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면(炒面)처럼 보이나 면이 아니다.
우리의 전과 같은 빙(饼)을 얇게 부쳐, 면처럼 썰어냈다. 면보다 두껍고 뭉툭하며, 면보다 거칠고 투박하다.
면은 그 종류가 다양해 일반화하긴 어려우나, 매끈하고 긴 형태에 쫄깃한 식감이 기본이다. 익히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탄성에도 최소한의 끈기는 있다. 빙은 다르다. 밀가루를 풀어 기름에 부쳐낸 형태다. 쫄깃함보다는 툭툭 끊어지는 식감인데, 표면도 울퉁불퉁 곱지 않다. 부쳐낸 방식 탓에 겉은 다소 바삭하듯 딱딱하여 말대로 우리의 전을 먹듯 목에 걸리는 텁텁함이 뒤따른다.
그 덕인지 차오빙(炒饼)은 차오미엔(炒面, 볶음면)과 상반된다. 면이 가지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미끈한 면과 달리 빙은 양념을 고스란히 입는다. 양념의 맛과 향이 빙에 온전히 남아 하나인 듯 뭉쳐졌다. 툭툭 끊어질 거친 식감은 오히려 묵직하게 다가와 밥처럼 진득하다. 긴 면의 면발이 주는 즐거움은 없지만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후미를 남겼다.
빙과 함께 고기와 양배추를 더한다. 특히 양배추는 불가결한데, 어쩔 수 없을 목메일 식감을 양배추가 보충한다. 같이 볶아낸 촉촉할 양배추가 차오빙의 부족함을 매운다. 아삭한 식감을 더하고 맛은 청량해진다. 밥과 같은 빙에 고기와 야채가 하나씩 더해졌으니, 밥과 반찬을 같이 먹는 격이다. 차오빙만으로 한 끼의 식사를 간단히 때운다.
차오미엔(볶음면)은 전국적이다. 지방마다 면의 재료, 형태, 식감이 다르니 그 면을 볶아낸 음식도 각양각색이다. 반면 차오빙은 북쪽의 음식이다. 베이징(北京)과 허베이(河北), 산시(山西)성에서 먹는다. 지엔빙(煎饼, 얇게 부친 전병)을 포함하여 빙은 북쪽이 대표한다. 빙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로 면처럼 썰어 볶아선 차오빙을 만들었다.
사실 애초 면도 북방의 주식이니, 그 둘을 합쳐낸 모양이 전혀 새로운 건 아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