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고의 학위, 내 책 한권 쓰는 법
"당신의 책을 가져라" 송숙희 지음 / 국일 미디어/이원종 서평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때마다 꼭 같이 딸려오는 조그만 책자가 있다. 같은 출판사의 책들이 여러 권 소개 되어있는 카탈로그 말이다. 버리자니 왠지 아까워서 책갈피로 쓰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무슨 책들이 있나 살펴보기도 하는데, 출판사의 핵심적인 마케팅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구입 역시도 그런 출판사의 마케팅 그물에 제대로 걸려들었던 경우였다. 보통은 지인에게 추천 받은 책이나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데, ‘당신의 책을 가지라’는 이 메시지가 내 안 어딘가에 있는 욕망을 너무도 강력히 자극하는 것 같았다.
정말로 묻고 싶어졌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신의 책을 가지라는 권유에 대해서. 나는 책을 쓸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내심 언젠가는 나도 책 한 권 써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물론 이미 책을 써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묻고 싶다. 책을 써봤더니 어떠냐 라고.
저자는 여러 타이틀을 가지며 일해 왔는데, 그 중 여성잡지 편집장을 지냈던 경력과 출판기획의 노하우를 살려, 많은 베스트셀러들을 만들어 왔다. 그 과정을 통해 책을 낸 사람들이 그들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 놀라운 효과를 알리기 위해 이렇게 책 쓰기를 권하는 책을 쓰게 되었고 한다. 구체적으로 주제 찾기, 책제목과 목차 정하기, 내용 구성, 출판사 찾기와 마케팅 등 출판의 전 과정에 대해 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책을 쓰고자 결심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꼭 머리 속에 각인시키고자 했던 핵심이 두 가지가 있었으니, 그것만 기억한다면 책을 쓰는 과정 내내 찾아올 어려움과 좌절감 등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첫 번째는 ‘당신이 누구라도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 스스로도 이 책을 쓰면서 시시때때로 ‘말끔한 문장 하나 쓸 줄 모르는 자신이 무슨 책을 쓴다고 깝죽대냐며 징징거렸다’고 한다. 당신이 전문가이든, 자영업자, 직장인, 공무원, 주부, 학생, 또는 죄수이든, 그 누구든 간에 책을 쓸 자격은 충분하다.
쓸 내용이 없는가? 당신이 지금까지 체험해 왔던 것들의 조합은 그 누구도 본적 없는 독특한 이야기 거리이다. 누가 읽어줄까 라고 걱정하지 말라. 서점에 가면 얼마나 다양한 주제들로 책이 쓰여졌는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읽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는 반드시 당신의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그 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마음으로 책을 쓰면 된다.
안톤 체호프는 이렇게 말했다. “짚신도 짝이 있듯이 아무리 형편없는 작품도 읽는 사람이 있다. 그러므로 두려워 말라.“ 혹시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가? 유명 작가 중에서 실제로 전업작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책을 쓰려고만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만들어 쓰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쓰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또 무엇인가? 책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안 되는 이유는 백 가지라도 들 수 있다. 당신이 누구이든, 그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당신은 책을 쓸 수 있다.
두 번째는, ‘꾸역꾸역 쓰라’는 것이다. 아무리 베스트셀러 작가라 할 지라도 몇 날 며칠 동안 채 몇 줄도 쓰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책 쓰는 일이 그리 수월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역설적인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유명 작가도 힘든 일인데, 나 역시 잘 안 써지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저 시간이 날 때마다 쓰고 또 쓰고, 때로는 달래며, 때로는 견디며, 도저히 쓸 말이 없을지라도, 그래도 또 써야 한다. 말 그대로 매일 꾸역꾸역 써대는 것이다. 실컷 책을 쓰라고 해놓고는 책 쓰기가 힘든 일이라니,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나는 이 말이 가장 실제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진리에는 항상 이율배반이 존재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인’ 것과 ‘모르는 게 약’인 것이 동시에 진리인 것처럼. 책 쓰기를 권한다고 해서, 막상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길 사람들이 반드시 겪게 될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나는 반드시 의문을 품고 나 자신도 책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꾸역꾸역 쓰라는 말이 아주 적절한 표현으로 다가왔다.
감명깊게 본 영화나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었는데, 그들의 반응이 나와 반대일 경우가 있다. 기대하는 수준과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두 종류로 구분한다면, 아주 거대하고 심도 있는 주제를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풀어가면서 그 주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깨달음을 주는 책과, 이미 어느 정도 알만한 주제이지만 명확하게 정리하고 예제를 통해 확신과 동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으로 나누고 싶다. 둘다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그 활용의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은 후자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무슨 목적으로든 언젠가 책을 한번 써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그 목표로 올라가는 언덕에서 미끄러 질 때마다 든든히 받쳐 줄 발판의 역할을 이 책이 해 줄것이라 확신한다. 끝으로, 이 글 역시 꾸역꾸역 써 온 것임을 고백하고 싶다.
- 나는 알았어야 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소설을 쓰고 어떤 책을 쓰던, 그것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던지 간에 나는 내 길을 갔어야 했음을. 그저 내가 쓸 수 있는 것, 쓰고 싶은 것을 쓰기만 했어야 함을. (본문)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오간지프로덕션 콘텐츠「강연의 시대」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