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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Jul 01. 2019

(서평)『강백호처럼, 영광의 순간을』쓰지 슈이치 지음

승리의 사고방식

강백호처럼영광의 순간을 – 승리의 사고방식

쓰지 슈이치 하빌리스 /이원종 서평



'왼 손은 거들뿐.' 누구나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말을 포함해 많은 명언을 쏟아냈던 슬램덩크란 작품이 세상에 나온 지도 어느새 30년이 지났다. 1억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인 만큼 지금 읽어도 그 감동과 의미가 남다른 명작임에 분명하다.


스포츠의학과 멘탈트레이닝 전문가인 저자는 슬램덩크를 단순한 농구만화로 보지 않는다스포츠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에 적용되는 지도이론과 철학이 녹아있다고 말하며특히 그 '승리의 사고방식'에 주목하고 있다도내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던 북산고등학교가 상양능남과 같은 전통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전국대회에 진출하고 거기서도 전년도 챔피언이었던 산왕고를 꺾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얼마 전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준우승이라는 기적의 역사를 일구었던 우리나라 U-20 축구대표팀의 이강인 선수가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는 인터뷰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야기했을 때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그저 재능 있는 어린 선수의 패기와 열정이겠거니 하며 받아들였을 것이고많은 축구 관계자와 전문가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로 규정지어 버리고 아예 그 가능성조차 언급하지 않았다그보다는 아르헨티나포르투갈 등 우승후보와 다투어야 하는 조별예선 통과조차 어려울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예상을 깨고 보란 듯이 결승에 오르며 길이길이 남을 역사를 만들어냈다누군가 그 업적을 깎아내릴 구실이 될 만한 홈 어드밴티지도 없었고성적에 걸 맞는 뛰어난 실력과 작전에 의한 쾌거였다결코 운만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이런 결과는 남다른 목표의식으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채치수는 큰 신장을 갖춘 데다 노력파인 재목이었지만, 처음 북산고에 입학했을 당시만 해도 기본기가 없어서 자유투조차 좀처럼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처음부터 전국제패였으며, 그 열정에 어울리게 매일 엄청난 연습을 소화하며 차츰 북산의 기둥으로 성장해간다. 그러나 그의 집념과 끈기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 동료들은 하나하나 지쳐 나가떨어진다. 그들에게 전국제패 같은 목표는 허황된 꿈일 뿐이었기 때문에,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훈련을 견딜 동력을 찾을 수 없었다. '전국제패? 나는 관심 없어. 너 혼자 해.' 이런 식으로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각자의 목표가 하나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절대 팀으로서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다. 결국 북산은 채치수의 원맨팀이 되고 만다. 한 명의 기량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뛰어나지만, 상대팀 입장에서는 그 한 명만 집중해서 마크하면 손쉽게 이길 수 있는 팀 말이다. 팀의 목표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은 팀은 조직력을 갖춘 팀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치수는 전국제패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2년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3학년이 되어서야 강백호, 서태웅, 송태섭, 정대만이라는 엄청난 인재들이 모이게 되고 마침내 전국 레벨에도 어울릴 만한 팀을 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채치수가 나약한 주변 동료들의 패배주의에 동조하여 목표를 적당한 수준으로 낮췄다면 그렇게 멋진 팀을 만들 수 있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보통 스포츠에서는 목표설정을 할 때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이전까지의 성적을 토대로 조금 더 상향된 목표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근거를 생각하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소극적인 목표설정방식에 속한다적극적인 목표설정은 근거에 관계없이 '이렇게 되고 싶다'라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것을 말한다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나중에 생각하는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그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근거가 나중에 따라온다는 것이다채치수는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적극적인 목표설정을 고수했다그러자 그 목표에 걸 맞는 근거가 갖춰졌다위대한 성취는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U-20 국가대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역시 먼저 원팀으로서 목표를 공유하고 끊임없이 그 목표를 각자에게 입력시켰을 것이며, 그걸 이룰만한 근거들을 하나씩 갖추어 왔을 것이기에 이강인 선수는 자신 있게 우승이라는 목표를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마지막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결승에 오르기까지 유독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 많았던 토너먼트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다름 아닌 그들의 확고하고 적극적인 목표의식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이기는 팀과 패하는 팀의 차이는 분명한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 차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패하는 팀도 지기로 작정하고 경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올바른 목표를 찾지 못하고, 확고하지 않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이다. (18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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