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과장 Aug 21. 2016

영어 말하기의 Trade-off

영어 잡담

Introduction


영어에 대한 이것저것 잡담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쓰는 것도 좋지만 이제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소재도 최근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놔두기도 뭐하고 영어에 대해 이야기는 뭔가 끄적이고 싶고.

그래서, 그냥 잡담을 써보자 이런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그럼 심각한 이야기가 아니고 적당한 잡담 주제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 가지가 떠올랐다.

10년도 더 전에 어학연수 가 있을 때, 그리고 돌아와서 한 1~2년간 머릿속에 계속 든 생각이 있었다.



"목소리가 굉장히 하이톤이네요?"


남자치고 목소리가 굵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평균적인 남자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학연수 가서 목소리가 하이톤이라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었다. 아니라고 주장은 해봤는데 어느 날 친구들 간 대화를 녹음해야 할 일이 생겨 내 목소리를 들어볼 일이 생겼는데 사람들의 말이 맞았다. 평소 목소리보다도 하이톤이었다.


‘그러네 왜 목소리가 높아질까?”라는 궁금증은 꽤 오랫동안 나를 잡고 있던 질문이었다.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확히 모르지만 경험을 통해서 하나의 생각에 다다를 수 있었다. 


: 영어 사용 빈도에 따라 목소리 톤은 바뀐다

원래는 영어 사용 빈도에 따라 자기 목소리로 돌아온다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윗 문장처럼 결론 내린 건 어학연수 후의 경험 때문이다. 대학원 공부 때문에 2년 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영어 사용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내 목소리 톤은 낮아지기 시작했다. 한국 목소리로 돌아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은 더 낮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 그 언어에 해당하는 vocal source가 달라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는 주로 입이나 턱에서 소리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물론 난 언어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은 느낌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영어는 소리가 가슴에서 올라온다는 느낌을 점점 받게 된다. 


다시 말해보면 입으로 소리를 끌어올리는데 익숙해진 내가 영어에도 똑같이 적용하면서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가 흉성을 사용해서 영어 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해져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영어를 대학원 시절만큼 쓰지 않기 때문에 다시 톤이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결국 모국어가 아닌 이상 영어 사용빈도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실 이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글의 목적이 잡담이니 크게 문제가 될 거 같지는 않다. 



발음과 Fluency의 Trade-off


어학연수 때 어떤 날은 희한하게 발음이 잘 나오는 날이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발음이 영어 같은데?’ 이런 날은 이상하게 단어의 선택 폭이 좁아졌다. 해당 상황에 맞는 더 적합한 단어가 있는데 그걸 찾아내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반면에 발음은 신통치 않아도 그 날 내가 말하는 문장의 단어 선택이 더 좋다거나 문장의 연결구조가 좋은 날이 있다. 두 개가 동시에 잘 되는 날은 드물게 나타났었다.


그 때는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없었다.


대학원 가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두 개가 동시에 잘 되는 날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발음의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더니 좋은 상태로 유지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미국 동기들과 영어로 말해야 하고 강의에서도 대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어학연수 시절보다 영어 사용 빈도는 3~4배 정도는 되었을 테니까 그럴 수도 있다. 


먼저 발음이 일정 수준으로 정착되니 영어가 이전에 비해 굉장히 편해졌다. 그리고 이 때 즈음은 발음에 대해 스트레스도 많이 내려놓은 상황이라 그럴 수도 있긴 하다. 영어가 아니라 해당 과목을 공부하고 job을 구해야 하는 게 최대 목표였으니 나의 영어 수준 개선보다는 영어를 통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면서 발음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주효했을 수도 있다.


위의 상황을 겪으면서 내가 생각한 가설은 이렇다:

어학연수 시절에는 영어 발음을 제대로 내기 위해 머릿속의 어떤 영역이 일을 하고 있고, 같은 곳에서 문장을 만들어내는 일을 해서 두 개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데 부하기 생겼던 게 아닐까 하는 것이 하나의 가설이다. 대학원 가서는 사용빈도가 높아지며 그 영역의 capacity가 높아져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게 첫 번째 생각.


그다음은 발음이 이미 패턴화가 돼서 그 영역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편하게 발음은 나오고 그 영역은 문장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직 어떤 게 답인지도 모르고 혹시 몰라서 지난번 글처럼 papers를 뒤져서 관련 논문이 있는지 봤는데 찾지 못했다(나의 검색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거다) 

영어 공부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자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영어를 알아가는데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