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극의 만남이 때론 최상의 궁합을 만든다.
전혀 다른 둘이 서로의 부족함을 알맞게 채우면 맛의 깊이도, 넓이도 배가 된다.
소고기를 버섯, 양파, 파프리카와 같이 볶아냈다. 잘게 썰어 내어 하나하나의 알갱이는 작다. 적당히 식감은 살아있지만, 힘들이지 않을 만큼 가볍다. 고기의 질감과 버섯의 꼬득함, 야채의 아삭함이 각각의 맛을 담아 입 속을 구른다. 마르게 볶지 않아 소스가 적당히 남았다. 그대로 밥에 올려 덮밥처럼 먹어도 무방하다.
대단치 않을 소고기 볶음은 양상추를 만나 특별해진다. 양상추는 한 잎 한 잎 볼록하여 싱싱하다. 힘을 주면 꺾일 듯 아삭하다. 신선한 양상추에 소고기 볶음을 올려 쌈처럼 살짝 말아 입에 넣는다. 차갑게 혀에 닿은 양상추가 아삭하게 부서진다. 따뜻한 고기, 버섯, 야채가 어우러져 쏟아져 나온다. 양상추와 소고기가 입안에서 섞이며 새로운 식감을 만든다.
양상추는 차고 아삭하며 싱그러운데,
소고기는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향긋하다.
서로 다른 둘이 어우러져 식감은 깊어지고 맛은 다양해졌다.
고기쌈이 일상일 우리에게도 전혀 색다를 경험이다.
상추는 얇고 연하지만 양상추는 부러질 듯 식감이 살아있다. 잘 구운 고기 한 점은 두툼한 만족감에, 육즙과 질감을 천천히 씹으며 즐기지만, 잘게 썰어 볶은 고기는 흐물흐물 부드러워 고소하게 넘어간다.
우리의 쌈은 고기가 주인이다. 고기를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함이니, 질 좋은 고기는 쌈 야채마저 거부한다. 소고기양상추쌈(牛松生菜包)은 고기와 양상추가 동등하다. 각각이 똑같이 식감과 맛을 나눈다. 어색할 조합이 어우러짐은 입안이라, 고기와 양상추는 따로 또 같이 궁합을 맞춘다. 상극이 어울려 반전을 만들면 맛에도 변이가 생겨 재밌어진다.
서로 다른 성격과 외모에 끌림은 연애의 감정인데, 소고기양상추쌈이 마치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