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食] 松鼠桂鱼_쏭수꾸이위

by Kwan

청나라 건륭제가 장수성(江苏省)을 찾았다.


쏭허로우(松鹤楼)라는 주점을 들렀는데, 호수에 노니는 살찐 꾸이위(桂鱼, 중국 담수어의 일종)를 보곤 식욕이 동했다. 하필 신(神)을 위한 제사용 물고기로, 먹을 수 없다는 말에 황제는 요리사와 작당을 한다. 요리사는 물고기의 머리로 다람쥐(松鼠)의 몸통을, 물고기의 몸으론 다람쥐의 꼬리를 흉내 냈다. 다람쥐 소리를 내어가며 요리를 완성해선, 황제의 밥상에 능청스레 내놓았다. 맛을 본 건륭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이야기도 있다.


건륭제가 홀로 쏭허로우를 찾았다. 처음 보는 이름의 쏭수꾸이위(松鼠桂鱼)라는 요리가 있어 주문을 하고 맛있게 먹었다. 건륭제는 황제니, 먹었으면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맛있게 먹고 당당히 일어서 주점을 나오는 찰나 주인장이 막아섰다. 간다 못 간다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때마침 길을 지나던 장수성의 관리가 은 10량으로 값을 대신 치렀다. 황제의 무전취식(無錢取食) 풍문이다.


전설은 이렇게 건륭제와 연결된다. 황제가 먹고 그 맛에 감탄한 장수성(江苏省)의 요리다.


쏭수(松鼠)는 다람쥐다. 다람쥐 모양의 물고기(桂鱼) 요리를 말한다.


생선의 뼈와 껍질을 모두 발라내고 두툼한 살에 칼집을 넣어 기름에 튀겼다. 뾰족뾰족 젓가락으로 뜯어먹기 좋은 모양이 됐다. 그 위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얹는다. 양념은 튀겨진 모양대로 흘러 살 사이사이 깊게 베어 든다.


한 점 한 점 쉽게 살이 뜯긴다. 새콤한 향이 번진다. 입에 넣으면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워 그대로 녹는다. 물고기 살의 고소함이 은은히 퍼지며 달달한 뒷 맛이 혀를 감싼다. 흡사 탕수육과 비슷한 맛이지만 당연히 질감은 전혀 다르다. 씹을 노력도 필요 없어 말 그대로 바삭하곤 뭉개져 녹아 사라진다. 뼈도 껍질도 없이 살만 발라내었으니 먹기에 편하고 잡내도 없다.


공(功)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다.


이야기가 있고, 보기 좋고, 맛있는 요리다.

keyword
이전 22화[食] 酸汤肥牛_쏸탕페이니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