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하는 것의 공사의 시작이라 처음에 무엇부터 할지 막막했는데 일단 별채의 왕겨 보관하는 곳이 있었어요.
이 집의 화장실은 별채 뒤쪽에 재래식 화장실인지라 인분과 왕겨를 섞으면 퇴비가 되기에 늘 준비가 되어있었던 듯해요
별채에 손님이 오시면 머물게 해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왕겨 자리에 욕실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처음에 마당도 옆에 길보다 약간 아래에 위치해있어 텃밭을 계단식으로 만들어서 야채를 기르셨더라고요.
왕겨 보관소가 제법 사이즈가 컸어요.
지붕도 덮여있었고요. 그래서 지어진 그대로의 사이즈로 욕실을 만들어보고자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벽채 자체가 균열이 심해서 위험한 수준이어서 천천히 깨어내고 하단 사이즈 그대로 변동 없이 공사를 진행해야 해서 옛날 황토벽돌들이 바스러져있어서 나무판과 각목을 고정하여 틀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틀에 시멘트를 부어 덮어주었습니다. 일단 기초 틀을 만들어주어야 튼튼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구들방의 벽은 방문 사이즈를 가로 700에 세로 1900 정도 커팅했습니다. 벽자체가 황토벽돌에 벽 미장이 얇아서 기본 방문 사이즈(가로 800, 세로 2100) 하게 되면 버티기 힘들다 판단되어 작지만 욕실로 다니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아주 천천히 살살 컷팅하였습니다.
손님이 올 때 하룻밤 머물다가는 별채이기에 욕실의 단열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시멘트 벽돌 쌓고 중간에 두꺼운 단열재가 들어가고 작은 벽돌로 쌓아주고 내부 미장도 하였습니다. 사진 찍은 것이 없어서 설명으로 대신합니다. 벽돌은 아버지 아는 분께 공사하고 남은 것을 반값에 저렴하게 사 왔고 아버지께서 50년째 조적공 일을 하신 배테랑이셔서 직접 쌓아주셨습니다.
벽돌 쌓을 때 보조 1분만 모셔왔습니다.
집 공사할 때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진행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나중에 저 벽돌 부분에 커다란 그림 하나 달아야지 하면 동그라미 쳐 놓았어요. 이곳에 글 하나씩 쓰면서 호주머니에 담아준 사진들을 꺼내보니 새삼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