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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 酸汤肥牛_쏸탕페이니우

by Kwan


페이니우(肥牛)는 얇게 자른 소고기를 말한다.


등심이나 목살의 지방과 살이 고르게 분포한 부위를 종이처럼 얇게 잘랐다. 굽거나 볶기보단 국물에 익혀 먹는다.


부드러운 고기가 새콤 매콤한 국물에 풀어져있다. 얇은 만큼 국물을 흠뻑 머금었다. 젓가락으로 건져 입에 넣으면 새콤한 국물의 맛이 먼저 코와 혀에 닿는다. 이어 고기의 고소함을 즐기다 보면 알싸한 매운맛이 후미를 장식한다.


쏸차이(酸菜)를 넣어 끓여낸 국물이다. 쏸차이는 배추를 염제 하여 발효시킨 음식이니 우리의 김치와 기본이 같다. 고춧가루와 마늘 등 향이 센 조미료를 넣지 않아 새콤하여 시원하다. 개운하게 입을 씻어낸다.


쏸차이 덕에 시큼해진 국물은 페이니우의 느끼함을 잡는다. 흡사 우리의 김치찌개와 그 국물 속 돼지고기의 관계와 같다.


페이니우 외에 목이, 팽이버섯, 숙주 또는 가는 당면을 추가하여 내어놓는다.


각각 독특한 식감을 가지는 재료들이다. 꼬득꼬득한 버섯, 아삭한 숙주, 탱글하고 가는 면발의 당면이다. 고기가 부드럽게 찢어지다 보니 같이 넣는 재료들은 특히 식감을 고려해 넣었다. 자칫 고기만으론 평범해질 식감에 재미를 더했다.


쏸탕페이니우(酸汤肥牛)는 쓰촨(四川) 요리다. 본 고장에선 당연히 산초를 빼놓지 않는다. 새콤 매콤, 고소함이 주가 된 맛에 살짝 얼얼함이 더해진다. 그래도 그 매움이 새콤함을 넘지는 않아, 음식의 이름은 쏸탕(酸汤, 새콤한 탕) 페이니우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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