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그리고 사람을 사랑한 사진작가 최민식

오늘날 나의 사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진작가 최민식.

by sangillness

최민식 작가는 1928년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나는 여태껏 그의 천직이 사진작가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최민식 작가가 사진을 찍게 된 것은 그가 학업을 위해 일본으로 밀항한 이후의 일이었다.

최민식 작가는 군을 제대한 후 1955년 일본으로 밀항하였다.

그리고 그는 우연히 도쿄의 작은 헌 책방에서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의 '인간 가족'이라는 사진집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사진집이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계기라고 볼 수 있다.


1957년, 짧았던 유학기간을 끝마친 그는 평소 즐겨 읽던 사진 관련 책들과 카메라를 가지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스타이켄의 인물사진에서 강한 영감을 받은 그의 휴머니즘적 사진은 부산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인간' 그 자체를 주제로 한 사진이 부산에서 시작되다.


부산에 살면서 자갈치 시장을 주요 작업 무대로 삼은 그는 사람 냄새가 진동하는 그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의 사진은 1966년 미국 US 카메라 사진 공모전에 입상하고, 프랑스 코냑 국제 사진전에서 명예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1967년에는 '사진 연감'에 스타 사진작가로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의 그의 명성은 실로 대단했다.


하지만 '최민식'이라는 사람 그 자체와 그의 사진들은 한국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사실 핍박받고 억압받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가난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해외에 널리 알림으로써 국격을 훼손시킨다는 이유로 안기부에 끌려가기도 했고, 자갈치 시장에서는 간첩으로 몰려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근대화가 이제 막 이루어지고,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겉보기에 가난에 찌들어 보이는 그런 사진을 마구 찍었으니 어찌 보면 그가 겪은 시련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사진 철학이 민중의 참상을 기록하여 인권의 존엄성을 호소하고 현실의 구조적 모순을 고발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의 사진의 대부분은 가난하고 처절한 인간의 모습과 삶의 양상이라는 소재에 집중했던 탓에, 점차 바뀌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비판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인간' 최민식의 '인간'에 대한 사진이 비로소 인정받기 시작하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는 작가 최민식의 사진은 그가 인간 탐구에 매진한 결과이며, 그의 뷰파인더는 항상 소외된 인간들을 향해 있었다는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본질적으로 그의 사진은 동정이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빈곤 포르노'형식의 사진은 아니었다. 그의 사진에서는 삶의 에너지와 생기가 느껴지고, 본인 역시도 그러한 모습을 담으려 무던히도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의 사진은 점차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고, 그 결과 그는 1990년부터 부산의 대학에서 사진을 강의하고,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한국 내에서도 큰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그는 결코 싸지 않은 필름값으로 인해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가 만약 자갈치 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당시 한국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그런 '가난함'이라는 주제의 사진을 찍지 않았더라면 그는 분명 풍족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필름값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안온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처음 디지털카메라가 나왔을 당시 그는 더 이상 필름 값이 들지 않는다며 굉장히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디지털로 찍은 사진과 필름으로 찍은 사진은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대목에서, 한국 근현대사에 남을만한 그런 역사적인 사진을 찍은 것은 그의 카메라가 아니고 '최민식'이라는 사람 그 자체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사진을 왜 하는가?"


지난 50여 년 동안 나를 괴롭혀 온 질문들이다.


이 물음은 다시 "삶은 무엇인가? 왜 사는가?"라는 문제와 일치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나는 평생을 이와 같은 질문들과 싸워 온 것 같다.


그리고 또다시 태어나도 사진작가의 길을 걷겠다고 새삼 다짐해 본다.


사진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가장 정확히 표현하는 예술분야이며


그 바탕에는 리얼리즘 정신이 깔려 있다. 따라서 진실한 사진이란


사진작가가 끊임없이 현실을 발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진작가는 항상 세상일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야 한다


최민식 작가의 '사진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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