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

by 한상권

쭈꾸미는 죄가 없다. 온 국민의 건강식이 되어버린 쭈꾸미는 우리에게 잡아 먹히기 위해서 태어나기라도 한 듯 수십수만 마리가 하루에 다양한 요리법으로 우리의 식감을 자극하고 있다. "쫀득쫀득하고 맛있다"라고 말은 듣지만 한편으로는 해양 세계에서 자신만의 일상을 살아가는 그 작은 희망도 우리의 입맛을 위해 희생하고 있으니,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다.


물론 다양한 쭈꾸미 요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위로하는 이런 말 조차도 선의에 찬 마음을 위장시키는 일종의 모순된 행동일지 모른다. 어부의 그물에 잡혀 올라오는 순간을 생각하면 안타까우면서도 싱싱한 그 모습에 군침을 흘리는 나는 진정한 이중인격자일까? 아니면 정상적인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미식가일까.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편안하고 사랑으로 맞아주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을 활용해서 나의 성장을 돕고자 하는 계산된 만남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라고 말하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그만큼 사람과의 관계는 어쩌면 숨기고 속이기의 연속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게 바로 나와 사람을 연결하는 기본적인 역학관계라고. 돕고 돕는 상부상조하는 그런 전통적인 인간관계에도 결국에는 나에게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 줄 지에에 대한 계산기 두드리는 셈법이 요즘 우리들의 모습이라면, 쭈꾸미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 가지는 모순이 숨겨져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저 나를 힘들게 했다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가 나를 지치게 만든다는 잘못된 생각은 바로 잡아나가야 한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에서 나는 "내가 썩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이로운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롭지 못한 사람이 내 주변에 있는지 고민해왔다. 물론 만나야 할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할 줄 아는 통찰력도 필요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지나친 자기중심의 저명인사나 돈 많은 사람만을 구분 지어 최선을 다하는 지나친 식감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선입견에 차 있지 않는 평범한 시각으로 사람에게 다가서기를 바란다. 그렇게 나도 사람 속에서 사람으로 살아가는 기본적인 자세 아닐까.


20220222_064655.jpg paris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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