‘끝판왕’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다 오신 분들, 아니면 유명한 학원 선생님들?  그분들도 다 잘할 수 있지만 ‘동시 통역사’ 분들이 끝판왕이 아닐까요?  

해외에서 발생하는 놀라운 사건을 바로바로 동시 통역하는 걸 TV에서 가끔씩 본 적이 있을 텐데 그럼  그분들만이 통역을 하는 것일까요? 아니 그에 앞서 통역은 어떤 종류가 있는 걸까요?


통역은 동시통역(컨퍼런스 통역), 순차통역, 수행통역 등 3가지 이상의 종류가 있습니다.


동시통역은 말 그대로 한 사람이 말하는 것을 통역자가 동시(simultaneous)에 수행하는 통역입니다

학회나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보면 회의장  한쪽에 부스(booth)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동시통역사 분들이 들어가서 발표자의 내용을 동시에 통역하는 것이죠. 이 동시통역은 체력을 요구하는 고도의 작업이기 때문에 보통 2분이 교대로 통역을 진행하게 됩니다. 또한 통역대학원 같은 교육기관에서 전문적으로 훈련을 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작업입니다.


순차통역은 한 사람이 말을 끝마치면 그 문장이나 문단을 통역을 하고 통역이 끝나면 다시 화자가 다음 문장을 이어가는 것을 순차통역이라고 합니다. 많은 비즈니스 상황에서 통역 훈련을 받지 않은 분들이 수행하는 게 이 순차통역입니다.


수행통역은 통역 사분들도 할 수 있고, 아닌 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 귀빈이나 VIP 옆에서 1:1로 대화나 회의 내용을 통역하는 것을 뜻합니다. 언급한 3가지 중 회사원이 맞닥뜨릴 통역은 순차통역이나 수행통역을 많이 하게 됩니다.



비즈니스 통역이란 어떤 걸까요?


비즈니스 상황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회사 인력이 통역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위에 언급한 수행통역과 순차통역을 주로 하게 되는데 수행통역을 할 때 어떠한 상황들이 있을까요? 


수행통역 같은 경우는  1. 방문한 바이어를 수행하면서 회의 및 기타 일정 모두를 통역 / 2. 전시회를 참석해서 제품의 사양이나 가격 등 구매계약 관련한 내용을 통역 / 3, 상사나 VIP를 영전하면서 수행하는 통역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3번이 가장 어렵고 힘듭니다, I mean it!!)

2015 G-fair 중 


순차통역은 수행통역이 아닌 그 외 다른 상황들이겠죠.

영업이나 구매에서 회의를 할 때 동료나 상사의 질문이나 답변을 통역해야 할 수도 있고요. 기획이나 전략팀에서는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해 해외 법인 간 컨퍼런스콜을 할 떼 통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R&D나 법무 등 결국 모든 비즈니스 상황에서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비즈니스 통역의 수준은 누가 진행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전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진행하는 것이니 통역어에 얼마나 친화적이며 능숙하게 전환할 수 있는 지에 따라 통역의 질이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진행하다 보니 통역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습니다만 그래도 좀 더 좋은 비즈니스 통역을 하기 위해선 몇 가지를 신경 쓰면 도움이 됩니다. 


한국어를 영어로 통역할 때

한국 분들은 보통 말을 할 때 문장 말미에 말하고자 하는 바가 나타납니다. 또한 주어를 생략한 채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word by word로 통역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국 분들이 말할 때 저 문장의 주체가 누구인지 꼭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주체가 헷갈릴 때에는 질문을 해서 재확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국말의 특징 중 하나는 끝이 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보통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idea가 들어가야 하는데 어떤 분들은 조사와 접속사를 화려하게 사용해서 한 문장이 5분 이상 갈 때가 있죠. 전문 통역사 분들은 들으면서 알아서 문장을 잘라서 잘 전달하지만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사람들은 이럴 때 머리 아파지죠. 알아서 문장 자르고 들으면서 통역할 줄 알면 굳이 회사에 있어야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럴 때는 2~3가지 정도의 내용이 나왔을 때 통역자가 그냥 말해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에 말하는 분은 통역자가 말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5~8 문장을 내 머리 속에 저장공간(memory span)에 잘 담아두고 통역하는 건 훈련받은 분들이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일반 직장인은 2~3 문장 정도의 호흡으로 끊어가시는 게 편하고 진행 흐름에도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할 때 

영어의 문장은 구어체에서도 보통 한국의 문장보다 길게 나타납니다. 특히 뭔가 말하는 사람이 자세한 내용을 설명할 때 분명 하나의 문장인데 굉장히 깁니다. 위에서 한국말도 길고 영어도 길다고 하는데 영어는 하나의 완결된 문장이 길다는 것입니다.


한국어는 이미 완결된 문장 안에 하나의 idea가 전달이 끝났는데도 조사를 넣거나 접속사 가끔은 개인기를 활용해서 문장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지만 영어는 하나의 완결된 문장 자체가 굉장히 길다는 것이죠. 관계 대명사를 이용해서 두 개의 문장이 합쳐져 있다던지 중요한 내용이 아닌 수식하는 내용이 길 수도 있어요.

이럴 때도 하나의 긴 영어 문장을 짧은 한국어 문장으로 고쳐서 순발력 있게 전달하시면 됩니다. 

보통 영어를 쓰는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앞 부분에서 이미 다 나옵니다. 

문장의 핵심인 주어, 동사, 주요 내용을 간략한 하나의 한국어 문장으로 풀어내고 뒤에 나오는 다른 설명 내용을 다른 문장으로 풀어내면 됩니다.


예를 들면

“Minnesota team needs to advance a project which was put in top management team discussion during third quarter before next year starts.”

한 문장으로 풀어보면 “우리 팀은(Minnesota team) 지난 3분기에 최고 경영진 회의에 이슈였던 프로젝트를 내년이 시작하기 전에 빨리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깔끔하게 풀어내기 어렵다면 짧게 잘라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 팀은 빨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 / “어떤 프로젝트냐면 3분기 때 최고 경영진 회의 때  이슈되었던 그 프로젝트이다”


윗 문장만큼 깔끔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통역을 하다 보면 바로 위의 방법이 더 편하게 다가옵니다. 통역하는 사람이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중요한 내용을 놓치지 않고요. 


전문적인 통역은 어렵고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회사생활하면서 간단한 비즈니스 통역은 이렇게 대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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