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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과장 May 14. 2019

Bilingual에도 종류가 있다??

3 types of bilingual

대학생때부터 프렌즈를 보면서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수준까지 영어를 잘하면 좋을까 혼자 물어보고, 혼자 단순하게 답했다. 


“미국 사람처럼 영어를 잘하면 되지 않을까?”

돌이켜 보니 순진무구한 생각이었다. 영어를 “미국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사용한다는 건 돌이켜 보니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이제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 사람도 많고, 나 역시 영어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모두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 사람처럼 영어로 생각하고, 사물이나 개념에 대해서 하나의 concept(개념)을 영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로 동시에 연관지을 수 있다라는 건 굉장히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브런치에 쓰고 있는 True Bilingual 이라는 이름에서 착안해보면 True Bilingual이란 무엇일까 한 번 얘기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Bilingual: (noun) a person fluent in two languages  (source: google search)


구글이 정의하는 Bilingual이란 간단하다. 두 개의 언어를 능숙 혹은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 그렇다면 다음으로 알아보고 싶은 것은 어느 수준으로 능숙/유창해야 하는 것일까?


아쉽게도 어느 수준 이상이 지나면 Bilingual이고 이 수준이면 Bilingual이란 건 찾지 못했다. 그래서 열심히 갈고 닦으면 Bilingual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서 매거진의 이름도 True Bilingual이라 적기도 하였고. 


그러는 와중 유튜브에서 우연히 이 동영상을 보았다.

그리고 이 유튜브를 설명하는 내용의 기반이 되는 논문


유튜브 영상을 보면 3가지의 Bilingual이 등장한다.


‘Compound Bilingual’, 

‘Coordinate Bilingual’, 

‘Subordinate Bilingual’


Compound Bilingual은 하나의 concept에 두 가지 언어를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한국 아빠와 미국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가 하나의 환경내에서 동시에 두 가지의 언어를 습득하면서 compound bilingual로 자랄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사람의 눈을 보았을 때 ‘eye’라는 영어발음과, ‘눈’이라는 한국발음을 동시에 부합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한국어와 영어는 상호의존하며 언어 프로세스가 돌아간다.



Coordinate Bilingual은 동영상에 나오는 오빠같은 사람으로서, 두 가지의 환경에서 각각의 언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경우이다. 동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오빠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영어집에서는 가족들과 스페인어를 사용하면서 두 가지의 언어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언어프로세스를 사용한다. 


앞의 compound bilingual은 각각의 언어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지만 여기서는 독립적으로 작용한다.



Subordinate Bilingual은 하나의 언어가 다른 하나의 언어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으로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속한다. 주 언어가 필터로 작용하면서 다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거나, 10대 때 외국으로 가서 정규 학업을 이수하며 집에서는 한국인 부모와 한국어, 학교에서는 영어를 사용하며 자랐던 사람들이 아니면 대부분은 subordinate bilingual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한다.


Subordinate Bilingual은 외국어를 사용할 때 더 논리적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우뇌, 좌뇌 중 외국어를 사용할때 논리 쪽을 담당하는 좌뇌쪽이 주로 활성화 되기 때문에 외국어를 사용할 때 더 논리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인데 그렇다면 연인이나 부부간 말싸움을 할 때 영어로 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


듣기/말하기, 읽기/쓰기 중 읽기와 쓰기는 언어를 배울 때 주요 시기인 critical period를 지나고 배워도 원어민과 유사한 수준으로 능숙하게 올라갈 수 있다. 


반면 듣기/말하기 그 중에서도 말하기에서 발음은 확실히 critical period 전이나 그 시기에 접해야 원어민과 비슷하게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주위 영어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의 발음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영어를 할 때, 발음에 신경쓰지 않고 한국식으로 발음하면서 영어 문장을 말하기를 어학연수 시절에 잠깐 재미로 해본 적이 있었다. 훨씬 문장이 매끄럽게 더 잘 나왔다. 하지만 다시 발음에 주의하면서 영어문장을 말하니 신경 안 썼을 때보다 문장 생성속도가 다시 느려졌었다.


결국 subordiate bilingual의 경우, 뇌에서는 문장을 만들어 내는 작업, 적합한 발음을 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고 더 복잡한 작업수행으로 처리속도가 늦어져 문장생성이 늦어지는게 아닐까 하다. 영어를 막 배워나가는 시절, 영어 원어민과 1:1 대화를 한 시간 정도 하고나면 생각보다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니.


이 동영상이나 외국어 공부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한국어를 먼저 확실히 익히고 다른 언어를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흔히 언어는 사고의 도구이기 때문에 사고의 도구를 잘 만들어놓고 외국어를 배우는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Compound bilingual 처럼 각각의 언어 시스템이 상호보완하며 언어 프로세스를 처리한다면 외국어 습득은 critical period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동영상은 Ted의 다른 동영상인데 Bilingual 가정 밑에서 태어난 아기와 monolingual 가정 밑에서 태어난 아기가 소리자극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2세 미만의 아기라도 이미 엄마와 아빠가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말할 경우 각각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 내용이며, 유럽에서는 bilingual 가정환경에서 태어나지 않아도 아기들이 bilingual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Compound bilingual만이 True Bilingual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 동영상에서 나와있듯이, 3종류의 bilingual 모두 유창하게 영어 등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Compound나 Coordinate이나 Subordinate이나 모두 유창한 bilingual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꼭 ‘원어민’과 같은 수준으로 구사하고 싶다는 압박이 나의 외국어 학습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들이 꽤 있다.


1년을 어학연수를 다녀왔는데, 2년 동안 주말마다 영어학원을 다녔는데도 좀처럼 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돈과 시간을 투자했으니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2년 투자한 것만으로 원어민 처럼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라는 것도 틀린 생각일 수도 있다. 


먼저 영어를 왜 공부해야 할까라는 고민 후 나에게 맞는 정확한 목표를 세우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외국어 공부에 지치거나 슬럼프가 왔다고 느낄 경우 목표를 되새기며 잠깐 쉬면서 아니면 아주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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