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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an Sep 24. 2024

브랜드

3. 싱크로나이제이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작업은 지난합니다. 몇 개의 단어일지언정 브랜드의 정체성, 지향점을 적확한 언어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죠. 그럼에도 이 일은 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일은 끝이 없습니다. 싱크로나이제이션(Syncronization)입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했다고 회사/브랜드가, 문화가,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구축한 아이덴티티를 끊임없이 체화해야 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브랜드 페르소나에 걸맞는 시청각적 요소가 고객의 모든 접점에 노출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브랜드 페르소나의 일관성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디자인을 가장 잘하는 회사가 아니라 싱크로나이즈를 가장 잘하는 회사'라고 이야기합니다. 현대카드의 브랜드 정체성, 페르소나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버립니다. 현대카드의 브랜드와 어울리는 음악을 찾기 위해 수만의 곡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고객의 오감이 브랜드와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현대카드의 페르소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입니다.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현대카드는 7개의 매트릭스를 소개합니다. 현대카드가 하는 다양한 업의 영역을 브랜드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수위에 따라 7개의 스펙트럼으로 나누었습니다. 1은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드러내야 하는 영역입니다. 본업인 금융과 연관된 영역일 겁니다. 브랜드 페르소나를 해치는 요소는 과감히 걷어냅니다. 현대카드만의 서체, 색상, 패턴, Look & Feel, 공간 경험을 완성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7은 자유도가 가장 높은 지점입니다. 브랜드 페르소나를 지키는 가이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사업의 근간이 되는 일이 있고, 업과 다소 무관한 일도 있습니다. 이를 먼저 1-7로 구분하여 소통하면 직원들은 자연히 브랜드 페르소나를 지켜야 하는 수위를 인식하게 됩니다. 동일한 눈높이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헤치지 않고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숙명처럼 사회적 이슈의 대상이 되곤 하지만 배달의 민족 역시 브랜드 정체성을 잘 지키고 있는 회사(우아한 형제들)입니다.


'배민다움'은 책으로도 발간, 소개되었습니다.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이슈가 되었었죠. 우아한 형제들은 배민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성원들이 일을 하는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우아한 형제들의 4개 핵심가치입니다.


규율위의 자율

스타보다 팀웍

진지함과 위트

열심만큼 성과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핵심 가치와 행동 방식을 규정하면서도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의 뉘앙스로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배민답게 구성원들은 일을 하고, 배민다움을 사용자들은 그들의 문구에서, 디자인에서, UX경험에서 확인합니다.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회사의 경영사정에 따라, 때론 경영진의 지시에 따라, 많은 기업이 우왕좌왕합니다. 전략적 변화에 따라 현업에 매몰되다 보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놓치기 쉽습니다. 내가 알던 브랜드가 살짝 삐끗함을 소비자들은 발견하고 느낍니다. 작은 어긋남이 누적되면 브랜드의 정체성은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됩니다.


페르소나가 뚜렷한 브랜드가 호감을 삽니다.

뚜렷한 페르소나는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시작하고, 그를 일관되게 지켜질 때 강해집니다. 지키는 것이 세우는 것 보다 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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