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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an Sep 21. 2024

브랜드

2.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딩은 브랜드의 정체성(Identity)을 규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브랜드는 어때야 하는가 하는 추상적 질문에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를 찾고, 시청각적 '이미지’와 '소리’로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1.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


브랜드의 존재 이유이자 지향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규정합니다. 말 그대로 브랜드의 정체성입니다.

브랜드의 지향점에 다가가기 위해 브랜드가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입니다.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내재한 인사이트(Insight) 찾기, 그리고 비전(Vision)적 접근입니다.


에어비앤비(Airbnb)는 '세상을 적극적으로 탐험하고 경험하게 하자'는 철학 하에 정체성을 찾았습니다. 현지인의 집(Home)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지의 문화와 일상을 체험케 합니다. 에어비앤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Belong anywhere'입니다. '소속감(Belonging)'이 핵심 가치입니다. '손님(Guest)'으로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주인'으로 현지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럼으로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을 숙박을 위한 '수단'에서 '목적지'로 변모시킵니다. 여행의 온전한 체험을 완성합니다. 여행에 대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합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제3의 공간'을 이야기합니다. 나이키는 운동화가 아닌 '달리기'라는 행위에 집중하죠. 모두 제품의 '효용'이 아닌 소비자의 행동에 근간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합니다.

인사이트 찾기는 접속사 '그래서'와 연결됩니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기반으로, '그래서' 우리는 어떤 가치에 집중할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비전(Vision)적 접근은 조금 다릅니다.

구글이 말하는 '10X Qustion'은 기존의 해결법보다 10배의 성과를 내기 위한 해결책을 주문합니다. 10배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기존 해결책을 '개선'하는 것으론 부족합니다. 질문이 바뀌어야 하고 관점이 바꿔야 합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 제조사가 아닙니다. 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궁극적 에너지 전환'을 위한 회사로 규정합니다. 화석 원료의 연료 효율 개선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제안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를 넘어, 연료전지를 고민합니다. 태양광과 파워셀을 만듭니다. 지구의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해 일상의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출처: X - Tesla


비전은 '현실 너머의 이상'을 봅니다. 지금의 현실이 아닌 바뀔 미래를 상상합니다. 우리의 기술, 상품을 통해 '언젠가' 구현될 세상을 전합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을 위한 두 가지 접근법, 인사이트 찾기와 비전적 접근은 실상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사이트는 비전을 내포하고 비전은 인사이트에서 출발합니다. 궁극적으로 맞닿아있을 이야기지만 출발점은 다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를 찾는 방법입니다.  



2. 브랜드 페르소나(Persona)*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자연스레 페르소나로 연결됩니다. 아이덴티티를 규정하는 단어들의 성격(캐릭터)이 인격화하여 드러나는 과정입니다.

브랜드의 지향점이 소비자에게 투영될 이미지로 구체화되는 과정입니다. 소비자는 페르소나로 브랜드를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브랜드의 페르소나는 다시 언어로, 시청각적 요소로 전달됩니다.


토스(toss)는 '쉽고 간편한' 금융을 지향합니다. 그래서인지 토스의 UX는 타 금융사와 좀 다릅니다.

토스의 라이팅(Writing) 팀은 '인간화된 글쓰기'를 표방합니다.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를 '문제가 생겼어요.'로 바꿉니다.

토스의 라이팅팀이 이야기하는 글쓰기의 핵심가치는 비단 글쓰기를 넘어 토스 브랜드의 페르소나로 연결됩니다. 글쓰기의 가치지만 브랜드의 Tone of Voice 처럼도 읽힙니다.


명확한(Clear)

간결한(Concise)

친근한(Casual)

존중하는(Respect)

공감하는(Emotional)


아래 8가지 글쓰기 원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 다음 화면을 예상할 수 있는 힌트가 있는가

2. 의미 없는 단어를 모두 제거했는가

3. 의미 없는 문장을 모두 제거했는가

4. 정말 중요한 메시지만 전달하고 있는가

5.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는가

6. 특정 행동을 강요하거나 공포감을 주고 있지 않은가

7.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모두에게 무해한가

8.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했는가


일의 원칙을 표준화하는 것으로 출발했지만, 토스의 페르소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솝 부산


이솝(Aesop)의 디자인은 그대로 페르소나입니다. 스토어가 위치한 로컬의 정서와 영감을 녹여내지만, 어느 매장이건 이솝의 스토어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솝은 '지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고 정의합니다. 그 근간은 '정갈함'입니다. 이솝의 홈페이지에서 영국의 예술가이자 시인이었던 William Morris의 글을 발견합니다.


Simplicity of life, even the barest, is not a misery, but the very foundation of refinement.

이솝의 창립자 Denis Paphitis는 이솝 우화의 단순하지만 짧은 구조안에 삶의 교훈이 선물처럼 담겨있어 좋아했다고 전합니다. 창업의 정신과 디자인 철학이 일관됩니다. 우리는 이솝의 디자인에서 이솝의 페르소나를 봅니다. 지적이고 정갈합니다.


페르소나는 청각적 요소로서도 표현됩니다.


우리가 넷플렉스를 열 때마다 듣는 소리가 있습니다. '두둥'

심장의 박동 소리같기도 하고 북소리처럼도 들리는 사운드는 넷플릭스를 상징하는 'N' 로고와 같이 등장합니다.

넷플릭스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속 케빈 스페이시의 상징과도 같은 동작이 있습니다. 극 중 카리스마 작렬하는 케빈 스페이시(프랭크 언더우드 역)는 중요한 결정을 내림과 함께 노크하듯 책상을 강하게 두 번 두드립니다. '이걸로 끝!'과 같은 뉘앙스입니다.

넷플릭스가 바라는 시장 내 포지셔닝일지 모릅니다. 콘텐츠의 종결자, 넷플릭스로 끝. 두둥 울리는 사운드로 표현하고픈 페르소나는 이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플레이어일지 모릅니다.




브랜드의 출발점은 네이밍(브랜드의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닙니다. 브랜드의 존재이유를 고민하고,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은 모든 브랜드 활동의 씨앗이 됩니다. 아이덴티티를 규정하는 단어들은 브랜드 페르소나와 연결되어 이미지화합니다. 그렇게 브랜드가 태어납니다.  




* 브랜드 페르소나는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타겟 페르소나와 다릅니다. 타겟 페르소나는 우리 제품의 '소비자'를 가상적 이미지로 상상하여 구체화하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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