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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 扬州炒饭_양저우차오판

by 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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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쉽지만 가장 어려운 요리다.


이것저것 넣어 그저 볶아내면 된다 생각하지만, 결과물의 차이는 전혀 다른 요리라 할만큼 벌어진다. 각 재료의 식감과 어울림, 계란과 파의 향, 쌀의 탄성, 색의 조화까지다. 볶음밥의 세계도 깊게 파면 고수가 있다.


양저우차오판(扬州炒饭), 양저우(扬州) 지역의 볶음밥(炒饭)이다.


수나라 양제가 좋아하는 수이찐판(碎金饭)이 양저우 지역에 전해져 발전했다는 설이 있다. 쑤이찐판은 계란볶음밥이다. 노란 계란이 흰 쌀밥을 덮어 마치 금이 뿌려진 듯 해 붙은 별칭이다. 수양제의 강남 순찰과 함께 전해졌다는 풍문이다.


양주 지역, 민간에서 먹던 음식이 발전해왔다는 의견도 있다. 춘추시대 장강과 회허를 잇는 대운하 지역의 뱃사람들이다. 낮에 먹고 남은 음식을 한 솥에 모아, 계란을 풀고, 파를 넣고, 밥을 볶아 저녁을 해결했다 전한다. 황제와 뱃사람의 간극은 크지만, 잘지은 밥과 포근 달큰한 계란은 그 모두를 만족시키니 양극의 지위가 무색하다. 잘 지은 볶은밥의 포용력이 이렇게 크다.


양저우차오판은 하나하나 재료가 분명하여(颗粒分明), 적당히 흩어질 수 있어야하며(粒粒松散), 색이 조화롭고(色彩调和), 부드러움과 씹는 식감(软硬有度)이 골고루 있어, 신선한 각 재료의 성질이 부드럽게 넘어가 만족스러워야 한다(鲜嫩滑爽). 각 재료의 맛이 살아있고, 그 재료들이 한데 섞여도 조화를 이뤄야 함을 말한다. 주가 되는 계란의 향과 맛이 지배적이지만 파의 향긋함이 살아있고, 쌀알 한톨 한톨이 다른 재료들과 입에 고루 섞여 탄력있게 씹히는 경지다.


양저우차오판을 내놓는 집은 많으나, 완성도 높은 집은 소수다. 장 맛 좋은 집이 대부분의 음식도 괜찮듯, 양저우차오판은 그 음식점의, 주방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누구나 할 수 있고, 아무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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