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毛)는 천엽(毛肚), 시에왕(血旺)은 선지를 말한다.
시뻘건 국물에 천엽, 선지, 기타 소, 돼지의 부속 부위와 콩나물 등이 가득하다. 총칭(重庆)의 음식 마오시에왕(毛血旺)이다.
유래는 비교적 최근이다.
총칭에 사핑바(沙坪坝) 츠치코우(磁器口)라는 고읍이 있다. 송대(宋代)부터 이어온 포구로 '一江两溪三山四街', 하나의 강과 두 개의 천, 세 개의 산과 네 개의 거리를 가진 지형 덕에 천혜의 부두라 불렸다. '白日里千人拱手,入夜后万盏明灯'라 하여 낮에는 천명의 사람이 가득하고, 밤에는 만개의 등불이 켜진다 했으니 그 번화함을 짐작한다.
전성기의 후광이 겨우 이어질 1940년대, 왕 씨 성을 가진 이가 그곳에서 고기를 팔았는데, 저녁이 되면 남은 고기와 부속물(내장)을 헐값에 내놓았다. 그의 며느리(장 씨)는 이를 애석히 여겨, 부속물을 모아 음식을 만들어 팔았다. 돼지고기 부속과 생강, 산초(花椒), 완두 등을 넣고 푹 고아 끓인 탕이 제법 인기를 끌었다. 우연한 기회에 장 씨는 돼지 선지도 탕에 넣어 끓이게 되었는데, 끓일수록 선지는 더 연해지고 맛있어져 마오시에왕이 세상에 나왔다 전한다.
지금의 마오시에왕은 오리의 피를 선지로 쓴다. 돼지의 것보다 연하고 부드러워 선미(鲜味)를 높이 친다. 거기에 소의 천엽(毛肚)을 더하니 본래의 돼지 부속은 자리를 잃었다. 부드러운 선지와 쫄깃한 천엽은 고소함을 공통으로 식감은 상반되니 좋은 궁합이다. 아삭한 콩나물과 내장, 기호에 따라 넣은 재료들도 화끈할 국물에 같이 담겨있어 하나하나 건져먹는 맛이 있다. 시뻘건 국물은 고추와 산초가 주가 되어 얼얼하고, 그 색깔만으로 다양한 재료를 넉넉히 안았다.
선지도 부속 내장도, 본래 고기를 먹기 힘든 사람들의 대안이다. 영양상으로야 고기로 못 채울 단백질의 공급원이고, 맛으로야 지방의 고소함이 가득하니 고기의 아쉬움을 섭섭지 않게 달랬다. 마오시에왕은 애초 부두의 뱃사람들이 좋아했다 전한다. 돈이 없어 고기를 먹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아쉬운 대로 고기의 부속 부위가 있고, 고향인 쓰촨의 매운맛은 가득하며, 붉은 홍탕은 진한 향을 풍기니 거부하기 어려웠을 맛이다. 가난한 뱃사람의 음식이 차츰 총칭 전역, 계급을 넘어 퍼졌다.
마오(毛)는 천엽(毛肚)을 뜻한다 했지만 총칭의 방언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거칠고, 대강대강, 건성건성함이다. 본 재료가 팔고 남은 헐값의 부속 부위니, 그를 대강 썰어 넣어 푹 고아낸 음식의 이름으로 딱이다. 포구의 허름한 식당, 거칠게 만들어 낸 음식이 총칭을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