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권 Aug 12. 2023

나를 위한 연습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멀어진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어쩌면 사회적 동물이기에 감지하는 기본적인 두려움이자 외로움이죠. “나한테만 연락 없던데...” 동료나 친구들이 의도적으로 나를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을 다른 경로로 알게 된다면, 인간관계에서 낙오되는 것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렇게 모임에서 내가 소외된 걸 확인할 때 나의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사람이 보는 눈은 다 똑같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평가가 내려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 들여다보면 이들의 특징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게 남의 기준에 쉽게 흔들리는 내재된 중심과 불안정함이 클수록 더욱 그렇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두려움 중 하나는 바로 타인의 시선이잖아요.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다른 사람과의 비교 없이 살아가는 건 어렵습니다.


15년 된 국산차를 운전하면 왠지 모르게 주차장 구석을 향하게 되고, 고급 수입차를 운전하면 왠지 모를 자신감에 자동차 브랜드가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건 어쩌면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는 대표적인 행위입니다. 돌아보면 부질없었다는 걸 알게 되잖아요. 지금이라도 주변 시선에 흔들리지 말고, 나만의 기준을 지키면서 일관성과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자신 내면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 이러한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내 것과 남의 것을 비교하는 습관부터 바로잡으면 좋겠습니다. 내 삶의 방식을 보다 뚜렷하게 하고, 좀 더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대화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가끔은 산에 올라 여유로운 공기로 생각을 정화하고, 때로는 강가에서 지난 시간을 되돌려 보는 시간은 의미가 있을 겁니다.


Photo by Paris Shin


일반적으로 도전과 관련된 수많은 해석은 기본적으로 용기가 없다면 그 뜻의 철학적 개념은 퇴색되어버립니다. 비약적인 표현일 수 있으나, 그것이 동물의 세계나 고대 국가를 포함한 모든 인간사에서 자신을 지키고 조직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게 만든 기본 정신이기도 했잖아요. 그래서 하루를 생존해 내고 있는 우리에게 도전정신과 용기를 따로 분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금 더 현실로 돌아와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우리는 언제나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압박을 이겨내며 성장하고 생존해왔습니다. 그 원동력은 멈추지 않기 위해 도전하는 힘일지도 모릅니다. 도전하는 사람의 앞날은 밝게 빛나겠지만, 현재에 머무른 사람은 과거의 삶에 집착하며 뒷걸음 치는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처럼 도전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백발이 무성한 할머니가 손녀와 소통을 이어나가고 싶어 ‘스마트폰 뽀개기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용기가 있습니다. 때로는 직장 상사의 터무니없는 업무지시에 “그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여름 피서지에서 강물에 떠내려가는 내 슬리퍼를 잡아 올리기 위해 뛰어들어야 하는 용기도 필요한 것이 우리네 삶이자 인생 아닐까요. 알고 보면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를 인정하는 자세에서 용기가 솟아나는 것 같습니다. 나로서 살아가는 그런 삶 속에서 가능합니다.


생일날 아침 일찍 일어나 카카오톡에 축하 메시지가 얼마나 도착했는지 확인하게 하는 그런 인정 욕구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숨을 쉬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사회생활 심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인정이라는 것은 자존감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네요. 자존감이란 자신의 존엄성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나 하나의 존재감이 떨어지지 않는 에너지와도 같이 꽉 차 있을 때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가끔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우리는 바닥으로 떨어지는 자존감을 느끼며 추스르기조차 힘든 상실감을 맛보게 됩니다. 이때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사회활동을 소극적으로 하게 됨과 동시에 결국 나의 가치를 스스로 망가트리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데요. 반에서 10등 안에 들면 다음엔 5등 안에 들고 싶은 게 인간의 욕심이듯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듣는 칭찬에 목마른 사람일수록 타인을 의식하는 행동으로 자신을 유지합니다.


그것 알고 있나요. 우리 각자의 삶은 고귀하고 찬란하다는 걸. 굳이 나의 삶을 다른 사람의 눈과 귀에 의탁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에 중심을 잡고 살면 좋겠습니다. 인정받을 욕구가 없는 삶이 나를 윤택하게 해줄 수 있다고 믿고,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솔깃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차피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고, 다른 사람은 내 인생에 큰 관심이 없잖아요. 그런데도 타인을 의식하고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장맛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