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잘 자랐어요
어버이날 아침, 작은아들과 며느리에게서 카톡이 도착했다.
작은아들은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장가도 보내주느라 고생 많으셨고,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라는 메시지와 함께 빨간 하트를 보냈다.
며느리는 카네이션 이모티콘과 함께 "어머님,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라는 정성스러운 인사를 남겼다.
큰 아들은 "어버이날 축하드리며,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엄마가 원하는 신발 사세요."
라면 톡과 함께 현금을 보내 주었다.
각각의 톡에 조그마한 하트들과 손하트가 톡 창을 포근하게 메웠다.
톡을 읽는 내내 마음이 흐뭇하면서도 아리고, 뭉클했다.
아빠 없이 자라 준 두 아들이 고맙고, 안쓰럽다.
내 남편이자 우리 두 아들의 아빠는 너무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젠 하늘 아래에선 만날 수도, 만질 수도,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떠났다.
하루아침에 바람만 남아있는 황량한 광야에 홀로 남겨졌던 그 봄날.
그땐 내가 제일 아픈 줄 알았다. 내 슬픔이 가장 무거운 줄 알았다.
내가 신이 준 선물인 줄 알았던 남편을 잃은 거처럼, 아이들도 잃었다.
생일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챙기고, 함께 블록 쌓기, 배드민턴 놀이와 신나게 노래 부르고
세상의 많은 곳을 보여주려 했던 사랑 많던 아빠를.
아빠를 잃은 초등학생이던 두 아들은 이젠 술 한잔 기울이며 아버지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남자 대 남자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작은 아들이 중학생일 때, 고 김영애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가 있었다.
극 중 그녀는 남편 없이 혼자 아들을 키우는 엄마 역할이었다.
극 중 아들이 친구와 싸운 일(내 기억으로는 그 친구가 아빠의 부재를 놀렸던 거 같다, 얼굴에 상처도 있었고)로 상대 부모와 마주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상대 어머니가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외비 없이 키웠으니 저 모양이지.”
김영애 배우는 이렇게 큰소리로 외쳤다.
“그래, 나 혼자 키웠다. 나는 혼자 키워 우리 아들 전교 1등이다!"
당신들은 둘이 키워서 얼마나 잘 키웠냐?”
두 아들에게 말했다.
"엄마가 나중에 당당히 '나 혼자서도 잘 키웠다'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줘."
아들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네, 그렇게 해드릴게요.”
그 약속을 지켜주었다.
누군가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나에겐 착하고 성실하게, 따뜻하게 자라준 아들이다.
두 아들 모두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살고 있다.
나는 고맙고, 대견할 뿐이다.
작은 손으로 내 옷자락을 잡고 걷던 아이가
이제는 나보다 더 큰 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주며 안아준다.
당신도, 하늘에서 이 순간을 함께 보고 아들들 손길을 느끼겠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슬픔을 견딘 나날 끝에,
오늘은 아이들의 따뜻함과 사랑이 더 느껴지는 하루다.
그래서 당신이 더 그립다. 보고 싶다. 언제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