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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Apr 20. 2019

(서평)『읽고 쓰기의 달인』사이토 다카시 지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읽고 쓰기의 노하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읽고 쓰기의 노하우 - 사이토 다카시 저/최수진 역/비즈니스맵/이원종 서평




읽기와 쓰기, 너무나 일상적인 행위들이어서 아마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 우리는 과연 잘 읽고 잘 쓰고자 하는 열망을 강하게 느꼈던 적이 없었을까.


학창 시절에 국어나 영어 시험지를 받아 들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엄청난 양의 지문에 압도 당했던 기억이 날 것이다. 그 때는 얼마나 간절하게 그 낯선 문장들을 빨리 읽고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서, 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찾아내고 싶어했던가. 학창시절을 벗어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속독으로 1시간 만에 책을 한 권 다 읽고서, 그 내용을 거의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1년 동안 수백권의 책을 섭렵할 수 있다면, 비약적인 지적 성장과 더불어 수입도 2배로 늘어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쓰는 일'은 어떨까. 누군가는 '읽는 것은 좋지만 쓰는 것은 나에게 잘 맞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책쓰기나 중요한 자기소개서 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시로 주고받는 이메일이나 게시판 글쓰기, 문자 메시지 등이 누군가에게 읽혀진다는 사실을 조금 더 주의깊게 생각해보자.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쓰여진 글'로써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평가할 것이다. 전체 메일을 보내면서 '투덜되지 말고', '조망간 뵙지요.' 등의 맞춤법 실수를 한다면, 메일의 내용 전체가 수준낮은 글이 되어버리고, 신빙성 결여, 이미지 추락 등의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물론 상대는 꽤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모르는 척 넘어가겠지만 말이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쓰기' 보다 '말하기'에 더 비중을 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말하기 또한, 글로 쓸 수 없는 것을 재료로 할 수 없다. 그리고 읽어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어휘들만 우리는 쓸 수 있다. 즉, 말하기와 쓰기는 넓은 의미에서 같은 행위이고, 읽기와 쓰기 또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읽기와 쓰기는 따로따로 단련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읽기의 달인이 되려면 쓰기를 전제로 읽어야 하고, 쓰기의 달인이 되려면 읽기를 전제로 써야 한다. (13쪽)



이것은 '어떻게 하면 더 잘 읽고 더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딱 한 문장만을 기억하고자 한다면 바로 위 문장이 되겠다.


<파인만 씨, 농담도 잘 하시네>의 주인공인 유쾌한 물리학자 파인만은 이런 말을 했다. "쉽게 설명하지 못 하면 모르는 것이다." 두고두고 새겨 둘 명언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뭔가 복잡하고 어려운 말(특히 불필요한 영어나 전문 용어)을 사용해가며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사람은 자기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으로 봐도 좋다. 설령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 해도 나는 그렇게 판단한다. 이것을 '읽기'에 적용한다면,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아듣도록 이야기하지 못하면 그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다. 알아듣게 설명하는 것은 고사하고, 책의 내용을 떠올리는 것만도 힘든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내가 말하는 '읽기'란 글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단순히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으로 보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21쪽)


'독서를 위한 독서'를 하지 말자는 얘기다. 비슷한 말로 '자기만족으로 그치는 독서' , '목표한 권수를 채우기 위한 독서'등이 있다. 그렇다면 글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1) 집중을 못 해서, 2) 책의 수준이 자신과 안 맞아서. 책의 수준이 너무 높다고 생각이 되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으로 바꿔야 한다. 집중을 잘 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바로 '쓰기를 전제로' 읽는 것이다. 즉, 독서감상문을 쓰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읽은 내용을 말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책읽기'를 다룬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좀더 부담없이 수월하게 독서감상문(독후감)을 쓰는 방법을 이 책에서 알려준다.  


나는 독후감만큼 쓰기 쉬운 글은 없다고 생각한다. 글의 소재로써 처음부터 '책'이라는 제재가 확실히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소재가 아무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문장을 구성해야 하는 경우와 달리 글쓰기의 고민을 한 단계 덜어준다


일단 이 말을 이해하면 된다. 독후감은 위와 같은 이유로 비교적 쓰기 쉬운 글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좀더 구체적인 팁은 꽤 유용할 것이다. 꼭 쓰고 싶은 인용문으로 우선 백지를 채우는 방법인데, 그렇게 하면 일단 여백이 채워짐으로써 안정감이 들고, 또한 그 인용문 들을 위주로 연결할 말들을 찾으면 되기 때문에 수월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90% 이상 공감한다. 독후감을 쓸 때 꼭 한번 실천해보길 권한다.


또 한 가지, 읽은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는 방법은 경우에 따라 여건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선생님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책읽기에 있어서는 최고의 환경에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만약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수업시간의 첫 5분은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를 하면 되겠다. 듣는 사람도 역시 책 한권을 압축해서 받아들일 수 있으니 윈윈하는 방법이다. 이해해 줄만한 친구나 동료, 가족에게 은근슬쩍 읽은 책과 관련있는 주제를 제시하는 방법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쌤튜버(선생님+유튜버)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20/2019042000215.html


'읽기를 전제로 쓴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받아들이고 실천하면 좋겠다. 첫째는 글쓰기를 하면 더 많이 읽게 된다는 것으로, 좋은 글을 남기고자 하는 욕구는 더 많은 책읽기의 훌륭한 동기가 된다. 책 뒷 부분의 참고문헌들은 작가에 의해 그렇게 읽힌 책들일 것이다. 두번째 의미는, 다른 사람에게 읽힐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라는 것이다. 제 3자의 시점을 염두에 둔 글쓰기만이 더 가치 있고,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잘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해서 깊게 읽을 것이냐 아니면 여러 분야의 책을 넓게 읽을 것이냐하는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조언을 소개한다. 이 다음 말은 '책을 읽는 권수가 많아질 수록 땅을 파는 장비가 업그레이드 된다고 생각하라'이다. (예 : 100권은 삽, 200권은 해머 드릴, 1,000권은 포크레인 등)


넓게 읽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깊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왜냐하면 깊게 읽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넓게 읽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39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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