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과장 Mar 25. 2016

초보자도 쉽게 쓰는 영어 E-mail

영어 이메일 쉽게 쓰는 tip을 사내에 얼마전에 공유를 했었다.

여러 직렬 중 엔지니어 분들의 반응들이 열광적이었다. 왜냐하면 주니어 급의 엔지니어 분들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복잡한 맥락의 메일 보다는 팩트 확인 및 해야할 to-do 사항 위주의 메일을 주로 쓰는데 내가 공유한 tip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이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영어 이메일 쓰기 방법을 공유해본다.


Intro.

회사에서 영어에 관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컨퍼런스 콜 통역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고, 비즈니스 이메일을 번역해달라고 하는 경우는 꽤 많은 편이다. 컨퍼런스 콜 같은 경우, 즉각적으로 구두로 내용이 오고 가는 상황이고 보통 급한 agenda가 많기 때문에 도와주는 거는 그러려니 한다. 


영문 이메일을 보내는 경우는 상황이 달라졌다. 구글 번역기도 예전보다 정확도가 높아졌고, 구글 검색도 잘 활용하면 임원이 보내는 레터가 아닌 실무 수준의 이메일은 작성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이 좋은 방법들을 활용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점이 계속 있었지만 급한 상황이라는 경우와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데 Why not? 이라는 생각으로 많이 번역을 해드렸다. 하지만 요즘 영문 이메일 작성은 점점 직장인의 기본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어떡하면 영문 이메일을 잘 작성할 수 있을까?


1)

먼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영작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국문으로 메일 내용을 작성하고 다시 영문으로 번역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니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도 더 정확해진다.


2)

두 번째는 구글 번역기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같이 일하는 분들을 보면 평소 회사에서 메일 보내듯이 내용을 작성한 다음 그대로 갖다 붙여 구글 번역기를 돌리고 나에게 메일을 보낸다. 확인을 해달라고. 여기서 핵심은 평소 회사에서 메일 보내듯이 작성한 내용을 그대로 번역기에 붙여서 돌리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구글 번역기를 활용해서 좋은 영문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을까?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

먼저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 구글 번역기를 잘 활용할 수 있다.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를 알아보려고 구글을 검색하는 와중에 흥미로운 논문을 발견했다.


“문장 구조(어순)와 의식 구조 사이의 상관관계: 한국어와 영어의 비교연구, (김영국, 2012)”


이 논문의 내용 중, 지금 이 글과 관련이 있는 내용만 말해보자면 영어는 ‘머리 처음(head-first)’구조이고, 한국어는 ‘머리 나중(head-last)’ 구조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영어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가장 먼저 나오고, 그다음 그 단어를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반면에 한국어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가장 나중에 위치하고, 그 단어를 설명하는 내용이 앞에 먼저 나온다.


조금만 자세히 얘기하면, 영어는 주어와 동사가 핵심인 언어이다. 영어는 말이던 글이던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누가 하느냐?”로 축약된다. 영어에서 주어와 동사가 생략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물론 명령어의 경우 주어가 생략되고는 하지만 비즈니스 상대에게 명령어저로 메일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어는 목적어와 명사가 주를 이루는 언어이다. 즉, 한국어를 사용하게 되면 내용은 ‘무엇을 어떻게’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어가 생략되거나, 주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 이메일 번역 요청이 들어와서 내용을 확인해 보면 같은 한국말이지만 주어가 생략돼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글의 경우뿐 아니라 말을 하는 경우도 유사하다.

그동안 회사에서 여러 상황에서 통역을 할 때 겪은 힘든 점을 생각해보면 위의 내용에 수긍이 갈 수밖에 없다. 한국어를 영어로 통역할 때, 일반적으로 문장의 길이는 굉장히 긴 편이다. 마치 채만식 선생의 만연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하나의 문장 안에 몇 가지 idea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여러 개의 문장들이 섞여 있으면서 제일 중요한 내용은 마지막에 나온다. 


중간에 note-taking을 하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통역 인력이 아니라면 제대로 된 내용 전달이 어렵게 된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문장을 잘라 달라고 계속 부탁한다. (물론, 임원 분들이 말할 때는 저런 부탁 따위는 생각도 못한다. 그냥 죽어라 note-taking 해서 내용을 전달한다)


반면, 미국 사람들은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idea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관계절 등 두 문장이 하나로 합쳐진 경우도 있지만 결국 하나의 문장 안에는 하나의 주요 생각만 있는 것이다. (그래서 통역할 때, 훨씬 수월하다)


구글 번역기로 효율적으로 번역해보기


<저는 축구팬이 아닙니다. 본문 내용도 제가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한국어와 다른 영어를 가지고 이메일을 보내야 할 때 어떻게 구글 번역기를 활용해서 이메일을 보낼 수 있을까?


우리가 회사에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경우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기본적인 원칙은 명확성과, 효율성이다. 

신입사원 때 처음 메일에 쓰던 중구난방의 내용은 사라지고, 메일을 보내는 목적, 전달 내용, 결론 등으로 효율적으로 쓰면서 메일 실력이 늘어나서 뿌듯해하게 된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건 한국어로 효율적인 메일과 영어로 효율적인 메일은 다르다는 것이다. 


Example 1)

예를 들면 한국어로 쓰인 다음과 같은 메일을 영문으로 보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공정에서 사용되는 원재료에 대한 관리 필요하여, 각 재료의 사양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다”

위의 문장을 구글 번역기에 복사해서 돌리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타난다.

“The management needs for raw materials used in the process, I want to hear about the specifications of each material”

구글 번역기가 돌린 문장을 해석해보면,

“경영진은 공정에 사용된 원재료가 필요하다, 나는 각 재료의 사양에 대해 듣고 싶다”

원문과 뜻이 달라져 이 문장을 이메일로 보낼 수는 없다. 


대신 저 위의 문장들의 순서를 영어 순으로 바꿔주고, 생략된 주어만 추가해줘도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다.

“우리 팀은 의견을 듣고 싶다 각 재료의 사양에 대해 공정에서 사용되는 원재료에 대한 관리 때문에”

구글 번역기에 위의 문장을 돌리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Our team would like to hear your opinion about the specifications of each material due to management of the raw materials used in the process”

이 문장은 그대로 메일에 써도 문제가 될 게 없는 문장이다. 이 문장을 보고 구글 번역기의 능력에 대해 감탄했다.


Example 2)

메일의 다른 문장을 가지고 한 번 더 Test 해보았다.

“그 사항들을 바탕으로 각 원재료에 대한 주요 관리 스펙 확인 및 Test 사항에 대한 설비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구글 번역기에 그대로 복사해서 돌리면,

“Based on those requirements, you can create a list of equipment to meet key management specifications for each raw material verification and test”

이 문장을 다시 해석해보면

“그 사항들을 기반으로, 당신은 각 원재료 확인과 테스트의 주요 관리 스펙이 설비 리스트와 부합되는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사실 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메일 수신자가 아니라 메일을 보내는 사람이다. 또한 이 내용으로는 메일을 보내기는 어렵다.


Example 1처럼 구글 번역기에서 생략된 주어를 추가하고 문장의 순서를 바꿔보면,

“우리는 만들 수 있다 설비 리스트를 Test 사항에 대해 그리고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각 원재료에 대한 주요 관리 스펙을 그 사항을 바탕으로”

이 문장을 구글 번역기에 돌리면

“We can make the equipment list for the Test details and we can confirm the key management specifications for each raw material on the basis of the information”

문장의 formaility만 따지지 않는다면, 이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한다.


Tips)

위의 두 가지 예시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idea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라

 - 문장을 쪼갤 때, 접속사를 잘 활용해라

    - 위의 예시에서 ‘우리는 만들 수 있다 설비 리스트를 Test 사항에 대해 그리고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처럼 임의로 ‘그리고’를 넣어줘서 문장을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 국문 메일 내용을 한국 보고서 형식으로 쓰기보다는 어순을 영어 형태로 바꿔준다

        - 주어 + 동사 + 목적어 순으로

        - 주어 + 동사 + 목적어 + 목적어를 설명하는 부가적 내용  


이 방법들을 적용해서 구글 번역기를 활용하면 영어 이메일 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의 예문들은 번역기를 통해 기계적인 방식으로 번역이 된 거라서 문장 자체의 어색함은 어쩔 수 없지만 R&D 팀의 경우 이 정도 맥락으로 메일을 보내도 의사소통엔 무리는 없지 않을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Economist 활용 백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