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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헤부부 Feb 29. 2020

탄생, 돌, 그리고 두 돌.

20. 02. 05. (수)

18. 02. 05.

새벽 3시.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통. 그때 아내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 진짜구나.


새벽 5시. 생리통의 10배 정도의 고통이 시작되었고, 그 고통은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나는 부랴부랴 진통 체크 어플을 받아서 진통 간격을 체크하였다. 진통 간격은 7분 간격.


새벽 6시. 남편으로써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마사지와 심호흡. 그것 말고는 없었다. 대신 아파해줄 수 없었고, 옆에 딱 달라붙어 인간 진통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나로선 최선의 노력이었다.


오전은 진통의 연속이었다. 6분, 5분, 4분.. 3분.. 진통의 간격은 점점 줄어들었고.. 파에도 기댔다가 짐볼에도 앉았다가 엎드렸다가 세를 바꿔가며 진통과의 싸움을 계속했다.


12시경, 조산사 선생님이 집에 도착하셨다.


12시 30분경, 내진을 해보니 자궁문은 거의 다 열린 상태였고, 그때부터 디펜드 기저귀를 착용한 채로 앉은 자세로 힘을 주었다. 중력을 이용한 방법이다.

 

1시경. 침대에 누워 힘을 주었다. 나는 아내가 힘을 줄 때 함께 힘을 주었고, 심호흡을 할 때 함께 심호흡을 했다. 호흡을 제대로야 아이와 산모에게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고, 심리적 안정감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심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힘을 주어도 좀처럼 나오지 않자 는 아내의 힘주기를 도왔다.


오후 1시 28분, 머리가 나오고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19. 02. 05.

첫 돌. 1년이 어떻게 지나갔지.. 정말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어떻게 어떻게 지나왔다. '1년'크기가 값지고 실감 나게 다가왔던 시기이다.


사실 돌잔치는 2월 5일이 아닌 그보다 2주 정도 이른 1월 26일에 했다. 진짜 생일은 19년 2월 5일. 그날은 설 당일날이다 보니 처가 식구들을 비롯한 친지들이 각자의 일정으로 바쁠 것으로 예상되어 2주 이른 토요일 주말에 모이게 되었다.



11시 반. 돌잔치를 하기로 한 한식당에서 도착했다. 돌잔치를 위한 돌상과 병풍은 따로 돌상 대여 전문 업체에 주문해 대여했다. 그런데 웬 인인가.. 병풍은 와있는데 돌상이 없었다. 어제 미리 택배도착 여부를 식당에 전화해서 확인까지 했는데... 돌상 택배는 한식당에 없었다... 멘붕의 시작.


12시. 모든 가족 구성원이 도착했다. 그날따라 지각도 없었다. 그나저나 돌상은 어떻게 된 거지... 업체에 전화로 확인해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와이프가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라 며칠 전에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그 전화는 배송업체의 전화였고, 배송이 밀려 배송이 늦어지는데 언제까지 가야 하는지에 대한 전화였다고... 흠.. 애초에 돌상 업체에서 며칟날 돌잔치니 제대로 전달이 된 거라면 돌잔치 당일 아침에는 배송이 완료되는 게 맞긴 하는데... 우리 쪽 잘못도 있긴 하지만.. 당연히 와있을 돌상 택배는 없고 병풍만 당랑 와있다니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12시 30분, 일단 해당 한식당 사장님께서 돌상 업체에 연락을 해서 대신해서 따져주셨다..;; 다른 업체에서 급하게 주문할까 싶었지만 이야기가 잘돼서 퀵으로 배송해주신단다. 퀵으로 배송되어 오면 1시 반쯤 될 것 같다고.. 일단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1시. 그래도 돌상은 빨리 도착했다. 밥을 어느 정도 먹을 때쯤 돌상이 도착하였고 돌상을 세팅하여 돌잔치를 진행하였다. 돌잔치의 사회는 내가 맡았다. 생일 기념 예배 및 파티 콘셉트?


순서는 환영인사, 감사기도, 생일 축하, 돌잡이, 어르신 덕담,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하였다.



1시 반,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라고 해야 하나. 돌잡이. 주하는 화살을 잡았다. 얼마 전부터 젓가락 같은걸 잡고 노는 걸 좋아하던데 사실 화살이 길쭉하니 잡기 좋아서 잡았던 것 같다. 돌상 패키지에 각각 물건이 가진 의미를 설명해두었는데 씩씩하고 용감하게 자란다는 의미였었나? 암튼 그랬다. 건강하고 씩씩하고 행복하고 지혜롭게 자라가 길 아빠로서 많이 도울 것이다.





20. 02. 05.

"이제 제법 컸구나." 다.

생일 축하에 맛 들인 두 번째 생일다.

얼마 전 삼촌 생일, 외할머니 생일. 등으로 생일의 재미를 맛보아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초는 있는 대로 다 꽂아주는 게 제맛.


케이크는 광은 삼촌이 사주셨다. 기가 가득 올려진 백설기 떡 앙금 케이크.



다음 생일날은 동생과 함께 맞게 되겠구나. 올해도 잘 부탁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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