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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 Hyuk Choi Mar 04. 2020

당신이 호주에 꼭 가야만 하는 이유_1

프롤로그_ 호주 횡단의 꿈을 현실로

2002년 2월, 5개월 간의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귀국했다. IMF 이후 어렵게 얻은 기회였기에 다른 데 신경 쓸 겨를 없이 영어 공부에만 몰두했다.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던 날,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운전기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주에 입국하던 날, 서툰 영어로 입국 서류를 잘못 작성해서 강제 귀국당할 뻔했던 일, 돈을 아끼려 맛있는 음식 한번 제대로 사 먹지 못했던 일, 교외에 위치한 친구 집에 놀러 갔다 교통편이 끊겨 밤새 걸어서 돌아왔던 일 등.

호주에서 보낸 5개월 동안 다양한 에피소드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뭔가 아쉬운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여행’이었다. 영어 공부에 몰두하고 돈을 아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여행에 관한 추억은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호주에서의 유일한 여행은 시드니에서 보낸 일주일이 전부였다.)

아쉬운 마음에 운전기사에게 다짐을 했다. “머지않아 다시 호주에 올 거예요. 그땐 호주의 관광 명소를 원 없이 둘러봐야죠.”

그렇게 이야기를 끝마칠 때쯤 공항에 도착해 귀국길에 올랐다. 그로부터 7개월 후(2002년 9월), 나는 LG전자 홍보 담당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LG애드와 제일기획을 거치며 광고, 홍보를 업으로 18년째를 보내고 있다. 업무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아 그동안 40여 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특히 2013년에는 남아공에 15개월 동안 파견 근무를 나가 있었다. 당시 남아공 여러 지역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아 첫 책, ‘당신이 남아공에 꼭 가야만 하는 이유’를 출판했다. (이 책은 정부에서 선정하는 2016 세종 우수 도서에 선정되었다.)

수많은 나라를 다니고 여행 작가로서 인정도 받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풀어야 할 나만의 ‘숙제’가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호주를 떠날 때 다짐했던 ‘호주 여행’에 대한 나와의 약속, 다짐이었다. 이런 나의 오랜 숙원을 이룰 절호의 기회가 14년 만에 찾아오게 된다.


2016년 여름, 호주에 정착한 후배가 한국을 방문했다. 10여 년 만에 만난 후배와 술잔을 기울이며 옛 추억을 안주 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술잔이 여러 번 오가고 취기가 오를 때쯤 후배와 난 ‘호주 횡단(케언즈~퍼스까지 차량 여행)’을 떠나자는 호기 어린 약속을 했다.

술김에 오랜 꿈이던 호주 횡단을 약속하다

집으로 돌아와 와이프에게 ‘호주 횡단’ 계획을 이야기했다. 와이프는 “오빠가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이라면 가라.”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한참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당시 와이프는 내가 술에 취해 있어 그냥 건성으로 답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Yes’라고 이야기했지만 ‘Yes’가 아닌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프의 답변을 그대로 믿고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모든 일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일이 되려니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다. 직장인으로 엄두 조차 내기 어려운 장기 휴가가 걸림돌이었는데, 때마침 제일기획에 근무한 지 10년째가 되는 해였다. 그래서 근속 휴가(2주)에 연차(1주)를 붙여 총 21일의 휴가를 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이 21일간 휴가를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호재가 있었으니, 장기 근속자의 휴가를 독려하는 회사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임원들 중 일부가 모범을 보이며 장기 휴가를 썼고 후배들에게도 휴가를 독려했다. 덕분에 나의 ‘호주 횡단’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2017년 6월 3일 한국을 출국해 6월 23일 귀국하는 일정을 잡았다. 일정에 맞춰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여행 준비를 차근히 진행했다. 이때가 되어서야 와이프의 ‘Yes’의 의미를 알았으나, 이미 여행 준비가 마무리된 시점인지라 와이프의 배려와 이해로 ‘호주 횡단’ 시작할 수 있었다.

호주에 살고 있는 후배도 나의 일정에 맞춰 여행을 준비했다. 그렇게 15년동안 품고 있던 ‘호주 여행’의 꿈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호주 여행의 시작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우여곡절이 많았던 여행의 시작과 끝에 대해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여행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만의 ‘여행 수칙’을 공유한다. ‘여행 수칙’은 여행 작가로 활동하며 얻은 나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리했고, 이번 호주 여행기도 아래 기준에 따라 진행했다.


1)     성수기를 피한다. : 성수기 때는 모든 비용이 오른다. 반대로 비수기에는 모든 비용이 저렴하다. 더불어 관광객도 적다. 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성수기보다 비수기를 추천한다.

2)     숙소는 미리 예약하지 않는다. : 비성수기 때 특가 이벤트를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고급 호텔에 묶거나 집 한 채를 통째로 빌리는 행운을 얻을 수이다. 도착 후, 2일 정도의 숙소 예약만 진행하고 현지에서 호텔 앱(필자는 호텔스닷컴을 선호한다.) 특가 상품을 노려보자

3)     구글맵을 적극 활용한다. : 외국 여행에서 구글맵은 목적지를 찾는 용도는 물론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으로 제 몫을 해낸다.(남아공 100일 여행 시 구글맵 활용)

4)     트립어드바이저 등 관광 정보 앱을 활용한다. : 필자의 경우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장난감 박물관을 즐겨 찾는다. 관광 정보 앱을 통해 주변의 유명한 명소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관광 정보 앱의 활용을 적극 권장한다.

5)     렌터카와 투어 패키지를 적절히 활용한다. : 여행을 할 때 렌터카를 활용하면 여러 모로 편하다. 다만 운전이 익숙하지 않거나 운전 방식이 다른(영국령 국가의 경우 운전대 위치가 다르다.) 경우 무리해서 렌터카를 빌리지 않아도 된다. 일정,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해서 렌터카와 투어 패키지를 적절히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6)     가능한 도보를 이용한다. : 목적지에 도착하면 멀지 않은 목적지는 도보로 이동한다. 도보를 이용하다 보면 차량을 타고 지나치게 되는 수많은 볼거리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7)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한다. : ‘다음 기회가 있겠지’라는 생각은 버려라, 여행지에서의 경험은 평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적극 참여한다. ‘그때 번지점프할걸.’’그때 헬기 타 볼걸’이라고 후회하는 평생 남는다. 그냥 질러라 그럼 최소한 후회는 남지 않는다.

8)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 여행 중 애매하게 남는 시간을 적극 활용하라,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남는 2~3시간, 체크 아웃까지 남는 2시간 등 그냥 숙소에서 머물며 보내는 시간을 주변 산책이나 관광지 방문 등으로 활용해 보라 이번 책에서도 소개되는 몇 가지 관광 명소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방문할 수 있었다.


다음 회부터 시작되는 '20일간의 호주 여행'.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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