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들은 어떻게 영업해야 할까?
비즈니스의 꽃이 영업이듯 강사 세계에서도 영업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당신의 강연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 영업이 필요 없다. 그러나 당신의 강연이 누군가에게 손쉽게 대체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영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글은 내가 실무에서 프로 강사들의 영업방식에 대하여 보고, 듣고, 경험한 것에 대하여 요약한 글이다. 사실 영업에 대하여 공식화하려는 시도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지만 영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신인 강사들에게는 이 글이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자, 그렇다면 먼저 영업에 대해서 알아보자.
영업이란 무엇인가?
영업이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주장이 있겠지만 나는 "자기를 파는 것"이 영업의 본질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강사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청중은 강연 콘텐츠를 판단하기 이전에 그 말을 하려는 강사가 누구인지를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고를 때, 저자의 이력과 경험을 먼저 살피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따라서 당신이 영업을 하고자 할 때 우선적으로 당신이 누구이고, 어떠한 전문성이 있으며, 어떠한 메시지를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먼저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기를 파는 것에 능숙한 프로 강사들이 많다. 이를 테면 자기경영의 대가라 불리는 공병호 박사, 故 이영권 박사, 故 구본형 소장 등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여러 아카데미와 세미나를 개최한 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이영권의 경영, 경제 이야기', '구본형의 필살기' 등 개인의 이름을 걸고 책을 출판하여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행위 자체가 모두 영업에 속하는 것이다.
(참고 1: 한 번은 어느 스타 강사의 매니저가 자신이 모시는 강사는 영업도 하지 않는데 계속 강연이 들어오는 게 신기하다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했던 말. "영업 안 하시긴요. 방송 나오시잖아요? 그게 최고의 영업이죠." 실제로 방송만큼 강력한 무기도 없는데 특히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은 강사들의 꿈의 무대로, 정말 아무나 출연 못 한다. 언젠가 내가 아는 대기업 부회장이 그저 전업주부들이 보는 프로그램인 줄 알고 출연했는데 그 파급력이 장난 아니었다고 나에게 말하기도 하였다. 참고 2: 프로 강사들이 말하는 강사 세계의 그랜드 슬램(grand slam). 1) 아침마당 출연, 2) 저서 출간, 3) 석박사 학위.)
어쨌든 당신이 기억하여야 할 것은, 위 강사들도 무명시절에는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바닥부터 영업을 하였고, 자신을 어필하기 위하여 부단히 자기 계발을 하였기 때문에 오늘의 결실이 가능하였다는 사실이다.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프로 강사들의 영업방식에 대하여 살펴보자.
1 : 강연 기회를 줄 사람을 먼저 찾아내라.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이지만 영업을 할 때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강연 기회를 줄 사람을 찾는 것이다. 이때 당신에게 강연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A: 교육 담당자인 지인, B: 교육 담당자의 주변 인맥, C: 당신을 전혀 모르는 교육 담당자.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공략하기 쉬운 부류는 어디일까? 당연히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지인, 즉 A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지인이 강사 섭외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신에게 한 번 정도는 강연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순전히 당신 하기에 달려 있다.) 따라서 당신 주변에 교육 담당자가 있는지를 먼저 살핀 후, 강연 기회를 줄 수 있는지 정중히 부탁해 보라. 도무지 그러한 사람을 찾지 못하겠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회사 내 교육 담당자를 소개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라. (강연 에이전시 입장에서도 끈질기게 달라는 강사에게는 안 주고는 못 배긴다.)
또 다른 나의 경험담 : 한 번은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내가 청년 창업에 대한 강연을 가끔 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자신이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모 대학의 교육 담당자인데 나를 추천할 생각이니 프로필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즉시 프로필을 보냈고 그로부터 며칠 후 너무나도 쉽게 강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지인의 소개가 강연 기회를 얻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비록 당신이 학연, 지연, 혈연 등 인맥으로 얽혀 있는 이 사회가 못마땅하게 느껴지더라도 실력이라는 기반 위에 휴먼 네트워크까지 구축되면 진정한 파워를 가진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라. ("강사가 되는 3가지 유형"항목에도 나오지만 어느 프로 강사에게 주어진 첫 번째 강연 기회도 담당자가 학교 선후배 사이였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는 점을 기억하라.) 학연이고, 지연이고 없다고? 일단 죽어라 실전 경험을 쌓는 데만 집중하라.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찾도록 당신의 몸값을 비싸게 만들면 인맥은 저절로 생기게 될 것이다.
한편, B부류를 통해서 ‘가장 많은’ 강연 기회가 주어진다. 교육 담당자들은 정보 공유 차원에서 그들만의 네트워크 (HR 담당자 정기모임이나 대학원, 인터넷 카페 등)를 형성하고 있는데 당신을 좋게 생각하는 담당자가 다른 교육 담당자들에게 당신을 추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 담당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강사를 썼다가 나쁜 평가를 받는 것이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동종업계의 믿을만한 지인으로부터 추천받는 강사를 신뢰하기 마련이며 결국 한 명의 담당자를 사로잡으면 다른 담당자에게도 소문은 반드시 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담당자 중에도 남들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만 알고 싶어 하는 강사도 한두 명쯤은 있다.) 따라서 이미 친분이 있는 담당자들로 하여금 당신을 다른 담당자들에게 추천하도록 만들라. 추가적으로, 당신이 알고 지내던 담당자가 다른 부서로 옮겼다고 하더라도 인연의 끈을 놓지 마라. 새로운 후임이나 다른 부서 사람에게 당신을 추천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C부류는 상대적으로 가장 어려운 영업방식이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때는 나도 사무실 근처의 여러 회사에 제안서를 들고 찾아가 영업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강연 주선까지 이어진 적도 있었다. 들어갈 때까지는 너무나 망설여져도 막상 하고 나면 별 것 아니었지만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좀 덜 힘든 방법은 없을까? 있다. 당신의 강연에 관심을 가질만한 기관을 인터넷에서 찾아 프로필을 보내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교육 담당자 이메일을 찾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참고로 검색은 구글이 제일 좋다.) 내 경험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사업 초기, 내가 아는 한 명의 강사에게 관심을 보일만한 어학원을 인터넷에서 주욱 검색한 뒤 수십 곳 이상을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단, 이때 회신을 기대하지 마라. 오히려 욕을 얻어먹지 않으면 다행이니까 말이다. 한 번은 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밝히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다.) 한편, 인터넷에 검색되는 강연 에이전시마다 당신의 프로필을 보내라. 제대로 일을 하는 강연 에이전시라면 항상 새로운 강사에 목말라 있을 테니까 말이다.
2 : 담당자는 무조건 직접 만나라.
위에 언급된 방식으로 담당자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담당자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일반 강사들은 담당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에 만족하는데 여기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생긴다. 내가 지켜본 바에 의하면 프로 강사들은 어떠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담당자를 직접 만난다. 이를 테면 "마침 사무실 근처를 지나는 길인데 혹시 시간 되시면 커피 한잔 가능하실까요?" 식으로 담당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연락을 하는데 몇 번 그렇게 하면 웬만해서는 거절하지 않는다. 그런데 도대체 왜 담당자를 만나야 하느냐고? 직접 얼굴을 보고 안 보고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프로 강사들은 잘 알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메일 열 통 보다, 전화 한 통이 낫고, 전화 열 통보다 한번 보는 게 낫고, 열 번 보는 것보다 한번 밥 먹는 것이 낫다."
결론적으로 당신이 교육 담당자와 인간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 유지할수록 강연 기회는 더욱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신은 교육 담당자의 형제자매나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그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