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채의 구조는 (왕겨 보관소 - 구들방 - 아궁이방 겸 소 키우는 곳 - 방) 이런 구조였어요.
옛날에 아궁이가 있는 곳은 정지라고 주방이었는데 본채를 짓고 나서 이곳에 소를 키우고 윗부분에는 소여물을 만드는 볏단이나 나무를 보관하는 곳이었나 봐요.
2층 공간이었는데 1층에는 소가 뿔날 때 가려워서 움푹 파인 자국이 있었어요.
겨울에 가마솥에 물 팔팔 끓여서 볏짚 넣고 끓여서 여물 만들어주면 소가 정말 잘 먹거든요.
어릴 때 외갓집에서 보고 자라서 기억을 하고 있답니다.
2층은 필요 없어서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황토집이라 내려앉을까 봐 겁이 나서 살살 깨어나갔어요.
안전모와 안전 안경 마스크 끼고 장기간 철거를 진행했습니다. 먼지가 너무 많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창문이 없어서 구들방. 소살던 공간. 방 1칸 황토벽돌 모양 그대로 파내서 쳐냈어요. 괜히 잘못 건드리면 황토벽돌이 바스러질 것 같아서 생긴 그대로 하나씩 빼내자마자 나무로 틀을 끼웠어요.
아궁이는 오래된 세월로 소실이 되었고 구멍만 남아있어 구들방에서 별채 뒤의 망가진 굴뚝에 연기가 잘 나가는지 궁금해서 조금 불을 때 보았는데 연기가 잘 빠져나가는 걸 확인하게 되었어요.
여기서 아버지께서는 구들방과 아궁이 살려야 한다고 얘기하셨고 저는 사실 주방으로 합하고 싶었는데 구들방 판석이 너무 좋은 돌이라는 걸 알기에 아버지의 의견을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소가 있던 자리는 주방이 되고 절반을 잘라서 반은 아궁이 방이 되었어요. 아궁이를 설치하면 주방과 오픈하는 곳도 있는데 연기와 냄새가 저는 들어오는 것이 싫었거든요. 그래서 절충안이 벽돌을 쌓아 공간 분리하는 것이었어요.
기존에 문도 없었고 오픈된 공간이어서 본채에 철거했을 때 세탁실에서 사용하던 알루미늄 문짝을 사용해도 될듯하여 그 사이즈로 외부 벽돌을 쌓아주고 내부는 방문 달기로 했어요. 공간을 분리시켜주었어요
아궁이 구멍이 살아있어서 살살 흙 퍼내고 입구 살려주고 벽돌 쌓아서 아궁이 형태로 만들어주었어요.
사진에는 없지만 이때 별채 뒤에 굴뚝도 새로 달아주고 전기코드 꼽으면 연기 배출되게 도와주는 모뎀도 설치했어요.
벽돌 쌓은 후 미장하고 오랜 시간 빠짝 말린 후 황토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아궁 이방은 전체 벽체와 아궁이를 유기 광물 미장을 하였어요.
시멘트 색보다는 너무 어울리는듯해요. 유기 광물 미장의 장점은 여름과 겨울 습도 조 절도하고 단열효과도 조금 있고 불 난연성 이기도 하여 셀프 시공했어요.
고무장갑 끼고 발랐는데 그 질감이 더 이쁜 것 같아요.
올 겨울 처음으로 저녁 6시에 아궁이에 불을 때 보았답니다.
구들방의 온기가 다음날 오후 4시까지 가더라고요.
덕분에 앞에 앉아서 불멍도 하고 감자와 고구마도 은박지에 싸서 구워 구들방에 엉덩이 지지면서 먹으니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