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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May 12. 2018

(책소개)『인생이 왜 짧은가』

우리가 사는 것은 인생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그러나 놀랍도록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언어로는 받아들일지 모르지만실제 인생을 소비하는 모습을 보면 딱 그렇다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무슨 소리냐며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만 자신이 당장 내일 죽는다고 정해져 있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많이 억울할 테지만그렇다고 아주 이상한 일도 아니다지금까지 죽었던 사람들 중에 후회 없이 잘 살다 죽었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한 달이든 50년이든본질적으로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얼마나 많은 인생을 살다갔는지가 결정된다.


기원전과 기원후의 연대를 모두 살았던 로마의 대철학자이자 작가 세네카는 당시 로마의 양곡 조달관이었던 파울리누스에게 헌정한 이 글을 통해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이야기했다이 책의 제목으로부터 인생이 왜 짧은지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는 글 같기도인생은 짧지 않다고 반문하는 듯 느껴지기도 하는데실제로 둘 다 해당한다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타고난 수명이 짧은 것에 대해 불평했다시간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서 극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인생을 준비하다가 인생을 떠나게 된다세네카 역시 이런 현상이 보편적인 인간의 불행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보편적인 불행에 빠진 군중들을 위해 세네카는 우리의 수명은 짧지 않다는 희망을 전해주었다인생은 충분히 길고잘 쓰기만 한다면 가장 큰 일을 해내기에도 우리의 수명은 넉넉하다고 말이다.


우리가 사는 것은 인생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10쪽)



그 나머지는 인생이 아니라 그저 시간일 따름이라고 했다정해진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변덕에 쫓겨 늘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일남의 재물을 노리거나 자신의 재물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일모든 시간을 주색에 바치는 일아무런 중요한 목표 없이 하품만 하다가 죽음의 포로가 되는 일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이런 일들을 반복하며 우리는 아까운 인생을 허비하고 만다세네카는 이런 악덕들을 포괄하는 말로 분주함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항상 이것저것에 휘둘려 분주한 사람은 아무 것도 깊숙이 받아들이지 못하고사는 것에 대해 가장 관심이 적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보통 부정적인 일로 느껴질 수 있으나여기서는 과거를 중요한 재산으로 표현했다미래는 불확실한 반면 과거는 확실하며과거에 대해서는 운명도 힘을 발휘할 수가 없다그러나 분주한 자들에게는 과거를 제대로 돌아볼 시간이 없다자신의 과오를 알아차리고 성찰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그들은 결국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닥쳐서야 그 여정의 끝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근심에서 벗어나 마음이 차분한 사람은 지난 인생의 모든 부분을 초연한 마음으로 돌아다닐 수 있지만분주한 자들은 자신의 과거로 돌아갈 시간도 없고 돌아가기를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노년이 그들을 덮칠 때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소년이지요. 그들은 준비도 없이 무장도 하지 않은 채 노년을 맞으니까요. 그들은 아무런 대비도 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노년이 되어버렸으니, 노년이 날마다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지요. (33쪽)



결국 모든 분주함으로부터 떨어져 사는 사람들의 인생은 당연히 길다그것이 아마도 한없이 느리게만 흘렀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과 비슷한 점일 수도 있다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놀 때도잘 때도먹을 때도 온전히 한 가지에만 집중했던세네카는 분주한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았다많은 글과 연설을 통해 그들의 과오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려 노력했다그가 짧은 인생에 관한 수필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설파한 것은 철학을 위해 여가를 내는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것이다많은 세월을 그들의 것으로 만들었던 스승들은 우리를 위해 태어났고 우리를 위해 사는 법을 이미 마련해 두었다시공간의 제약 없이 그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언제든지 시간을 낼 수 있다.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지만 그에 의해 고통스럽게 죽었던 세네카는 그 모든 순간들을 자신의 소중한 인생으로 받아들이며 평온을 잃지 않았다자기과시의 도구가 되기도 했던 철학에 관해 그가 많은 글을 남긴 이유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철학을 공부하라고 권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학문은 그대에게 신의 실체와 의지와 성질과 형태가 어떤 것이고, 어떤 운명이 그대의 영혼을 기다리고 있고, ... ... 그 밖에도 매우 경이로운 일들을 가르쳐 줄 텐데도 말이오. (61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로 활동한 바 있으며 자기계발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easyread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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