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없어?"라고 묻는다. 보통의 사람들은 부탁하기 위해서 주제로 흘러 들어가기 위한 정지 작업을 해놓는다. 그래야만 본론으로 들어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본론부터 말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그런데 나는 "말도 안 했는 데 어떻게 부탁을 들어주지?"라고 말한다.
일전에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 적이 있다. 나라는 사람이 평범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서 그럴까. 그나마 나름 일반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그렇게 나름의 주장으로 책에 까지 실어 냈다. 그 내용의 핵심은 들어줄 수 없는 부탁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애매한 답변으로 헷갈리게 할수록 나와의 관계는 더욱 힘들 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장 가까운 사람의 부탁을 들었을 때는 가능하면 들어주고, 또 해결해주고 싶은 게 우리들 마음이다. 다만 내 능력의 한계치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것일 뿐이다.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도 가진 게 없거나, 또는 해줄 수 없거나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망설이는 것 자체에서 오는 인간 냄새다. 한계에 부닥쳐서 그럴 뿐 나는 가능하면 부탁의 모든 걸 해주고 싶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 부탁이란 게 하는 사람이나 들어주는 사람이나 힘들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