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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험한 로켓

7명의 운명을 가른 6.4mm와 0.17

     

비좁은 공간에 여럿이서 몸을 구겨 넣고 우주로 출발한다. 출발과 함께 커다란 굉음과 진동, 엄청난 힘이 작용한다. 이 환경을 견뎌내기 위해 수년을 훈련했다. 내가 탄 로켓의 뒤편으로는 어마어마한 불꽃이 이글거린다. 중요한 것은 불이 붙은 이 장치에 불이 아주 잘 붙는 엄청난 양의 연료가 같이 실려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것이 언제 한꺼번에 폭발할지 모른다. 출발 후 몇 분만에 이 연료를 다 써버리니 그 시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돌아오는 길은 더욱 험란하다. 거의 지구로 자유 낙하하는 수준이다. 

우주비행사들의 로켓 발사 후기는 죽음의 순간을 오고 가는 듯이 긴박하다. 로켓을 타고 우주에 나가는 일은 생명을 담보로 커다란 모험을 해야 하는 일이다. 

     

spaceX의 폭발




2.1 극단적인 발사 과정

     

■ 천문학적 비용과 떨어지는 효율성

     

    2021년 11월 11일 독일의 우주 비행사 마티아스 마우어(Matthias Maurer)는 스페이스X의 우주 비행선 인듀어런스(Endurance)호를 타고 국제 우주 정거장에 갔다. 마우어는 독일인으로서는 12번째 우주 비행사지만, 인류 전체로는 600번째 우주인이다. 1961년 4월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최초로 지구 궤도를 선회한 후 60년 만에 600명의 지구인이 우주에 갔다. 1년에 평균 10명 정도가 우주에 간 셈이다.

6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우주 탐사 기술은 크게 발전했다. 가가린은 지름 2.3m의 좁은 공 모양 캡슐을 타고 우주에 나가 불과 1시간 48분 동안 머물렀지만, 마우어는 4명이 탈 수 있는 4.4m×3.7m 크기의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우주 정거장에 가서 176일 동안 머물렀다. 가가린은 국가의 계획과 통제에 따라 우주 비행을 했지만 마우어는 민간 우주 기업이 운영하는 상업용 우주 비행선을 타고 우주 정거장에 갔다.

국가적 차원에서 우주 탐사를 추진하던 시대에서(물론 아직도 국가가 주도하는 나라가 많긴 하지만) 민간 기업이 우주에 사람을 실어 나르는 시대가 되었고 사람이 우주에 1년 가까이 머무를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지만, 60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우주에 가는 방법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직선거리로 대략 330km 떨어진 부산 해운대로 여행을 가려면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 배와 같이 다양한 이동 수단을 이용할 수 있지만(걸어서 갈 수도 있다), 비슷한 거리의 국제 우주정거장에 가는 방법은 로켓밖에 없다. 지난 60년 동안 600명은 모두 로켓을 타고 우주에 갔다. 아마 앞으로 60년이 지나도 사람들은 여전히 로켓을 타고 우주에 갈지 모른다.



■ 가연성 연료의 엄청난 무게

     

변하지 않은 또 하나의 사실은 로켓이 여전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가가린을 지구 궤도로 실어 나른 보스토크-K를 발사할 때나 마우어를 국제 우주 정거장에 보낸 팰컨9을 발사할 때나 발사과정의 긴장감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은 부산행 비행기가 김포공항을 이륙할 때와 차원이 다른 긴장감이다. 고다드가 최초의 액체 로켓을 발사한 지 100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로켓이 발사되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고로 많은 사람이 숨지거나 다쳤다. 1986년 1월 발생한 챌린저호 사고는 로켓의 발사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주 탐사 역사상 최초의 재사용 가능 우주 탐사선인 우주 왕복선은 총 5대가 제작되었다. 컬럼비아(Columbia), 챌린저(Challenger),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란티스(Atlantis), 엔데버(Endeavour)로 명명된 우주 왕복선은 돌아가면서 임무를 수행했는데, 임무 명은 ‘STS(Space Transport System)’에 번호를 붙여 지정했다. 예를 들면 1981년 4월 발사된 첫 번째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임무 명은 STS-1이고 2003년 1월 발사된 컬럼비아호의 임무 명은 STS-107이다.

우주 왕복선의 무게는 중형 승용차 50대보다 무겁다. 이렇게 무거운 몸체를 들어 올리기 위해 우주 왕복선은 RS-25 엔진 3개를 삼각형으로 묶어 중형 승용차 390대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추력을 낸다. 큰 힘을 내려면 당연히 많은 연료가 필요한데, 일반 항공기는 몸체 내부에 모든 연료를 실을 수 있지만 우주 왕복선은 양이 너무 많아 추진제(연료)를 담은 외부 탱크(ET: External Tank)를 장착한다.

발사대로 이동 중인 챌린저호. 가운데 주황색 외부 탱크(ET)의 양옆에 고체 로켓 부스터가 붙어 있다.

길이 46.9m, 지름 8.4m의 ET 안에 –183℃의 액체 산소(산화제)와 –253℃의 액체 수소    (추진제)를 채운다. 우주 왕복선을 한 번 발사할 때 ET에 들어가는 액체 산소와 액체 수소의 부피는 올림픽 대회 수영장을 83%나 채울 만큼 많아서 추진제를 모두 채운 ET의 무게는 우주 왕복선 무게의 9배가 넘는다. 그런데 이렇게 무게가 늘어나면 우주 왕복선의 주 엔진만으로 들어 올릴 수 없어서 ET 추력의 5배가 넘는 힘을 내는 두 개의 고체 로켓 부스터(SRB: Solid Rocket Booster)를 ET 양옆에 단다. 우주 왕복선에 ET를 연결하고 ET에 SRB를 연결하면 총질량은 무려 1,430,600kg이다. 큰 추력을 내기 위해 실제 우주에 나가는 우주 왕복선 무게의 16배가 추가됐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셈이다.

우주 왕복선에서 분리된 ET


■ 연료의 누출과 폭발 위험 

SRB는 우주 왕복선을 발사할 때 필요한 추력의 71.4%를 공급하는데, 500t의 고체 연료를 발사 후 약 2분 동안 모두 태운다. 엄청난 에너지가 짧은 시간 동안 우주 왕복선에 가해지는 것이다. SRB 덕분에 우주 왕복선은 약 2분 만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다섯 개 쌓아놓은 높이보다 더 높이 올라간다. 평균 속력은 음속을 초과하는 시속 약 1,290km이고, 최고 속도는 이보다 훨씬 크다. 그러나 SRB가 짧은 시간에 큰 추력을 내는 만큼 작은 문제로 큰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챌린저호도 SRB에서 발생한 문제로 폭발했다.

우주 왕복선의 SRB는 유타주에 있는 모턴 티오콜(Morton Thiokol)사의 공장에서 4개의 섹션으로 제작한 후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로 가지고 와 하나로 조립했다. 4개의 섹션을 하나로 조립할 때 섹션 사이의 틈을 합성고무로 만들어진 O-링으로 메워 고체 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가스가 새지 않도록 했다. O-링은 두께 6.4mm, 둘레 11.6m의 원형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노란 고무줄의 두께가 약 2mm 정도이니 우주 왕복선에 사용하는 O-링의 두께는 노란 고무줄 3~4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얇은 두께로 어떻게 거대한 SRB의 틈 사이를 메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발사 전 딱딱한 상태의 O-링은 발사과정에서 고체 연료의 온도 상승과 함께 팽창하면서 탄성이 증가한다. 그리고 기체의 압력과 우주 왕복선의 흔들림으로 틈에 완전히 밀착되는 것이다. 나사는 한 개의 O-링(1차)이 완전히 가스를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보조 O-링(2차)까지 장착했다. 

그러나 O-링은 설계된 대로 잘 작동하지 않았다. 1981년 11월 두 번째로 발사된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오른쪽 SRB에서 1차 O-링의 부식이 처음 발견됐다. 1984년 8월 발사된 디스커버리호의 왼쪽 SRB에도 1차와 2차 O-링 사이에 그을음이 발견됐다. 발사과정에서 연결된 부분이 구부러지며 O-링이 가스를 완전히 막지 못해 뜨거운 배기가스가 유출되면서 O-링에 손상을 가했다. 1985년에 발사된 9번의 우주 왕복선 중 10월에 발사된 아틀란티스호 하나를 제외하고 모든 SRB에서 O-링이 밀봉되지 않았고, 4월에 발사된 챌린저호의 SRB에서는 1차와 2차 O-링 모두에서 가스가 새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때까지 우주 왕복선 발사 역사상 가장 추운 날이었던 1985년 1월 24일에 발사된 디스커버리호의 SRB 상태는 심각했다. O-링이 전체적으로 불에 탔고 두 O-링 사이에는 그을음이 잔뜩 묻어 있었다. 티오콜사의 기술자들도 그렇게 많이 손상된 O-링은 본 적이 없었다. 발사일 기온은 18℃였고, O-링의 온도는 12℃였는데, 고무 재질로 만들어진 O-링은 소재 특성상 약 18.5℃ 이하의 온도에서 탄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온도가 올라가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ET에 장착되기 전의 SRB. 검은색 띠 안에 O-링이 틈을 메우고 있다.

티오콜사의 기술자들은 당장 우주 왕복선의 발사를 멈추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발사과정에서 언제든지 폭발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오콜사의 의견을 나사 고위 관계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O-링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비행을 중지할 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티오콜사의 SRB 제작 기술자인 브라이언 러셀(Brian Russell)은 우주 왕복선이 발사될 때마다 ‘위장이 뒤틀리고, 주먹을 너무 꽉 쥐어서 피가 안 통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우주 왕복선이 발사된 후 SRB가 분리되기 전인 2분 안에 언제든지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너무 낮다면 발사장에서 그대로 폭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발사를 결정하는 곳은 나사였고 티오콜사는 나사에 SRB를 납품하는 협력 업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티오콜사의 기술자들과 나사의 최고 책임자들 몇몇만 아는 거대한 비밀을 품은 채 우주 왕복선은 계속 발사되었다.


■ 누적된 위험챌린저의 비극


챌린저호가 발사된 1986년 1월 28일은 1년 전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될 때 온도보다 훨씬 더 낮았다. 이날은 북극에서 몰려온 한파로 1년 중 가장 추운 날이었다. 티오콜사 기술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챌린저호는 발사되었고 0.687초 만에 오른쪽 SRB 아래쪽의 O-링 틈새로 가스가 새 나오기 시작했다. 전날 발사대 주변의 기온은 -8℃까지 떨어졌고, 발사 시점의 기온은 2℃에 불과했다. 그러나 SRB의 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왼쪽 SRB의 온도는 –4℃, 오른쪽 SRB의 온도는 –13℃까지 떨어졌다. 오른쪽 SRB의 온도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북서풍이 –183℃의 액체 산소와 –253℃의 액체 질소가 채워진 ET를 지나오면서 과냉각됐기 때문이다. 급격히 낮아진 온도는 O-링을 회복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결국 밀봉되지 않은 틈 사이로 고체 연료가 연소하면서 3,315℃의 가스가 새 나왔다.

SRB에서 누출된 가스가 연소하면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

    이대로 가스 배출이 계속됐다면 챌린저호는 그 자리에서 폭발했을 것이다. 다행히 고체 연료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산화알루미늄 조각이 틈을 메우면서 더는 가스가 배출되지 않았다. 오른쪽 SRB의 틈을 메운 산화알루미늄은 발사 후 58.788초까지 O-링의 역할을 대신했다. 이대로 70초 정도만 더 버티면 로켓 부스터는 챌린저호로부터 분리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챌린저호에 우주 왕복선 발사 역사상 가장 강한 급변풍(wind shear)이 불면서 틈을 메우고 있던 산화알루미늄 조각이 떨어져 나갔다. 이때부터 오른쪽 SRB 하단의 틈 사이로 불꽃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불꽃은 점점 커지면서 불행히도 액체 질소가 들어있는 ET 아래쪽과 SRB의 아래쪽 지지대에 손상을 가했다. 결국 ET에 구멍이 나면서 액체 질소가 방출됐다. 동시에 SRB 아래쪽 지지대도 부서지면서 SRB가 액체 산소 탱크에 충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액체 산소도 방출되기 시작했다. 결국 다량의 액체 질소와 액체 산소가 만나 폭발을 일으키면서 이 충격으로 고도 14km 상공에서 파괴되고 말았다. 이때 챌린저호의 속도는 음속의 1.92배인 시속 약 2,350km에 달했다.

그러나 발사 당시 챌린저호에 생긴 문제를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사 공보관 스티브 네스빗(Steve Nesbitt)은 폭발 후 16초가 지날 때까지 챌린저호의 비행 정보를 계속 발표하고 있었다. 네스빗은 잠시 후 비행 역학 담당관으로부터 챌린저호가 폭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관람석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처음에는 폭발 사실을 알지 못했다. SRB가 분리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피커를 통해 “챌린저호가 폭발했습니다.”라는 방송이 나왔다.

지상 통제 센터가 폭발 직전까지 챌린저호에서 발견한 이상 신호는 단 한 개도 없었다. 3개의 주 엔진은 정상 작동 중이었고, 연료전지와 보조 동력 장치도 이상이 없었다. 폭발 원인은 추정할 수조차 없었다. 그들이 파악한 정보는 관람석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없었다. 챌린저호가 73초 만에 ‘폭발’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 로켓의 극단적인 발사과정

사고 후 구성된 조사 위원회의 보고서에는 챌린저호 사고의 원인으로 O-링 단 한 가지를 지목했다. 다른 부분은 모두 정상이었다. 조사 위원회의 청문회 과정에서 나사가 티오콜사의 의견을 무시한 채 수년 동안 발사를 강행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두께 6.4mm의 부품 하나 때문에 7명의 유능한 승무원의 목숨과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된 우주 왕복선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챌린저호 사고는 나사의 의사 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줬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부품 하나의 문제로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력을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연료를 연소해야 하는 로켓의 극단적인 발사과정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다.

조사 위원회에서 얼음물에 넣었던 고무링의 탄력이 회복되지 않는 현상을 보여주는 리처드 파인만.

로켓에 사용하는 연료는 기본적으로 액체나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데 로켓의 특성이나 수행 임무에 따라 달라진다. 고체 연료는 알루미늄(Al) 분말과 니트릴 고무(NBR) 분말을 사용하고 산화제로는 과염소산암모늄(NH4ClO4)을 사용한다. 이름만 들어도 위험해 보이는 이 고체 연료는 실제로도 매우 위험한 화학 약품들이다. 제조 과정에서 정전기나 스파크가 발생하면 그대로 폭발할 수 있다. 1988년 5월 미국 네바다주의 펩콘(PEPCON)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SRB에 들어갈 과염소산암모늄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공장이 무너졌으며 11km 떨어진 라스베이거스의 매캐런 국제공항의 창문이 깨질 정도로 강한 충격파가 발생했다.

완성된 고체 연료는 액체 연료보다 비교적 저장이나 이동이 쉽고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비행 중 추력 제어가 어렵고 일단 점화되면 끌 수가 없다. 챌린저호 사고의 경우 SRB의 고체 연료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고온의 가스가 O-링 틈새로 수십 초 동안 누출돼 우주 왕복선의 구조물을 녹였지만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만약 알았더라도 손쓸 방법은 없었다. 챌린저호의 사고 이후인 1990년 9월에도 타이탄 로켓(Titan IV)의 SRB를 테스트하던 중 SRB의 바닥이 부서지면서 불이 붙어 민간인 직원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우주 왕복선에 사용한 SRB는 나사가 유인 달 탐사를 위해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의 주력 로켓인 SLS(Space Launch System) 로켓에도 여전히 사용한다.

그렇다면 액체 연료는 어떨까? 액체 연료는 통상적으로 연료 효율이 고체 연료보다 높고 연소를 조절하여 추력을 변화시킬 수 있어서 2단 로켓에 주로 사용한다. 우주 왕복선은 발사 후 2분 8초에 SRB를 분리하고 8분 30초까지 1,500,000ℓ 이상의 액체 연료를 태워 상승한다. 그러나 우주 왕복선처럼 극저온의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를 사용하는 경우 액체 상태 유지를 위해 대규모 시설이 필요하고, 발사 전에 연료 탱크에 액체 연료를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료 탱크를 모두 채운 후에도 저온을 유지하기 위한 단열은 필수이다. 액체 산소는 산화제로 이용되는데 다른 산화제보다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어서 많이 사용하지만, 반응성이 높아 안전하고 깨끗한 용기에 보관해야만 한다. 액체 산소는 사람의 지문에 의해 남겨진 기름얼룩에도 화학반응을 일으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1968년 7월 발사 준비 중이던 소련의 소유스호(Soyuz 7K-L1)의 산소 탱크가 지나친 압력으로 폭발하면서 군인 1명이 사망했다. 나사의 SLS 로켓에도 우주 왕복선과 마찬가지로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를 사용한다.

스페이스X의 로켓이나 러시아의 소유스 로켓은 RP-1이라 불리는 고순도 정제 등유를 추진제로 사용한다. RP-1은 액체 수소보다 연료 효율이 낮지만 저렴하고 실온에서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어서 폭발 위험이 액체 수소보다 낮다. 그러나 RP-1은 독성이 있고 발암 위험이 있는 물질이다. 그리고 폭발 위험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1983년 9월에 2명의 승무원을 태운 소유스호(Soyuz T-10-1)가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 직전 폭발했다. 소유스호는 소련이 운영하는 살류트 7호(Salyut-7) 우주 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해 발사될 예정이었는데, 액체 연료 RP-1(일종의 등유)이 누출되면서 폭발했다. 다행히 2명의 승무원은 폭발 6초 전 비상 탈출 시스템을 작동해 탈출했다.

이처럼 로켓에 사용되는 고체나 액체 연료는 취급에 특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발사과정에서 로켓이 안고 있는 위험성은 연료뿐만 아니다. 1970년 4월 아폴로 13호는 발사과정에서 2단 로켓의 엔진 5개 중 중앙 엔진이 예정된 연소 시간보다 2분이나 일찍 꺼져버렸다. 이로 인해 당연히 추력이 부족해졌고 달 탐사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지만, 2단 로켓의 나머지 엔진과 3단 로켓의 엔진을 예정보다 더 오래 연소시켜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아폴로 13호는 산소 탱크가 폭발하면서 결국 달 탐사에 실패했다.

소유스호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1975년 4월 발사된 소유스호(Soyuz 18a)는 발사 후 2단계 로켓이 분리되지 않으면서 지구로 추락했다. 소유스호는 긴급히 재진입 시스템을 작동해 비상착륙하면서 절벽 앞에서 가까스로 멈췄다. 승무원들도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급격한 가속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충격으로 사령관 라자레프는 우주 비행사를 그만둬야 했다.

Soyuz-FG. 발사 후 123초 만에 폭발

    발사과정의 사고는 과거의 일만이 아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뿐만 아니라 최근까지도 사고가 이어졌다. 1996년 위성을 탑재한 중국의 장정 로켓이 발사 후 22초 만에 추락하면서 인근 마을을 덮쳤다. 이 사고로 80채의 가옥이 부서졌고 사망 6명, 부상 5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002년 10월에는 소유스호(Soyuz-FG)가 발사 29초 만에 폭발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으며 파편이 인근 산에 떨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났다. 그리고 2018년 10월에는 미국과 러시아 우주인을 태운 소유스호(Soyuz FG)가 발사 123초 만에 추락했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 가려던 두 우주인은 다행히 비상 탈출 시스템의 작동으로 무사했다. 사고는 로켓 부스터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센서의 오작동으로 본체에 충격을 가하면서 발생했다. 로켓의 발사과정은 이처럼 험난하다. 수백만 개에 이르는 부품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부품 외에도 기온, 바람, 번개 등과 같은 날씨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로켓은 계획된 날짜에 발사되기가 쉽지 않다.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개월씩 연기되기도 했다. 나사가 추진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에 의해 2022년 8월 29일 발사 예정이었던 아르테미스 1호는 액체 수소 누출 문제로 두 차례 연기된 후 세 번째 발사도 허리케인의 북상으로 다시 연기됐다.

이런 방식이라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더라도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우주로 가는 일이 대중화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로켓을 타고 우주에 가더라도 다시 들어오는 길은 출발할 때보다 더 험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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