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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Mar 13. 2018

(오간지 책소개)『분사–회사를 나눈다, 사람을 살린다』

분사(分社) – 회사를 나눈다, 사람을 살린다
사까이 구니야스, 세끼야마 히로시 공저 /이원종 서평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으로서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혹여 그런 사람이 있다면마치 학창 시절 입시공부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별종 같은 경우에나 해당된다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1947년 대양공업을 설립하여 반세기가 넘도록 회사를 성장시켜온 이 책의 저자는 직원들이 진실로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회사가 망하지 않고 영속한다고 믿는다그렇다면 이들의 경영방식에는 어떤 묘수가 있는 걸까.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같이 회사를 키워온 사까이와 세끼야마이 두 사람은 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하여 성공적인 회사경영에 대한 한 가지 결론을 얻게 된다그것은 바로 분사즉 회사를 나누는 것이다그 지론은 너무나 확고해서 책을 읽는 동안 수십 차례 강조하며 반복되는데간단히 말해 분사를 하면 사람의 의욕이 살아나고 그 결과로 회사의 실적이 오른다는 것이다.
 
곳곳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가 느껴진다그에 따르면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유를 마음껏 누려야 한다그것이 최고의 행복이다저자는 경영자로서 어떻게 하면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간직한 야성적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며 일을 할 수 있을지 그것만을 오랫동안 생각했다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하며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경영자는 낙제라고 할 수 있다분사는 인간의 성취욕이라는 본성을 되살리고더 나아가서 회사가 계속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불로불사의 운영방식이라고 까지 하고 있다.
 
회사는 작을수록 좋다.’ 이것이 분사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실제로 수백 년 동안 가업을 이어온 회사들 중에 대기업은 없다저자는 대기업이 되는 순간 망하는 길로 들어섰다고 까지 할 정도다기업이 비대해질수록 종업원의 의욕은 저하되는데성실하게 노력을 해도 회사생활에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없다면 그 것은 큰 회사의 결함이라는 것이다또한 여기서 말하는 분사는 대기업의 잉여인원 정리나 탈세를 위한 분사와는 다른 순수한 의미의 분사이다단지 회사를 나누는 것이 아닌 창업하는 것이다따라서 사장은 단순히 고용당한 사장이 아닌 창업주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처음에 도장업을 하는 회사를 설립하였고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마다 업무를 세분화하여 34개의 회사를 만들었다이렇게 분사를 할 때마다 규모는 작더라도 각 회사에 따로 총무부경리부인사부를 설치하는 원칙을 지켜왔다그룹 전체로 보면 일견 부서 중복이고 낭비가 아닐까 싶지만그런 반론에 대해 저자는 합리적인 이론보다는 인간의 본능을 말한다인간은 누구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일하기를 바라며전부를 맡겨야만 120퍼센트의 능력을 발휘한다는 주장이다.
 
저자의 분사 방식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처음엔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다그에 따르면 모회사가 막 성장하여 절정에 다다르려 할 때그 직전에 주요인재를 뽑아 분사를 시킨다즉 모회사의 입장에서는 핵심인재를 빼앗기는 것이다이것을 저자는 총격전 중에 최전방에 있는 전투원을 돌연 미안하지만 이 사람을 좀 데리고 가야 하겠소.”하고 데리고 가는’ 것에 비유한다강제로 헌혈을 하는 것에도 비유한다치사량을 뽑아내지 않는 한피는 곧바로 생산이 되고 채혈 전과 같은 농도를 유지하며 때에 따라 더 좋은 컨디션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이처럼 기업도 곧 체질이 개선되어 더 좋은 환경을 맞게 될 수도 있다등산에 비유하기도 한다.


조금만 더 오르면 드디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찰나에 밑에서 본의 아니게 끌어 내리는 꼴인 것이다. 끌려 내려와서는 또 정상을 바라보고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면 또 정상 직전에서 끌어 내린다. 그리고 또 이런 식으로 거듭한다. “왜 정상까지 오르게 놔두지 않습니까?” 이런 질문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등산이라면 몰라도 기업에서는 “절정은 안돼.”이기 때문이다. 절정에 오른 다음에는 곧바로 하산행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36쪽)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분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그의 말에 따르면이상하게도 정상 직전에서 몇 번씩 끌어내려도 기업은 쇠퇴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 만들어진 피가 기업을 활성화 시킨다이론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때로는 그런 것이 진실일 때가 많다.
 
인간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철학이 분사의 토대가 되었고그 중심에는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아주 중요한 가치가 있다. ‘분사의 철학에 따르면사원의 능력을 말살해 버리는 경영자는 사형에 처해도 무방하다만약 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강제적으로마지못해 하는 것이라 느낀다면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죽은 것과 같다정말로 큰 고통일 것이다저자는 그런 고통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사형에 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 회사를 경영하여 성장시키고자 한다면여기서 말하는 분사를 목표로 삼아보는 것도 이상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지금 당장은 어딘가에 고용되어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단지 보수를 받기 위해 억지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자유가 없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치명적인 것이다. 좋은 뜻으로 ‘일감’을 제공하였어도, 잡다한 간섭을 하면 신바람나게 일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자발적이 아니면 일할 수가 없다. 자유재량이 없다면 일에 대한 보람이나 의욕을 맛볼 수가 없다. (27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로 활동한 바 있으며 자기계발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easyread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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