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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Jan 09. 2019

(열국지)『악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내를 죽여 장군이 된 오기

(서평)아내를 죽여 장군이 된 오기 : 악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동주 열국지 10권 / 풍몽룡 지음 / 김구용 옮김 / 이원종 서평



열국지 10권은 춘추시대 말기 위나라의 오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오기는 상승장군이라 불렸던 전투에 유능한 장수였으며, 초나라의 법제를 개편하여 강대국의 기초를 닦았을 정도로 학문과 식견에도 능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인정없고 무자비한 행동을 많이하였고, 결국 말년에는 무참히 살해당하고 말았다. 학문과 병법을 익히고 세상에 나아가 처세하는데 있어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인격을 갖추지 못했던 탓에 어렵게 오른 정승의 자리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오기는 매일 동네에서 칼부림이나 하며 불한당 짓을 하다가 어머니로부터 꾸지람을 듣자 자기 팔을 깨물어 그 피를 입술에 바르며 맹세한다. 일국의 정승이 되어 위나라 성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한 다시는 어머니를 뵙지않겠다는 말이었다. 늙은 어머니는 울면서 말렸지만 오기는 돌아보지도 않고 위나라를 떠났다. 그리고 노나라에 가서 공자의 제자인 증삼에게 학문을 배운다. 워낙 열심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던 탓에 오기는 상당한 학문의 경지를 이루게 되고, 노나라에 놀러왔던 제나라 사람 전거는 오기를 눈여겨보고 그를 사위로 삼았다.

학문을 익힌지 6년이 지났을 때, 오기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지만, 오기는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고는 곧 눈물을 닦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한다. 얼마나 독한 사람인가! 그의 스승 증삼은 이를 괘씸히 여겨 오기를 근본도 없는 사람이라 하며 결국 문하에서 내쫓고 말았다. 오기는 다시 3년 동안 병법을 공부해서 일가를 이루었다. 오기는 다시 노나라에 등용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제나라가 노나라를 치러 왔다, 이에 노나라의 공의휴는 노나라 왕인 노목공에게 오기를 대장으로 삼아 제나라와 싸워야 한다고 간하지만, 노목공은 오기가 제나라 사람을 아내로 두고 있다하여 주저하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오기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 "이럴 때 부인의 머리를 들고 가서 상감을 뵈옵기만 하면 나는 곧 대장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게 공을 세워 천추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소. " 이 말에 전씨가 매우 놀라 대답을 하려고 입을 벌리는 순간이었다. 오기는 대답을 듣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칼을 뽑아 아내의 목을 쳤다. 참으로 처참한 광경이었다. (14쪽)




오기는 아내의 머리를 들고 노목공 앞에 가서 자신의 충성을 믿어달라고 말한다. 이는 노목공이 보기에도 너무나 잔인한 짓이었지만, 오기는 대단히 유능한 병법가이기도 했고 다른 나라로 가서 자신의 나라를 공격한다면 곤란할 것이라 생각한 노목공은 결국 오기를 대장으로 세우게 된다.

오기는 정말 유능한 장수였다. 그는 병사들과 같이 숙식을 하며 행군할 때는 말에서 내려 같이 걸었고, 한 병사의 상처에서 나오는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는 정성까지 보였다. 병사들은 모두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맹세하고 싸우니, 결국 오기는 제나라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상경 벼슬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 영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오기는 그의 야심과 부덕함, 그리고 주위의 시기와 질투 때문에 노나라에서 쫓겨나 위나라로 가게 되고, 거기서도 비슷한 일을 당하며 초나라까지 쫓겨가게 되지만 초나라에서도 역시 그를 등용했던 초도왕이 세상을 떠나자, 그간 억눌려있던 귀족과 대신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평생 소원이던 정승이 되긴 했으나
그는 원래 아내를 죽이고 어머니를 버린 사람이었도다.
노나라와 위나라에 있었던 것도 다 흘러가버린 옛일이지만
그가 초나라 사람 손에 죽을 줄이야 뉘 알았으리오. (38쪽)




우리는 종종 악하고 못된 짓을 많이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목표를 이루고 성공하는 반면, 선량한 사람은 가난한 생활을 못 벗어나는 경우를 본다. 그래서 선악과 성공은 아무 상관이 없을뿐 아니라, 오히려 악한 사람이 더 성공하게 되는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악하거나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의 목표에 독하게 집중하는 데 반해 착한 사람은 집중을 못 하고 여기저기 오지랖넓게 참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오기는 그토록 힘들게 목표한 바를 이루고자 인생을 살았지만, 결국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무서운 집중력과 의지는 배우되, 주위사람들에게 못한 도리는 배제해야하겠다. 사람들에게 못된 짓을 하면서도 성공할 수는 있지만, 인격이 갖춰지지 않으면 오래 못가고 그 말년은 비참하게 끝난다는 것이 대부분 열국지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이다.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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