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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시골집도 고치면 예뻐요 - 보물발견과 재충전

by 상주한옥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지치기도 하고 그래서 좀 쉬었어요~


공사하는 과정에 옷장을 버릴까 고민하다가 1963년 달력을 발견했어요. 보물이지요.

제가 태어나기 20여 년 전이네요.

그럼 도대체 이 장롱의 나이는 몇 살이라는 건지..

달력이 59년 산이네요. 사실 이거 보고 나서 버리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처음에 달력을 보게 되었을 때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누군가는 빛나던 시절을 살았던 그 우리네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니 마냥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70년간 사신 할머니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그리하여 버릴까 고민했던 옷장을 공사하는 내내이고 지고 계속 가져갑니다. 추후에 변한 모습 보시면 놀라실 거예요.

장기전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어요.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면 언제 끝이 보일는지 앞이 캄캄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 하루하루 내가 이루어갔던 멀리서만 지켜보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나씩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면

내 손 하나하나의 손길로 점점 좋아지는 모습에 그저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또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이다 보니 긴 공사에 지쳐갈 무렵..

2주 동안 쉬어갔습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불멍을 하고 다시 재충전하고 돌아오기도 했지요.







힘들고 지칠 때는 떠나보아요. 잠시 쉬어가는 것도 괜찮아요.

몸과 마음이 힘들 때는 나처럼 멈춰보아요.

내가 멈춘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내일이 주어진다는 감사함으로 하루를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것도 그것도 크나큰

우리에게 주어진 빛나는 삶이 아닐까요.


누군가는 회피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었으니까요.

누군가 말했어요 시골집 고치는 건 할 수 없다고.

집상태가 좋지 않으니 다 허물고 새로 지으라고....

난 시간을 품고 기억하고 있는 이 집을 내가 직접 무조건 고쳐보겠다고.

그리고 그대로 지켜가고 싶다고.


이 집에 그랬듯이 나도 내 나이가 60대가 되면 이 집에 100살이 되니까.

함께 100주년 기념 잔치를 하겠노라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다시 시작할 힘을 얻고 돌아왔지요.

불멍 참 좋아요~ 시골살이의 로망!

그걸 이루고자 하나씩 밟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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