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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위험천만한 재진입 과정

■ 지나치게 빠른 대기 재진입 속도

     

1984년 8월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6일 동안 우주에 다녀온 우주 비행사 마이클 멀레인(Michael Mullane)은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대기권에 재진입했을 때 코끼리 한 마리가 어깨 위에 올라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주에서 지구로 빠르게 진입하던 우주 왕복선이 대기를 만나면서 급격하게 감속되는 과정에서 지구 쪽으로 큰 관성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중력 상태에서 6일을 보낸 탓에 관성력의 크기는 더 크게 느껴졌다.

우주에서 지구로 다시 진입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구의 표면 중력은 태양계 행성 중 네 번째로 지구 질량의 95배인 토성의 표면 중력과 비슷하다. 그만큼 지구 주변의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세다는 뜻이다. 만약 고도 400km의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정지 상태의 우주 왕복선이 공기 저항 없이 자유 낙하한다면 거의 5분 만에 음속의 8배 정도인 시속 9,700km의 속력으로 지표면에 충돌할 것이다. 이 정도면 시속 100km의 중형 승용차 2,000대 정도가 동시에 충돌하는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

다행히 지구 표면의 비교적 풍부한 대기는 우주선이 자유낙하를 하지 않도록 제동을 걸어준다. 지구 대기의 99.99997%는 카르만선(Kármán line)이라 불리는 고도 100km 이하에 존재한다. 따라서 우주선은 보통 고도 120km부터 대기권 진입 단계로 들어간다. 그러나 대기를 너무 믿으면 안 된다. 고체나 액체처럼 높은 밀도로 브레이크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체 저항에 의한 브레이크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우주선은 지상 50km 정도 이하에서 낙하산을 펴 지표면에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전 음속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낙하산을 펴도 소용없을 정도로 지표면과 충돌하게 된다. 속도를 줄이는 방법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역 분사 엔진을 가동하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해서 지표까지 내려올 수 있다면 아무런 사고 없이 가장 안전하게 지구로 돌아오는 방법이 될 것이다(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을 발사한 후 고도 86km 지점에서 분리된 1단 로켓을 역 분사 엔진으로 지표에 안전하게 착륙시킨 후 재사용한다). 그러나 재진입 단계의 모든 과정을 역 분사 엔진을 사용해서 지상으로 내려오려면 지상에서 우주로 나갈 때 사용했던 연료만큼이 필요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주선이 대기로 재진입할 때 중요한 것은 평평하고 넓은 면적이 공기와 많이 접촉해서 저항을 크게 받도록 하는 것이다(그러나 지나치게 접촉면을 넓게 하면 물수제비처럼 우주선이 대기권 표면에서 튕겨 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우주선의 귀환 캡슐은 아래가 막힌 종처럼 생긴 원뿔꼴로 만들어 바닥이 공기 저항을 받으며 재진입하도록 한다. 우주 왕복선은 바닥이 지표를 향하게 해 공기 저항을 최대로 받도록 글라이더처럼 비행하면서 내려온다.

    우주선이 대기와 접촉하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열이 나는 주된 이유는 마찰 때문이 아니라 우주선이 공기층을 빠른 속도로 압축시키면서 단열 압축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치 타이어에 공기를 넣으면 타이어 안의 공기가 압축되면서 타이어가 뜨거워지는 것과 같다. 이때 우주선은 압축된 공기로부터 큰 반작용의 응력을 받는데, 이를 견디지 못하면 파괴되고 만다.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런던을 향해 날아가던 V2 로켓의 상당수는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파괴됐다.

1965년 지구로 재진입하는 제미니 2호의 창밖으로 보이는 플라스마

대기권에 진입한 우주선은 속도가 줄어드는 것만큼 뜨거워진다. 우주 왕복선은 재진입할 때 표면 온도가 1,650℃까지 상승한다. 재진입 속도가 무려 시속 28,000km에 이르기 때문이다(이 속도로 날아가면 광화문에서 제주도까지 1분 안에 갈 수 있다). 마이클 멀레인은 디스커버리호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조종실 유리창에 이글거리는 불빛을 보았는데, 색깔이 주황색에서 빨간색으로, 다시 흰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공기는 가열되면서 점점 짧은 파장의 빛을 내다가 최종적으로 이온화된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우주선은 이 온도를 견딜 수 있도록 표면에 단열 시스템(thermal protection system)을 갖추게 되는데, 문제는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주선은 용광로에 던져진 쇳조각처럼 되고 만다. 불행히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 고온을 견뎌야 하는 동체

1981년 4월 12일 최초의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를 조종했던 로버트 크리펜(Robert Crippen)은 컬럼비아호가 발사된 후 하얀 물체가 날아와 승무원실 유리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보았다. 하얀 물체는 외부 탱크 단열재에서 떨어져 나온 흰색 페인트 조각으로 밝혀졌다. 지구 궤도에 진입한 이후에는 뒤쪽 꼬리 날개 부분의 단열 타일이 심각하게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사령관 존 영(John Young)은 누군가가 ‘크게 물어뜯은’ 것 같다고 했다. 2일 6시간의 동안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한 컬럼비아호를 검사한 결과 꼬리 날개 부분의 단열 타일 16장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발사과정의 충격이 원인이었다.

 우주 왕복선의 본체를 구성하는 알루미늄의 녹는점은 600℃ 정도다. 따라서 표면을 단열재로 씌운다. 단열재를 씌우는 주된 이유는 재진입할 때의 고온을 견디기 위한 것이지만 우주에 있는 동안에 태양의 열기나 극저온으로부터 우주 왕복선을 보호하기 위한 것도 있다.

아틀란티스호에서 떨어져 나온 단열 타일

단열재는 모래에서 추출한 고순도 석영으로 만든 타일이 대부분인데, 가운데 부분은 빨간    게 달궈져도 가장자리는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열전도율이 낮다. 우주 왕복선은 재진입 시 가열되는 부분에 따라 7가지 단열재를 사용했는데, 가장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것은 강화 탄소 패널(RCC: Reinforced Carbon-Carbon)이다. RCC는 1,510℃까지 견딜 수 있고 외부의 영향에 견디는 능력도 타일보다 뛰어나지만, 날개 앞쪽 가장자리나 노즈 캡(nose cap)과 같이 작은 면적에만 사용했다. 그 이유는 밀도가 타일의 13배가 넘을 정도로 무거웠기 때문이다. 우주 왕복선은 표면에 24,300개나 되는 타일을 붙였기 때문에 ‘하늘을 나는 벽돌집(the flying brickyard)’이라고 불렸는데, 놀랍게도 기계적으로 우주 왕복선의 표면에 고정한 것이 아니라 기술자들이 접착제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하나씩 붙였다. 한 사람이 24,300개를 모두 붙이려면 2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최초의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록웰(Rockwell) 공장에서 타일 부착 작업을 했는데, 일정이 촉박해지자 7,800여 개의 타일을 붙이지 못한 채 케네디 우주센터로 컬럼비아호를 옮겼다. 그런데 옮기는 중에 2,000여 개의 타일이 떨어졌다. 나사는 발사 준비를 하는 동안 타일을 모두 붙일 계획이었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컬럼비아호를 따라 플로리다에 온 타일 작업자 중 일부가 플로리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남아 있는 작업자들이 타일 작업을 계속했지만 한 사람이 한 개의 타일을 붙이는 데 40시간이 걸렸다. 법정 노동 시간을 고려하면 1주일에 1개를 붙인 셈이다. 결국 나사는 젊고 일 잘하는 대학생들을 고용해 1주일에 1.8개로 효율을 높이고 나서 타일 부착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타일을 모두 붙이고 나서도 내열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한 수천 개의 타일을 교체해야 했다.

디스커버리호 날개 아래쪽의 단열 타일

이렇게 어렵게 타일을 붙이다 보니 일부 기술자들은 타일의 접착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만약 하나의 타일이 제대로 붙지 않아서 발사나 재진입 과정에서 떨어지면 주변에 있는 타일이 차례로 벗겨지는 ‘지퍼 효과(zipper effect)’가 생길 수 있고 이는 비참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발사과정에서 얼음이나 파편에 의해 단열 타일이 손상되는 것이었다. 타일은 충격에 매우 약해서 빠른 속도로 파편이 날아온다면 부    서질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발생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파편이 발생하기 때문에 타일 손상의 우려를 완전히 해결할 방안은 없었다. 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주 왕복선의 임무 수행 과정을 자세히 관찰해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뿐이었다. 나사는 단열 타일 파손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자 우주 공간에서 깨진 타일을 수리하는 방안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추가적인 테스트에서 타일이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이 났고 실제 컬럼비아호의 비행에서도 지퍼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취소했다.

그러나 우주 왕복선의 운용 과정에서 단열재가 떨어져 나오는 일이 자주 발견됐다. 사진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79번의 임무 중에서 단열재가 떨어져 나온 것은 65번이나 되었다. 떨어져 나온 단열재는 외부 탱크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대부분인데, 발포성 소재로 매우 부드럽다. 외부 탱크의 단열재가 우주 왕복선 본체에 부딪히는 일이 자주 일어났지만, 나사 관계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들은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허용 가능한 위험’ 정도로 생각했다. 우주 왕복선이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성공적으로 착륙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믿음도 점점 강화되었다.


■ 컬럼비아호의 비극

     

나사 관계자들의 이 믿음은 컬럼비아호가 27번째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때까지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 1월 16일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컬럼비아호(임무 명 STS-107)가 발사된 후 이 믿음은 우려로 바뀌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39분에 발사된 컬럼비아호는 2분 7초와 8분 30초에 로켓 부스터와 외부 탱크를 차례로 분리했다. 그리고 43분 만에 지구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 이때까지 컬럼비아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몰랐다. 지상 통제 센터 요원뿐만 아니라 컬럼비아호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나사의 영상 분석팀도 발사과정을 찍은 영상을 검토했지만, 다음 날까지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루가 지나서야 발사 후 81초쯤에 외부 탱크에서 발포성 단열재가 떨어져 나와 왼쪽 날개에 부딪히는 장면이 발견됐다. 길이는 53cm~69cm, 폭은 30cm~46cm 정도(대략 사과 상자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이고 충돌 속도는 시속 640km~960km로 추정됐다. 문제는 파편이 영 좋지 않은 곳에 맞은 것이다. 파편은 왼쪽 날개 앞쪽의 RCC를 강타했다. RCC는 우주 왕복선 단열재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견디는 단열재다. 그 부분에 단열 효과가 가장 큰 단열재를 붙였다는 것은 우주 왕복선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그 부분이 가장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사는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컬럼비아호를 재진입시킨다. 물론 심각한 문제로 판단되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었다.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 왕복선 밖으로 나가 부서진 RCC를 교체할 준비가 돼 있거나 다른 우주 왕복선을 발사해 구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나사는 컬럼비아호의 사령관 릭 허즈번드(Rick Husband)와 조종사 윌리엄 맥쿨(William C. McCool)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전 우주 왕복선에서도 이처럼 타일이 부서지는 일이 있었으나 지구로 귀환하는 데 문제가 없었으며 전문가들이 고속으로 촬영한 영상을 검토한 결과 손상은 없는 것 같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모두의 희망과 달리 컬럼비아호의 상태는 재진입 과정의 고온을 견디지 못했다. 2003년 2월 1일 오전 8시 44분 예정대로 컬럼비아호는 대기권에 재진입했지만 4분 30초 만에 RCC가 손상된 왼쪽 날개가 정상보다 크게 변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무원이나 지상관제 센터에서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댈러스에서 찍힌 디스커버리호 파편

9분 뒤인 8시 53분 컬럼비아호는 고도는 70.6km의 캘리포니아 해안 상공을 시속     28,000km로 지나 플로리다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지만, 날개의 앞쪽 가장자리 온도는 1,540℃까지 올라갔다. 이미 RCC가 떨어져 나간 부분에 노출된 알루미늄이 견딜 수 있는 600℃를 2배 이상이나 초과했다. 이때부터 컬럼비아호에서 파편들이 떨어져 나오고 주변 공기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이 관측됐다. 컬럼비아호는 미국 남서부의 유타,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를 가로지르며 계속해서 파편을 지상으로 날렸다.

결국 8시 59분 사령관 허즈번드의 “알았다. 어...(Roger, uh...)"라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통신이 끊겼다. 그리고 9시 정각에 컬럼비아호는 완전히 부서지면서 앞부분과 뒷부분이 분리됐다. 컬럼비아호의 잔해들은 계속해서 작은 조각으로 부서졌고 9시 35분까지 파편이 지면에 떨어졌다. 여기에는 승무원들의 유해도 포함되어 있었다.

사고 조사 위원회의 조사 결과 사고는 발사 81.9초 후에 외부 탱크의 왼쪽 지지대에서 떨어져 나온 단열재가 왼쪽 날개 가장자리 아래쪽의 RCC를 때리면서 시작됐다. 이 충격으로 날개 아래쪽 RCC가 대략 40cm×42.5cm 정도 뜯겨나갔고,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이곳 온도가 2,700℃ 이상으로 올라갔다. 결국 왼쪽 날개가 녹기 시작하면서 통제력을 상실했고, 최종적으로 컬럼비아호가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다.

이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지나치게 빠른 속도다. 우주 왕복선은 시속 28,000km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대기권에 재진입한다. 이로 인해 복잡한 단열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 시스템의 일부가 손상된다면 우주 왕복선 전체가 파괴되는 참사가 일어난다. 컬럼비아호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상의 면적보다 작은 부분(약 0.17㎡)이 손상되면서 학교보다 큰 몸체가 파괴됐다. 만약 속도가 아주 낮아서 온도가 알루미늄의 녹는점을 넘지 않았다면 컬럼비아호는 무사히 지상에 착륙할 수 있었을 것이고 7명의 승무원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컬럼비아호 사고 이후 29개월간 우주 왕복선의 발사가 중단됐다. 그러나 2005년 7월 사고 이후 처음 발사된 디스커버리호(임무 명 STS-114) 역시 타일이 떨어져 나가는 일이 발생했고 이 일은 발사 3일 후에 알게 됐다. 다행히 우주 공간에서 정비를 완료해서 무사히 귀환했지만 만약 발견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발사대에 있는 디스커버리호. 위쪽 동그라미 부분의 단열재가 떨어져 나와 아래쪽 동그라미 날개 부분을 때렸다.


■ 위험천만한 귀환

컬럼비아호 사고는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였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1967년 소유스호(Souyz 1)를 타고 우주에 갔던 블라디미르 코마로프는 귀환 도중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캡슐이 지면에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떨어지면서 사망했다. 1988년 12월 발사된 우주 왕복선 아틀란티스호(STS-27)은 귀환 후 단열 타일 700개 이상이 손상되어 있었다. 대기권을 통과한 것이 기적적인 일이었다. 2003년 3월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지구로 귀환하던 미국 우주 비행사 돈 페티트는 귀환 캡슐이 오작동을 일으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땅에 떨어지는 바람에 어깨를 다쳐 헬리콥터로 후송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으로 알려진 이소연도 이와 같은 사고를 당했다. 2008년 4월 이소연이 탄 소유스호의(Soyuz TMA-11) 귀환 모듈은 착륙 예정 지점보다 서쪽으로 420km나 떨어진 초원 지대에 착륙했다. 캡슐은 땅에 30cm 정도 박힐 정도로 강하게 착륙했고 주변 초원에 불이 붙었다. 캡슐이 공기 저항을 받으며 하강한 것이 아니라 낙하산이 펴지기 전에 뾰족한 부분이 지면을 향하여 탄도궤도로 떨어진 결과였다. 이 사고로 이소연은 목과 허리를 다쳐 귀국 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2022년 10월 14일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약 6개월간 임무를 수행한 우주인 4명이 Crew Dragon Freedom을 타고 지구로 귀환했다. 그들은 대략 400km 높이의 국제 우주 정거장을 출발해 플로리다 동쪽 대서양 바다에 떨어질 때까지 4시간 50분이나 여행을 했다. 그들이 지구를 떠날 때는 불과 10여 분만에 고도 200km에 도달했다.

지구로 돌아올 때 걸리는 시간이 이렇게 긴 것은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일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놀이공원의 자이로드롭처럼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자칫 잘못하면 밤하늘의 유성과 같은 운명이 될 수도 있다. 국제 우주 정거장을 출발해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은 출발 며칠 전부터 여러 가지 조건을 검토해 지구 귀환을 결정한다. 착륙 지점인 플로리다 인근 바다의 파도 높이와 풍속, 번개, 가시성 등을 검토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는 결정이 내려지면 국제 우주 정거장을 출발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세심한 검토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위험은 늘 존재한다. 등산보다 하산이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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