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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Jan 17. 2019

(서평)『선물(The Present)』스펜서 존슨 지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두번째 이야기

선물(The Present) / 스펜서 존슨 저 / 형선호 역 / 랜덤하우스코리아/ 이원종 서평


전형적인 마케팅에 의한 베스트 셀러라는 인식이 있었던지라, 스펜서 존슨의 책을 읽지 않았었다. 그런데 한 까페의 전체메일에서 읽은 글 중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전보다 더 긴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끼곤 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동시에 바로 이 책 '선물'을 20번 이상 읽어보라고 추천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좀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책꽂이에 꽃혀있었지만 소외받아왔던 '선물'을 읽게 되었다.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한 에크하르트 툴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책제목이 그대로 '선물'의 핵심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던가. 이와 같은 책과 생각을 통해 조금씩 힌트를 얻고 깨달아가야 하는 것이리라 믿는다. 현재에 살아야 하는 이유 역시도.



한 소년은 지혜로운 노인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란 이야기를 듣지만, 당연하게도 그 말뜻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만 그 '선물'이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원하는 건 무엇이든 훨씬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는 말에 큰 기대를 가지게 된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며 십대의 청소년이 된 소년은,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기대한 것과는 달리 점점 불만만 커져감을 느낀다. 노인을 다시 찾아간 소년은 그 선물이 무엇인지, 있기는 한 것인지, 왜 그냥 그 선물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냐고 따지지만, 노인의 대답은 다시 한번 소년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힘이 없단다. 그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그 선물을 대신 찾아줄 수는 없단다. 그건 네가 스스로 찾아야 해. 오직 너 자신만이 그걸 발견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28쪽)



비록 우화이긴 하지만 '결국 모든게 나한테 달려있다는 틀에 박힌 말로 얼버무리려 하는구나'라고 의심했을 소년의 원망과 실망에 동화되는 듯 하다. 말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느끼며, 모든 깨달음에는 그에 알맞은 때가 있음을 이해시켜주지 못하는 노인의 안타까운 심정도 마찬가지다.



소년은 스스로 해답을 찾기로 했다. 신문, 잡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인터넷, 여행,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것을 구했지만, 아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못했다. 마침내 소년은 낙심하여 그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다가 회사에 입사하여 직장생활을 하게 된 청년은, 어느 순간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어 노인을 다시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노인은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그에게 잠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히 해답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노인은 이제 그 '때'가 왔음을 알았을 것이다.

혼자 숲속에서 지내는 동안 그는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다. 그 때문에 삶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도 경험했다. 그리고 어릴 때 들어서 이해하지 못했던 노인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마침내 그 '선물'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 그 선물이 무엇인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당신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잊었을 뿐이다. (26쪽)



그것은 바로 '현재(The Present)'라는 선물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엔 누구나 당연한 것처럼 그 선물을 누렸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 존재를 잊어가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선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한 시간 한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 새 일 년이 지나 있고 또 다시 일 년이 가고 있지 않은가!

이 깨달음을 시작으로 청년은 노인의 값진 조언을 하나씩 깨닫고 받아들이게 된다. 역시 한 순간의 깨달음으로 현재를 살 수 있게 되는건 아닌가 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 힘이 들더라도 무엇이 옳은지 반드시 생각을 해야하고 그 '옳은 것'에 집중을 해야 한다.


- "중요한 건 고통스런 상황을 겪을 때 그걸 피하려고 자꾸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그 고통에서 배움을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네." (52쪽)
- 과거에서 배움을 얻지 못하면 과거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배움을 얻고 과거를 보내는 순간 우리의 현재는 더 나아진다. (64쪽)


이것은 그동안 참 많이도 저질러온 실수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비참했던 과거는 무조건 잊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 같다. 과거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배움을 얻지 못한다면. 다행스럽게도 과거에서 더 많이 배울수록 우리는 후회를 덜 하게 되고, 현재의 시간은 더 많아진다고 노인은 이야기했다.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미래 역시 잘 다루어야 하고 소명에 대해서도 이해를 해야한다. 이 대부분의 교훈을 깨달아 소년은 그 노인과 같은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다시 어린 시절의 자신과 같은 소녀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이 우화는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떤 사람들은 많이 깨닫고 생각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 뻔한 이야기라고 실망하기도 한다. 취향에 따라, 각자가 놓여있는 처지에 따라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든 모르든 간에 여기서 전해주고 있는 메세지는 분명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질문들을 하게 만든다. 책을 통해 그런 질문들을 해볼 기회를 갖는다는 것도, 책을 읽는 하나의 의미일 것이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끝이다. '지금 이 순간'을 더 제대로 살기 위한 힌트를 찾아봐야겠다.


- 성공은 우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고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우리는 모두 스스로 정의한다. (101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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